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호의 지론과 김선빈의 3할 회귀 본능… KIA 베테랑, 삼성 추격에 쐐기 박을까

김태우 기자 2024. 8. 31.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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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 타격이 기대에 못 미치던 시기가 있었던 김선빈은 최근 맹타로 다시 자신의 위치로 돌아왔다 ⓒKIA타이거즈
▲ 이범호 감독은 결국 중요한 순간에는 베테랑 선수들의 확률이 더 높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다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해 갑작스럽게 팀의 지휘봉을 잡은 이범호 KIA 감독의 드러난 리더십을 요약하면 선수 위주의 수평적인 리더십이다. 그리고 베테랑들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는 때로는 팬들에게 답답하고 또 보수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베테랑 선수들이라고 해서 부진한 시기가 없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KIA에서는 구간마다 기대에 못 미치는 베테랑 선수들이 분명히 있었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이 감독은 그 베테랑 선수들이 반등에 필요한 시간을 충분히 준 편이었다. 이 때문에 ‘신예 선수들을 과감히 쓰는 것에 인색하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지만 이 감독은 자신의 소신대로 팀을 운영했고 결과적으로는 현재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아주 틀린 방법은 아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감독은 결국 중요할 때는 베테랑 선수들의 확률이 높다고 확신한다. 이 감독은 “타자들은 좋은 컨디션이 있으면 또 안 좋은 컨디션이 있다. 그런데 확실한 것은 좋은 컨디션일 때만 선수를 쓰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안 좋은 컨디션일 때도 주전 선수들은 젊은 선수들보다는 확실히 빨리 극복을 해 나가는 방법을 안다. 그리고 중요한 찬스에는 아직 경험이 많은 선수들의 확률이 더 높다라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선수들의 컨디션이 안 좋을 때마다 새로운 선수들을 쓰면 어쩌면 과감하게 보일 수도 있고, 팬들에게는 신선하다는 이미지를 줄 수도 있다. 대외적으로는 좋은 이미지를 남길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감독은 시즌 전체를 봤을 때 그것이 확률이 낮은 방법이라고 본다. 그래서 우직하게 밀어붙이는 편이다. 베테랑 선수들이 부진에 빠졌을 때도 믿음을 줬고, 대개 선수들이 반등하면서 결국은 팀에 결정적인 순간 도움을 준 경우가 적지 않았다.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한참 답답하던 시기를 지나 그렇게 반등해 지금은 괜찮은 득점 생산력을 보여주고 있고, 팀의 베테랑 내야수인 김선빈도 최근 활발한 타격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김선빈은 KBO리그 1군에서 1600경기 이상을 뛰면서 통산 타율이 3할을 넘는 교타자다. 오랜 기간 리그에서 가장 헛스윙 비율이 낮고, 3할 언저리의 타격을 꾸준하게 보여준 대표적인 선수다. 그런데 올해는 슬럼프가 긴 구간도 적지 않았다.

5월 중순에 부진해 타율이 2할대 중·후반에 머물렀고, 다시 좋아져 3할을 회복했다가도 7월 말부터 8월 중순에 이르는 시점에서 타율이 크게 떨어지기도 했다. 7월 21일 0.302였던 타율이 8월 8일 0.274까지 떨어지는 등 힘겨운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이후로는 다시 타격폼을 되찾으며 8월 29일 현재 타율 0.306을 기록 중이다. 최근 10경기에서는 타율 0.474의 대활약이다.

김선빈이 좋지 않았을 때 그를 중요한 타순에 투입한다는 비판에 대해 이 감독은 “선빈이가 굉장히 안 맞을 때 나와 코칭스태프와 이야기를 많이 했다. 다시 빨리 올라오고자 하는 의욕이 강했고, 그런 것도 우리가 생각해줘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김선빈이라는 선수가 우리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은 선수이기 때문에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해 가면서 선수를 더 좋은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놔두면 아직 3할은 충분히 칠 수 있는 타자다. 밀고, 당기고 하기 때문에 내가 경기 운영을 하기에도 그런 선수가 있으면 플레이하는 게 굉장히 쉬어진다. 작전하는 부분에서도 번트 성공률이나 앤드런 성공률 등 모든 면에서 아직 선빈이가 젊은 선수들보다는 더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타율은 물론 종합적인 측면을 조금 더 봐주길 바랐다.

▲ 김선빈은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474의 맹타로 KIA 타선을 지탱하며 이범호 감독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 냈다. ⓒKIA타이거즈

결국 이 감독의 말대로 김선빈은 반등했고, 이 컨디션이 시즌 막판까지 잘 이어진다면 KIA 라인업은 다목적 카드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이 감독은 김선빈의 체력 등을 고려해 이기는 경기의 막판에는 수비 교체 등을 통해 단점을 보완해 나가고 있다. 해줘야 할 선수들이 결국 해줘야 팀이 우승에 이를 수 있다는 이 감독의 지론이 시즌 막판 베테랑 선수들의 분전 속에 증명될 수 있을지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됐다.

당장 8월 31일과 9월 1일 대구에서 열리는 리그 2위 삼성과 2연전에서 이 선수들의 몫이 중요하다. KIA는 현재 2위 삼성에 4.5경기 앞서 있다. 올해 정규시즌 우승 확률이야 굉장히 높은 상황이지만, 만약 2연전에서 모두 지면 산술적인 확률을 다 떠나 심리적으로 쫓기는 양상이 있을 수 있다. 반대로 2승을 다 한다고 하면 삼성의 추격 의지가 상실되고, 1승1패만 해도 레이스를 비교적 여유 있게 진행할 수 있다. 큰 경기 경험이 많은 베테랑 선수들의 활약이 양쪽 모두 중요한 가운데 KIA는 이날 정예 라인업을 동원해 삼성의 추격을 따돌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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