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져내린 `새집 꿈`…곰팡이 더미에 폐렴·떠돌이생활

권준영 2024. 8. 31.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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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살과 4살 두 딸은 곰팡이 때문인지 폐렴까지 걸려 병원에 입원했고 나도 폐렴으로 고생했다. 아이들 건강 때문에 집에 있을 수 없어 에어비앤비와 친정집, 친구 집을 전전하고 있다."

이 아파트는 시공 하자로 인해 상부층의 급탕 배관 밸브가 풀리면서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총 3차례나 누수가 발생해 집안 곳곳에 곰팡이가 피었다.

곰팡이 때문에 집을 나와 에어비앤비, 친정집, 친구 집을 전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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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입주 후 누수·곰팡이 이어져…악취 피해도
촬영=홍현기·연합뉴스 제공
촬영=홍현기·연합뉴스 제공

"2살과 4살 두 딸은 곰팡이 때문인지 폐렴까지 걸려 병원에 입원했고 나도 폐렴으로 고생했다. 아이들 건강 때문에 집에 있을 수 없어 에어비앤비와 친정집, 친구 집을 전전하고 있다."

작년 11월 입주 후 9달 가까이 이어지는 누수, 곰팡이로 악몽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는 이들의 사연이 연합뉴스에 소개됐다.

연합뉴스는 31일 어렵게 청약에 당첨된 후 내집마련 꿈을 품고 지난해 11월 입주한 인천 검단신도시 신축 아파트 14층에 입주한 이모(36·여)씨의 상황을 보도했다.

이 아파트는 시공 하자로 인해 상부층의 급탕 배관 밸브가 풀리면서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총 3차례나 누수가 발생해 집안 곳곳에 곰팡이가 피었다. 아직까지 거실·침실·놀이방 등지 벽면과 일부 바닥에 곰팡이가 피어있는 상황이다. 거실과 침실 벽지를 들추자 안쪽 벽면에서는 푸르스름하거나 검은 곰팡이 자국이 드러났다.

시공사도 하자를 인정했지만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까지 3차례 보수 작업을 했지만 곰팡이가 사라지지 않고 집안 곳곳으로 번진 것. 이씨는 최근 사비 100만원을 들여 전문업체에 검사를 의뢰했는데 집 안에서 독성곰팡이인 아르페르길루스와 페니실리움도 검출됐다.

이씨와 두 딸들은 폐렴으로 인해 병원에도 입원해야 했다. 곰팡이 때문에 집을 나와 에어비앤비, 친정집, 친구 집을 전전하고 있다.

이씨는 "계속 곰팡이가 번지니 이제는 시공사의 조치를 믿을 수 없다. 그러나 시공사는 재발 방지도 제대로 약속하지 못하겠다면서 책임 없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아파트의 다른 100여세대도 곰팡이나 악취 피해를 호소하면서 건설사를 상대로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다른 세대의 침실 내부에서도 쇳가루나 지하실 냄새가 났다. 냄새 때문에 이곳 세입자는 침실 2곳을 창고로 쓰고 있었다.

한 주민은 "냄새가 너무 심해서 아예 방을 쓰지 않고 창고로만 쓰고 있다. 아이 건강 상태가 걱정돼 도저히 방을 쓸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주민들은 직접 악취 측정용 장비로 공기 질을 확인했을 때 실내 공기는 정상치의 9배, 벽체 내부에서는 기기 측정 한계치를 넘어서는 냄새 수치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일부 주민은 시공사의 부실한 보수 처리를 주장하면서 국토교통부 하자심사 분쟁조정위원회에 분쟁조정을 신청한 상태다.

시공사는 누수 피해와 관련한 하자는 인정하면서도 다른 세대의 경우 실제로 악취가 나지 않는데 주민들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시공사 관계자는 "특정 세대의 경우 시공 하자로 상부층의 급탕 배관 밸브가 각각 다른 지점에서 3차례 풀렸고 온수가 아래층으로 새면서 곰팡이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하자를 인정하고 보수 조치를 하려고 했으나 주민분과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인 미상의 냄새는 특정 세대가 다른 주민들을 부추기면서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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