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골프 즐기세요? <주말골퍼를 위한 라운드 멘털 전략 10계명>

이종철 경희골프랜드 멘털코치 2024. 8. 31.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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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는 대표적인 멘털게임이다. 지난 5월 미국 텍사스주 맥키니의 TPC 크레이그랜치에서 열린 PGA 투어 CJ컵 바이런 넬슨 3라운드에서 정신건강 캠페인의 하나로 한 캐디가 선수의 멘털 극복 방법을 적은 조끼를 입고 플레이를 돕고 있다. |게티이미지



대부분의 주말 골퍼들은 골프를 어려워한다. 구력이 오래되어도 실력이 늘지 않고, 연습을 열심히 해봐도 그 때뿐이다. 좀 잘 해보겠다고 레슨을 받으면 골프는 더욱 미궁으로 빠진다.

골프가 왜 이리 어렵게 느껴지는가? 그것은 골프가 ‘멘털게임’임에도 불구하고 골퍼들은 오로지 기술적인 부분에만 애쓰기 때문이다. 미스샷이 나오면 ‘어깨를 안 돌렸다’ ‘체중 이동이 안 됐다’ ‘헤드 업을 했다’ ‘하체를 못 썼다’ 등등 신체적인 부분에서만 원인을 찾곤 한다. 사실 직업 선수들도 마찬가지이다. 미스샷의 원인은 기술적인 부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원인을 잘못짚으면 답이 나오지 않는 노력만 하게 된다. 구력이 오래 되어도 실력이 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골퍼들은 멘털 측면이 내 샷에 어떻게 작용되는지, 내 실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잘 알지 못한다. 오직 스윙이 좋아야, 혹은 폼이 좋아야 골프가 잘 되는 줄만 안다. 골퍼들은 라운드 전에 스윙만 점검할 것이 아니라 어떤 마음가짐으로 할 것인지, 어떤 태도로 할 것인지, 멘털 측면에서도 점검이 필요하다. 성공적인 라운드를 위한 멘털 전략 10가지를 소개한다.

1. 스윙 동작에 관한 생각을 최소화해야 한다.

동작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의식적인 생각은 감각적인 수행에 방해가 되어 동작을 서투르게 만든다. 우리가 걸음을 걸을 때 왼발로 시작할까 오른발로 시작할까 생각하지 않듯이, 무릎의 각도를 얼마큼 할지 계획하지 않듯이, 혹은 젓가락질할 때 손가락 동작을 의식적으로 생각하지 않듯이, 공을 칠 때도 무의식적으로 해야 한다. 레슨을 받고 라운드에 나가면 유독 실수가 많아지는 이유는 의식적인 동작을 하기 때문이다.

2. 공이 날아가는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보고 지체 없이 샷한다.

골퍼들은 ‘스윙 생각을 하지 말고 샷하라’라는 조언을 들으면 어떻게 샷을 해야 할지 난감해한다. 이렇게 해보자. 우선 자신이 계획한 타깃으로 공이 날아가는 모습을 상상한다. 공 뒤에 섰을 때 상상하고, 어드레스에 들어가면 다시 상상한다. 어드레스 점검이 끝나면 다시 한 번 타깃을 본 후 시선이 공으로 돌아오면 지체 없이 백스윙을 시작한다. 상상에 대한 정보가 뇌로 입력되면 바로 운동 감각으로 출력되는 이치이다. 이를 ‘타깃에 반응한다’라고 말한다.

3. 리듬감 있는 스윙을 시도한다.

스윙에 관한 생각 없이 샷을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은 스윙의 리듬감에 있다. 이른바 ‘헤드 무게를 느껴라’라는 조언에 충실하는 것이다. 이 말은 나의 정신을 클럽 헤드에 집중시켜 손감각을 적절하게 사용하라는 의미이다. 그러면 몸에 힘을 뺄 수 있고, 물 흐르는 듯한 자연스러운 동작을 만들 수 있다. 이를 위한 연습법으로는 왼발 앞에서 백스윙 시작하기, 스탭과 함께 백스윙 시작하기, 오른발을 디디면서 백스윙 시작하기 등이 있다.

4. 긍정적인 생각을 유지한다.

골프는 감의 게임이고, 감은 긍정적인 생각에서 잘 발현된다. 하지만 골퍼들은 라운드 중 온갖 부정적인 마음에 시달린다. OB 걱정, 해저드 걱정, 뒤땅 걱정, 쓰리 퍼팅 걱정 혹은 동반자들의 시선, 승패에 대한 걱정, 심지어 공 떨어질까 걱정한다. 이와 같은 부정적인 생각은 생존 본능에 따라 불안을 야기하고 그 불안은 몸을 위축시킨다. 결국 긴장된 몸에서 더 많은 실수가 나온다. 이와 같은 부정적인 생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두려움과 걱정에 맞서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멋진 샷을 칠 수 있다’ 등의 긍정적인 자기암시를 한 후 샷을 시도해야 한다.

5. 비거리 욕심을 내지 않는다.

골퍼들 사이에서 드라이버 샷 비거리는 경쟁 요소 중의 하나이다. 남성 골퍼에게는 힘의 상징이기도 하고, 골프 실력을 평가하는 하나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 특히 친구들 사이에서는 자존심의 대결로 승화되기도 한다. 하지만 성적을 잘 내야 하는 게임을 위해서라면 비거리에 목맨 플레이는 현명하지 못한 전략이다. 왜냐하면 힘을 크게 쓰는 순간 몸이 더 흔들리고 불필요한 부분에 힘이 들어가 미스 샷의 확률만 높아지기 때문이다. 골프를 잘한다는 것은 비거리에 있는 것이 아니고 스코어를 잘 만드는 것에 있음을 명심하자.

6. 공격적인 플레이는 자제한다.

골퍼가 스코어 눈이 멀게 되면, 즉 버디만 치려고 덤비면 무모한 공략을 일삼게 된다. 도그랙 홀은 가능한 단거리로 넘기려 들고, 보이는 장애물은 모두 넘기려 한다. 그리고 그린을 공략할 때는 핀만 보고 치는 공격적인 플레이를 한다. 이와 같은 플레이는 코스에 잠재된 위험요소에 의해 스코어를 잃기 쉽고, 스코어를 만회하기 위해 더 무리한 공략을 하게 만든다. 그러면 더 큰 실수를 저지르는 악순환에 빠진다. 따라서 티샷을 할 때는 세컨드 샷에서 더 긴 클럽을 잡더라도 안전한 공략을 추구해야 하며, 파5에서는 투온 시도를 자제하고, 그린을 공략할 때는 되도록 가운데를 보고 쳐야 한다.

7. 미스샷은 빨리 잊는다.

골퍼들은 미스샷을 치고 나면 혹은 짧은 퍼팅에 실패하면 실망이 커지고 때로는 분노의 감정을 분출하기도 한다. 혹은 몇 홀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쉬움과 후회의 감정을 떨치지 못한다. 이렇게 감정이 생기면 다음 샷을 할 때 집중력이 약해져서 실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 이유는 골퍼의 정신이 현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현재의 집중이 안 된 골퍼는 감각적 수행에 문제를 일으켜 미스샷을 더 쉽게 칠 수 있다. 골퍼는 미스샷을 최대한 빨리 잊을 때 다음 샷에 맑고 깨끗한 정신으로 집중할 수 있다.

8. 내기할 때 손익 계산은 라운드를 마치고 한다.

내기를 하는 골퍼 중에는 현재 자신의 재정 상태를 홀마다 체크한다. 이들은 현재 얼마를 따고 있는지 혹은 얼마를 잃고 있는지 머릿속으로 계산이 되어야 샷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게임을 하다 보면 계산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면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샷을 하다가 실수를 범한다. 이는 선수가 자신의 스코어를 홀마다 생각하며 경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렇게 계산적인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면 그 자체로 집중력이 약해진다. 뿐만 아니라 현재 손익에 따라 전략이 바뀌는 플레이를 하기 쉽다. 성적이 좋으면 지키는 플레이, 성적이 좋지 않으면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게 된다는 말이다. 이 역시 몸과 마음을 긴장시켜 집중력을 약화시킨다. 따라서 골퍼는 성적이 어떻든 재정 상태가 어떻든, 그것과 상관없는 플레이를 할 수 있어야 한다.

9. 중요한 순간일수록 대충하는 느낌으로 한다.

골퍼들은 중요한 순간이라고 생각될 때 더 신중해지려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면 버디 퍼팅을 시도할 때, 승패가 결정되는 홀, 큰 내기가 걸려 있는 홀, 욕심이 가득한 샷을 할 때 등등. 이때 골퍼는 연습 스윙을 갑자기 많이 하거나, 시간을 더 지체하거나, 확인하는 행동을 더 많이 한다. 이렇게 신중한 행동이 좋지 않은 이유는 그 순간 몸이 경직되면서 자연스러운 흐름이 깨지기 때문이다. 그러면 마음이 조급한 상태에서 확신 없는 샷을 하기 쉽다. 감각적 수행은 신중한 태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공을 치는 그 순간만큼은 정성을 빼고 대충하는 느낌이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무의식적 동작이며 본능적 동작이다. 이를 위해 한결같이 수행할 수 있는 자기만의 프리샷 루틴이 필요하다.

10. 발걸음을 세지 않는다.

대부분의 골퍼들은 퍼팅을 할 때나 어프로치 샷을 할 때 발걸음 수로 거리를 체크한다. 심지어 그 발걸음 수에 따라 백스윙의 크기를 계획한다. 이는 자신의 감각을 온전히 사용하지 않는 방법이다. 샷을 할 때 머릿속에 숫자를 넣으면 감각적 수행에 방해가 될 뿐이다. 공이 어떻게 굴러갈지 동영상처럼 상상한 후 그것을 현실로 만든다는 생각으로 연습 스윙을 한다. 그리고 그 느낌대로 즉각적으로 공을 친다. 그러면 필요한 만큼의 스윙 크기와 헤드 스피드가 저절로 나온다. 이렇게 나의 몸이 알아서 하도록 내버려 둘 때 자연스럽고 무의식적인 동작이 나온다. 이런 방식이 익숙해질 때 마침내 골프 고수가 된다. 당장의 불안한 마음으로 감각적인 방법을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 실력은 늘 제자리에 있을 것이다.

이종철 경희골프랜드 멘털코치



이종철은 한국체대 출신으로 한국체대 골프부 코치, 국가대표(대학부) 감독을 역임했으며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소속 프로이다. 현재 경희골프랜드(용인)에서 멘털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퍼펙트 멘탈’ ‘골프, 생각이 스윙을 바꾼다’ ‘골프, 마음의 게임’, 역서로는 ‘밥 로텔라의 쇼트 게임 심리학’ ‘내 생애 최고의 샷’ ‘열다섯 번째 클럽의 기적’ 등이 있다.

이종철 경희골프랜드 멘털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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