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사람들이 음모론에 더 잘 빠진다”...사이비과학 맞서는 남자 [지식人 지식in]
과학이 지배하는 이성의 시기. 아직도 음모론, 미신에 집착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여기 이같은 유령, 심령현상, 기적은 ‘사이비 과학’이라며 적극적으로 맞서는 작가이자 무신론자가 있습니다. 이번주 ‘지식인 지식인’은 스켑틱 매거진의 발행인이자 팟캐스트 ‘마이클 셔머 쇼’의 진행자 마이클 셔머입니다.
셔머는 오는 9월 개막하는 제25회 세계지식포럼에 연사로 참여해 ‘사람들은 왜 계속 음모론에 빠질까’를 주제로 음모론의 유혹을 뿌리치는 법에 대해 소개할 예정입니다.
이후 캘리포니아 옥시덴탈 칼리지, 채프먼대에서 강단에 섰던 셔머는 1997년 과학적 회의주의 운동의 중심인 ‘스켑틱 소사이어티’를 창립하고, 회의주의 과학 저널 ‘스켑틱(Skeptic)’을 창간합니다. 그는 현재까지 이 잡지의 발행인과 편집장을 맡고 있습니다. 스켑틱 소사이어티는 과학적 회의론을 장려하고 유사과학과 비이성적인 신념이 틀렸다는 것을 밝히는 것을 추구하는 비영리 단체입니다. 처음에는 취미 정도로 시작한 일이었지만 결국 셔머는 이 일을 전업으로 삼게 됩니다.
셔머는 스스로를 불가지론자(신의 존재에 대한 신학적 명제 등 몇몇 명제의 진위 여부를 알 수 없다고 보는 철학적 관점을 지닌 사람들로 주로 초경험적인 것의 존재나 본질은 인식 불가능하다고 보는 철학상의 입장)와 무신론자라고 밝혔지만 ‘회의론자’라는 수식어를 더 선호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한 때 독실한 신자였던 셔머의 운명을 바꿔놓은 것은 통계학이었습니다. 통계학 강의를 듣고, 실험심리학을 전공하며 과학적 방법으로 훈련받은 결과 신앙에서 점점 거리를 두게 됐다는 것입니다. 이후 셔머는 ‘심리학자’로 활동하게 됩니다. 그는 실제로 유명한 무신론자 중 한명이기도 합니다.
셔머는 심리학자로 주로 활동하긴 하나 생물학, 지질학에 대한 관심과 지식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엔 경제학에도 큰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는 클레어몬트 대학원대학교에서 경제학 겸임교수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과학적 회의주의를 신봉하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일반인들이 과학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든소문이나 거짓 정보를 맹신하는 것을 경계합니다. 과학적 회의주의를 주장하는 대표적인 인물로는 영국의 진화생물학자이자 동물행동학자로 ‘이기적 유전자’라는 책으로 유명한 리처드 도킨스와 2020년 타계한 캐나다 출신의 마술사로 초능력자들이 주장하는 초능력이 실은 눈속임이나 사기였다는 것을 폭로한 ‘초능력자 사냥꾼’ 제임스 랜디가 있습니다.
과학적 근거가 없는 모든 것들이 과학적 회의주의자들의 비판 대상이 됩니다. ‘유사(類似)~’라는 접두어가 붙는 대부분의 주장들 즉 유사역사, 유사의학 등이 해당되는 것이죠. 앞서 기술한 음모론에 더해 초능력, 대체의학, 오컬트 등이 모두 해당됩니다. 종교도 이들의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죠.
또한 셔머는 역사상 수많은 음모론이 진짜 음모로 밝혀진 사례가 적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진짜 음모와 가짜 음모를 구별하는 기준을 제시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는 “음모론자를 비합리적인 사람으로 경멸하는 것은 오늘날 양극단으로 나뉜 정치적 분열을 더 심화할 수 있다”며 “우리는 음모론자와 더불어 대화하며 그들과 함께 과학과 회의주의를 바탕으로 가짜 음모를 가려내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공통의 규칙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과학에 기반한 대화로 그들을 설득해야한다는 논리입니다. 그래서 그럴까요 셔머는 종종 스피노자의 금언인 “나는 인간 행위를 조롱하거나 한탄하거나 경멸하기 보다는 이해하기 위해서 끊임없는 노력을 경주해왔다”를 종종 언급한다고 합니다.
인터넷이 탄생하고 소셜미디어 등 각종 소통의 도구가 발전할수록 음모론도 더 빠르게 생산·유통되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을 뒤흔든 음모론들은 하나 하나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그 수가 많죠.
음모론이 횡행하는 우리 사회에 셔머가 던지는 메시지는 그 어느 때보다 클 것 같습니다. 오는 9월 세계지식포럼 연단에 설 셔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본다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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