“물가만으로 美금리 예측 어려워”...이젠 이 지표가 중요해졌다는데 [매일 돈이 보이는 습관 M+]
날씨만큼 변덕스러운 것이 경제다. 요즘 미국경제가 그렇다. 물가와 경기는 모두 주식과 채권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재료들이다. 다만 시기와 상황에 따라 영향력의 차이는 있다. 그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시장을 보는 눈을 키우는 첫걸음이다.
시계를 불과 2개월 전으로 돌려보면 다른 상황을 목격할 수 있다. 6월 3일 발표된 5월 ISM 제조업 PMI지수는 48.7로 시장 전망치(49.8)를 크게 밑돌았다. 하지만 이날 다우지수는 0.3% 하락했고 나스닥 지수는 0.35% 상승했다. 제조업 지표가 악화된 것은 공통적이지만 시장의 반응은 6월과 8월 사이에 많은 차이가 발생한다. 다만 경기 둔화 지표가 발표될 때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크게 떨어진 것은 지금과 같았다. 6월 7일에는 비농업고용자수(5월)가 27만 2,000개 늘어난 것으로 발표돼 시장 예상치(18만 2,000개)를 크게 능가했다. 8월 같으면 주가 급등을 이끌어야 할 요인이다. 하지만 당시 다우지수는 0.22% 하락했고 채권금리는 3.42% 급등했다.
미국 시장은 유기체처럼 흘러간다. 연초에는 경기지표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왜소했지만 8월에는 경기지표에 대한 민감도가 크게 올라갔다. 반면 연초 시장을 좌지우지했던 물가지표의 시장 영향력은 갈수록 줄어드는 모양새다.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미국 연준이 7월말 오는 9월 기준금리 인하를 거의 공식화 한 점을 들 수 있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시장의 최대 관심은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었다.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은 7월 전까지 금리 인하 시점을 언급한 적이 없었다. 오히려 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는 말을 하면서 시장을 긴장시켰다. 특히 파월 의장은 매번 ‘물가 안정’을 금리 인하의 전제조건으로 강조했다. 이 때문에 물가 안정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시장참여자들의 급선무였다. 하지만 7월말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9월 FOMC회의에서 금리 인하 여부를 논의할 것’이라며 금리인하 가능성을 밝히자 시장의 물가에 대한 관심은 어느 정도 사드라 들었다. 때마침 미국의 물가는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지표가 나왔다. 파월의장의 잭슨홀 발언은 이 같은 흐름에 쐐기를 박았다.
하지만 미국경제의 문법은 바뀌었다. 종전 ‘물가하락- >금리인하- >유동성 확대- >주가상승, 채권금리 하락’이 주요한 고리를 형성했다면 이제는 ‘경기지표 하락- >경기침체 공포 확산- >주가 및 채권금리 하락’이 주된 연결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경기와 고용 지표가 시장의 흐름을 좌우하는 핵심 지표가 됐다. 반면 물가는 더 이상 시장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 경기와 고용지표 발표시점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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