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시세] "비건, 한번 도전해볼까?"… '식물성'에 주목하는 MZ

김인영 기자 2024. 8. 31.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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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
[편집자주] 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시각이 남다른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 그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머니S는 Z세대 기자들이 직접 발로 뛰며 그들의 시각으로 취재한 기사로 꾸미는 코너 'Z세대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Z시세)을 마련했습니다.

30대 여성 A씨는 최근 건강식을 알아보다 식물성 대체식품을 구매하게 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경기 고양시 한 마트에 진열된 식물성 대체식품의 모습. /사진=김인영 기자
"이 정도면 비건도 도전해볼 만한 것 같은데요?"

최근 건강식을 알아보던 여성 A씨(30)는 식물성 대체식품을 맛본 경험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제 막 30대에 접어든 여성 A씨는 건강관리를 시작하면서 식물성 대체식품을 알게 됐다. 식물성 대체식품이 건강관리에 도움이 된다는 조언을 들은 A씨는 최근 밀가루면 대신 두유면, 우유 대신 아몬드 우유 등을 구매했다고 밝혔다.

A씨는 "처음 두유면, 아몬드 우유를 먹었을 때는 기존에 먹던 음식과 어느 정도 차이가 있어서 어색했다"며 "그런데 먹다 보니 익숙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요즘에는 고기 안 들어간 만두나 두부 텐더 등 다양한 제품이 나와서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풀무원에 따르면 식물성 대체식품 브랜드인 '풀무원 지구 식단'의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74% 증가했다. 특히 주 소비자 연령대는 20~30대 후반이다. 이처럼 20·30세대 내에선 식물성 대체식품이 주목받고 있다. 수요가 증가하자 식물성 대체식품이 동물성 식품을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과연 이 같은 식물성 대체식품은 미래 식품 시장을 평정할 수 있을까.


MZ세대 "식물성 대체식품에 주목한다"


최근 동네 마트에도 동물성 우유대신 식물성 우유도 많은 제품이 비치돼 있다. 사진은 경기 고양시 한 마트에 비치된 식물성 우유 제품 코너의 모습. /사진=김인영 기자
고양시 소재 한 마트에서 만난 대학생 B씨는 장바구니에 우유 대신 귀리 우유를 담고 있었다. 이에 대해 B씨는 "평소 라떼를 자주 마시는데 우유를 많이 마시면 유당 때문에 건강에 안 좋다고 들었다"며 "그래서 최근 동물성인 우유 대신 귀리 우유를 마시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식물성 대체식품이 찾기 어려웠던 것과 달리 최근 동네 소규모 마트에서도 식물성 대체식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다. 마트에는 아예 식물성 대체식품 판매대가 따로 구성돼 있고 우유 판매대에도 다양한 귀리 우유, 아몬드 우유 등이 비치돼 있다. 다만 아직 오프라인 마트 냉동식품 판매대에는 식물성 대체식품보단 육류가 포함된 냉동식품이 다수다.

여름방학을 맞아 다이어트에 들어간 김민지씨(22·여)는 최근 다이어트를 위해 식물성 대체식품을 먹고 있다. 김씨는 "다이어트를 할 때 단백질 섭취가 중요한데 닭가슴살이나 달걀만 먹으니 한계가 있었다"며 "그래서 단백질 함량이 높은 식물성 대체식품을 먹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요즘 콩이나 두부로 만든 제품들이 다양하게 나와서 먹는 재미도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은진 연세대 경영대학원(식품전략마케팅) 교수는 식물성 대체식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에 대해 "MZ세대는 자신의 건강관리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식물성 대체식품은 동물성 제품에 비해 더 친환경적이고 콜레스테롤과 포화지방이 확연히 적어 MZ세대의 '헬시플레저'(건강을 즐겁게 관리한다는 뜻) 추구 성향과 잘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식물성 대체식품, 동물성 제품과의 맛 차이는?


풀무원, CJ제일제당, 동원F&B, 신세계푸드 등 여러 기업들이 다양한 식물성 대체식품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사진은 CJ제일제당 식물성 식품 브랜드인 '플랜테이블'의 김치왕교자, 주먹밥 제품의 모습. /사진=CJ제일제당 제공
식물성 대체식품은 과거에 비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콩고기에만 국한돼 있던 식물성 대체식품은 최근 만두, 튀김, 면 요리 등 여러 제품으로 출시됐다. 식물성 대체식품을 출시 중인 기업은 풀무원, CJ제일제당, 동원F&B, 신세계푸드 등 다수다.

CJ제일제당은 식물성 재료로 만든 아이스크림 '얼티브 모나카', 대체육으로 만든 떡갈비·함박스테이크, 만두 등을 출시했다. 또 동원F&B는 대체육으로 만든 캔햄 브랜드 '마이플랜트', 신세계푸드는 쌀로 만든 식물성 음료 '식물성 라이스 베이스드'와 '식물성 체다향 치즈 슬라이스' 등을 선보였다.

풀무원 관계자는 다양한 식물성 대체식품 출시에 대해 "올해 상반기 성과를 바탕으로 더욱 높은 품질의 다양한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풀무원은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미·중·일 글로벌 식물성 대체식품 시장 진출을 계획하는 만큼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식물성 대체식품의 맛과 식감이 동물성 식품과 큰 차이가 없다는 평가를 확인해보기 위해 직접 시식해봤다. 사진은 (왼쪽) 풀무원에서 출시한 두부텐더스틱의 단면, (오른쪽) 하림의 치킨텐더스틱 단면 모습. /사진=김인영 기자
여러 기업에서 식물성 대체식품을 출시하면서 해당 제품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특히 동물성 식품과 식물성 대체식품의 맛과 식감 차이도 줄어들고 있다는 반응이 많아 직접 시식해봤다.

풀무원에서 판매 중인 두부텐더스틱과 하림의 치킨텐더스틱을 구매해 시식해 본 결과 두 제품의 맛·식감이 같진 않았다. 다만 제품 단면을 잘라봤을 때 두부텐더스틱의 결이 치킨텐더스틱처럼 결이 있고 식감도 쉽게 부서지는 두부의 식감이 아닌 고기 식감처럼 느껴졌다.

풀무원 실키두유면의 경우 개인차가 있겠지만 밀가루로 만든 소면과 흡사한 모습으로 밀가루 면에 비해 쫄깃한 식감은 부족했다. 하지만 큰 차이가 느껴질 정도는 아니었다.


식물성 대체식품, 동물성 식품 대체할 수 있을까?


식물성 대체식품이 과거에 비해 발전했지만 아직까진 동물성 식품과 완벽히 같다고 볼 순 없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과거에 비해 식물성 대체식품이 맛이나 식감적인 측면에서 발전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 완벽히 그 맛을 구현해낸 단계라고 보긴 어렵다.

아울러 식물성 대체식품이라고 해서 칼로리, 성분을 보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니다. 식물성 우유 중 귀리 우유는 동물성 우유, 다른 식물성 우유(아몬드 우유, 두유)에 비해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편이다. 때문에 과도한 섭취 시 오히려 동물성 우유보다 체중증가 우려가 있다.

식물성 대체식품을 선택하기 전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지만 동물성 식품에 비해 건강, 다이어트에 도움 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식품업계에선 식물성 대체식품에 대한 지속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김은진 교수는 식물성 대체식품 발전 가능성에 대해 앞으로 건강과 환경 소비에 대한 관심 증가 추세가 전망되기 때문에 수요가 더 확대될 것으로 분석했다. 또 대형 식품 기업, 스타트업 등 식물성 대체식품 시장에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개발과 투자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발전된 식품 상품이 출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인영 기자 young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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