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근 녹취록, ‘민주당 돈봉투’ 1심 유죄 스모킹건 됐다
“나는 인천 둘하고 원래 (…) 안 주려고 했는데 (…) 애들이 보더니 ‘형님, 기왕 하는 김에 우리도 주세요’ 그래갖고 거기서 3개 뺏겼어”
30일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에 연루된 민주당 전·현직 의원 3명에게 징역형이 선고된 데는 이른바 ‘이정근 녹취록’이 결정적인 증거가 됐다. ‘이정근 녹취록’이란 2016년부터 7년간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휴대전화에 자동 저장된 3만여개의 통화 녹취 파일을 말한다. 이 중에는 2021년 당대표 후보로 출마한 송영길 전 대표 측 인사들이 민주당 국회의원들과 지역본부장 등에게 돈봉투를 살포한 정황이 담긴 핵심 증거가 다수 포함돼 있었고, 이는 이 사건 수사의 단초가 됐다.
재판부는 이날 정당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민주당 허종식 의원에게 징역 3개월에 집행유예 1년과 추징금 300만원, 윤 전 의원에게 징역 9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이성만 전 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정당법 위반 혐의로 징역 3개월에 집행유예 2년 및 추징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현직인 허 의원의 경우 징역형이 확정되면 공직선거법에 따라 의원직을 잃게 된다.
이들 전·현직 의원들은 이번 재판 과정에서 핵심 증거인 ‘이정근 녹취록’의 증거능력을 배척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들은 “이 전 부총장이 자신의 휴대폰에 있던 녹음파일 중 이 사건에 관련된 파일을 검찰에 임의제출할 의사가 없었다”면서 “해당 녹음파일은 위법수집증거로 증거능력이 없고, 이로부터 파생된 진술도 마찬가지로 증거능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또 “이씨가 당시 자신이 수사 받고 있던 알선수재, 정치자금법위반 범행 등에 관련된 통화녹음파일을 선별해 USB에 저장해뒀음에도 지인에게 따로 맡겨두었던, 이 사건 관련 녹음파일이 저장된 휴대폰까지 수사기관에 임의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이씨가 자신의 적극적 의사에 의해 해당 녹음파일을 검찰에 임의제출한 것이란 취지다.
재판부는 이씨가 수사기관에 USB와 휴대폰을 임의제출하면서 이를 별도 사건의 증거로 사용하는 것에 동의한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씨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참고인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도 임의제출한 전자정보를 다른 사건의 증거로 사용하는 것에 동의했다고 재차 진술했고, 법원에 증인으로 나와서도 ‘당시 수사가 이뤄지던 피의사실 외에 더 수사가 이뤄져 추가 범행이 밝혀지더라도 그 범행의 범위를 제한하지 않고 임의제출한 전자정보가 증거로 사용되는 것에 포괄적으로 동의했다’고 진술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사업가에게 10억원의 금품을 받아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부총장은 징역 4년 2개월의 확정 판결을 받고 복역 중이다. 이는 당초 검찰이 구형한 징역 3년보다 높은 형량이어서 관심을 모았다. 검찰의 구형량보다 재판부의 선고형량이 높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 전 부총장은 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도 별도 기소돼 지난달 27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과 벌금 200만원이 추가로 확정됐다.
장혜진 기자 jangh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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