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타는 푸틴… 해외에 있는 군사력까지 불러들였다

김태훈 2024. 8. 31.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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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서부 부르키나파소에 주둔하고 있던 러시아 군인들이 본국으로 철수했다.

최근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으로 영토 일부를 빼앗긴 러시아가 궁여지책으로 해외 인력까지 불러들인 결과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 지역을 공격해 일부 영토를 점령했기 때문이다.

사실 우크라이나군이 점령한 러시아 영토는 러시아군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영토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좁은 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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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키나파소 주둔 ‘곰 여단’ 병력 일부 철수
우크라軍의 러시아 영토 점령에 따른 고육책
“외국과 협력보다 우리 발등의 불부터 꺼야”

아프리카 서부 부르키나파소에 주둔하고 있던 러시아 군인들이 본국으로 철수했다. 최근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으로 영토 일부를 빼앗긴 러시아가 궁여지책으로 해외 인력까지 불러들인 결과다. 원래 프랑스 세력권에 속한 부르키나파소는 2022년 9월 군부 쿠데타로 집권한 임시정부가 프랑스와 관계를 끊고 대신 러시아의 군사원조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지난 12일(현지시간) 군부와 치안 담당 부서 관계자들을 소집해 우크라이나군의 쿠르스크 진입 및 점령 문제 해결 방안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30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부르키나파소에 있던 러시아 병력 300여명 가운데 3분의 1에 해당하는 100여명이 최근 철수를 개시했다. 이 300여병은 정규군은 아니고 러시아 민간 군사회사인 ‘곰(Bear) 여단’ 소속이다. 과거 예브게니 프리고진(2023년 8월 사망)이 이끌었던 용병 조직 ‘바그너’와 비슷한 셈이다.

이들은 지난 5월 부르키나파소에 도착해 부르키나파소 요인 경호 및 신병 훈련, 러시아 대사관과 그 직원들 보호 등 임무를 수행해왔다. 그런데 불과 3개월 만에 일부가 본국으로 돌아가게 된 것은 러시아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끄기 위해서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 지역을 공격해 일부 영토를 점령했기 때문이다. 그간 두 나라의 전쟁은 우크라이나 땅에서만 벌어져 러시아 국민들은 그 심각성 등을 깨닫지 못했는데 이제 러시아 땅에서도 서로 죽고 죽이는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쟁이 러시아로 돌아왔다”고 심경을 밝혔다.

사실 우크라이나군이 점령한 러시아 영토는 러시아군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영토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좁은 면적이다. 전략적 가치도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연일 군부 지도자는 물론 지방정부 책임자들과 소통하며 대응책을 마련하는 중이다. 문제는 러시아 쿠르스크로 진격한 우크라이나군이 상당히 강력한 1급 부대라는 점이다. 그들에 맞서려면 그간 전쟁으로 빼앗은 우크라이나 영토를 점령하고 있는 군대 일부를 빼내야 하는데 이 경우 현재의 전선이 무너질 수 있다. 고심 끝에 외국에 있는 병력을 국내로 불러들여 기존 우크라이나 점령지 방어 임무를 맡기기로 결정한 듯하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의 아파트가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으로 파괴된 가운데 놀란 주민들이 서둘러 반려동물, 짐 등을 챙겨 건물 밖으로 이동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곰 여단을 이끄는 지휘관은 프랑스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적이 러시아 영토에 진입했다”며 “모든 러시아 군인들은 내부 문제를 잊고 공동의 적과 맞서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목적지는 러시아가 점령 중인 크름반도(크림반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르키나파소는 오랫동안 프랑스 식민지였다. 1960년 독립 후에도 사실상 프랑스의 정치적·경제적·군사적 영향 아래에 있었다. 프랑스는 부르키나파소에 자국 군대를 배치하고 인근 사헬 지대에서 발호하는 이슬람 테러집단 토벌의 전진기지로 삼아왔다.

그런데 2022년 9월 군부 쿠데타로 집권한 이브라힘 트라오레 임시 대통령은 프랑스와 관계 단절을 선언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에 군사적 지원을 요청했다. 프랑스군이 철수한 뒤 테러리스트들의 난동이 한층 극심해지자 결국 러시아가 올해 5월 민간 군사회사 요원 300여명을 파견하기에 이르렀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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