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산산’ 가고 나면 끝? 아니, 폭염 지나면 더 강한 태풍.. “많게는 2개 더 온다”

제주방송 김지훈 2024. 8. 31.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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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열도 타격↑..인명 피해 등 속촐
9,10월.. 가을 태풍 발생 가능성 높아
10년 평균치.. 9월 발생 빈도↑ ‘촉각’
폭염·바다 온도 상승 등 “위력 더 키워”


8월 마지막, 사실상 여름 끝자락에 제10호 태풍 ‘산산’이 맞물리면서, 추후 태풍 발생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폭염과 더불어 태풍 ‘산산’이 일본 열도를 휩쓸면서 인명 피해를 비롯해 타격을 키우는 모습입니다.

31일 오후 들어 ‘산산’은 열도를 종단하며 규슈를 강타했고 오사카가 있는 간사이 지역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산산’은 이날 오전 6시 현재 시코쿠를 빠져나와 오사카 인근인 동쪽 와카야마현을 진행 중입니다.

통상적으로는 8월이 태풍 발생이 잦은 달로 꼽히지만 최근 들어선 9월 역시도 태풍 발생 빈도가 늘어나는 추세인데다 한층 더 강한 가을 태풍이 생겨날 조건까지 구비되면서 긴장을 늦추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기상청은 많게는 최대 2개 태풍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을 내놨습니다.

특히나 올 여름 폭염과 바다 온도의 상승이 이어지면서 가을 태풍의 위력을 더 키울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보다. 철저한 대비와 경계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학교 대기협동조합연구소(CIRA)가 29일(현지시간) 제10호 태풍 ‘산산’이 일본 규슈에 상륙하는 위성 영상을 공개했다. (CIRA 홈페이지 캡처)


■ 태풍 日 타격, 사망·실종 등 7명.. 피해 속출

31일 일본 NHK 방송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산산’으로 인해 인명 피해가 속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도쿠시마현에서는 주택 지붕이 무너져 80대 남성이 숨졌고 가고시마시(市) 가고시마 항에선 소형 선박에 타고 있던 60대 1명이 바다에 빠져 실종되는 등 이날 현재까지 모두 6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 125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후쿠오카 공항에 착륙하려던 여객기들이 강풍으로 회항하고, 도쿄 도심 일부 지역에선 한때 피난 지시가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이날 현재 태풍 중심기압은 996hPa(헥토파스칼)이며 태풍 중심 부근에서는 최대 풍속 초속 18m, 최대 순간풍속은 초속 25m 정도로 나타났습니다. 태풍의 강도는 사흘 전 일본 열도에 접근할 때와 비교해 크게 약화됐지만 현지 기상청은 기록적 폭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앞서 ‘산산’은 29일 규슈에 상륙한 이후 동진하며, 멀리 수도권에까지 비구름을 끌어들이면서 기록적인 양의 비를 뿌렸습니다. 미야자키현 일부 지역 강우량이 72시간 동안 평년 8월 한 달치의 1.4배인 830㎜을 기록하는가 하면 산사태나 주택 파손, 하천 범람, 침수 등의 피해도 잇따랐습니다.

‘산산’은 일본 오사카 남서쪽 160㎞ 부근 육상으로 이동 중으로, 일본 기상청은 31일까지 시코쿠에 최대 400㎜, 혼슈 중부 도카이 지방에 300㎜, 서부 긴키 지방에 200㎜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전망해 당분간 ‘산산’에 따른 현지 피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본 기상청은 내달 2일쯤, 태풍이 열대 저기압으로 바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학교 대기협동조합연구소(CIRA) 위성이 포착한 제10호 태풍 ‘산산’의 중심부(왼쪽). 확대한 사진(오른쪽)에선 태풍의 눈을 보다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CIRA 홈페이지 캡처)



■ 가을 태풍, 최대 2개 영향.. “발달 조건 양호, 세기↑”

‘산산’이 지나간다고 해서, 긴장감을 늦추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기상청이 올 가을 최대 2개 태풍이 추가로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선 탓입니다. 더구나 대외적인 조건들이 워낙 태풍에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한층 더 태풍 세력을 키울 것이란 전망까지 더해지고 있습니다.

기상청의 ‘2023 한반도 영향태풍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1991~2020년 북서태평양에서 발생한 태풍은 모두 25.1개로, 이 가운데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은 3.4개로 나타났습니다. 월별로 8월 5.6개, 9월 5.1개 등으로 8월 발생 빈도가 더 많았습니다.

특히 북서태평양 영역의 전체 평균으로 봤을 때, 해수면 온도가 급격히 변하는 ‘라니냐’ 시기에는 평년보다 태풍 수가 적고 약화하는 특성이 있지만, 온난한 라니냐 시기에 발생한 태풍이 많은 양의 수증기를 북쪽으로 옮기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우리나라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는 더 면밀히 살펴봐야할 것으로 기상청은 진단했습니다.


또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0년 평균치로만 보면 26.1개 태풍이 발생했고 월별로 8월(5.1개)보다 9월(5.3개)에 더 태풍 발생 빈도가 많아, 한층 더 가을 태풍 수준을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판단입니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 태풍은 평균 4개꼴로, 올해 태풍 10개 중 2개가 국내에 영향을 미친 상황에선 추가로 태풍 영향이 이어질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발생 환경도 변수로 꼽힙니다. 높아지는 해수면 온도와 변화무쌍한 대기 조건 때문입니다. 이달만 해도 전국 폭염 일수가 ‘최악의 더위’로 꼽히는 2018년 9월 기록을 넘어섰고 서울 열대야 기록은 34일을 기록했습니다.

사진은 기사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바다 역시 달아올랐습니다. 태풍은 해수면 온도가 높은 지역에서 수증기 증발이 보다 원활해지면서 에너지 공급에 불안 정도가 커지고, 25도 이상의 뜨거운 바다를 따라 이동하며 세력을 키우는 경향을 보입니다. 남해와 서해의 해수면 온도가 각각 29도와 27도를 기록하는 등 육해상으로 역대급 폭염이 이어진 게 가을 태풍 발생엔 호조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관련해 기상청은 ‘3개월 전망’에서 기후예측모델을 통해, 앞으로 3개월(9월~11월)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이 평년보다 적을 확률은 23%, 비슷할 확률은 37%, 많을 확률은 40%로 내다봤습니다. 상대적으로 태풍 발생 확률이 높다는 얘기입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태풍은 평년(가을철 평균 0.9개) 수준보다 대체로 많을 것”이라면서 “봄철까지 나타나던 엘니뇨가 약화하면서 여름철 중립 상태를 유지하고 가을철에 라니냐로 진행되겠다”라고 예상했습니다.

이어 “과거 이러한 경향을 보일 때 우리나라는 9~10월에 최대 2개의 태풍의 영향을 받았다”라며 “게다가 북서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게 지속하고 있어 태풍의 에너지원인 수증기가 많아지면서 열대저기압이 발생, 발달할 수 있는 조건이 유지되고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더불어 기상청은 “서태평양의 높은 해수면 온도로 인해 대류 활동이 강화되며, 그 북쪽에 위치하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 때가 많겠다”라며 “태풍은 주로 서태평양에서 발생해 일본 쪽으로 이동하는 경로가 우세하겠지만, 우리나라 부근으로 북태평양 고기압이 일시적으로 확장할 경우에 태풍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라고 내다봤습니다.

10월보다 9월 태풍 영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기상청은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에 위치하는 9월, 태풍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지만, (북태평양 고기압) 수축 정도에 따라 10월 전반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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