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인텔` 파운드리 매각까지 검토…삼성에 수혜?
미국 반도체의 자존심, 특히 파운드리 산업의 기대주 인텔이 흔들리고 있다. 위기 타개책으로 파운드리(반도체 수탁 사업) 사업 매각까지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같은 파운드리 사업을 하고 있는 삼성전자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블룸버그통신은 30일(현지시간)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도 파운드리 사업에서 그리 선전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경쟁자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은 나쁜 소식은 아니다.
인텔은 파운드리 매각을 포함한 다각적인 구조조정을 검토한다는 소식에 30일(현지시간) 주가가 급등했다. 미 동부 시간 이날 낮 12시 21분(서부 오전 9시 21분) 인텔 주가는 전날보다 8.52% 급등해 21.84달러(2만9232원)에 거래됐다. 이날 주가는 한때 10%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이에 앞서 인텔이 투자은행들과 협력해 일부 사업부 분사 등 구조조정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인텔이 오랫동안 거래해 온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와 구조조정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는 제품 설계와 제조 사업의 분할, 제조시설 확장 프로젝트 폐기 등 다양한 방안이 포함돼 있으며 인수합병(M&A) 및 파운드리 사업부의 분리 또는 매각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인텔이 다음 달 열리는 이사회에서 검토된 다양한 시나리오를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했다. 다만 관련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인텔은 이달 초 2분기 암울한 실적을 발표했다. 2분기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발표한 데 이어 3분기에는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로 인해 56년 역사상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전체 직원의 15%를 줄이고 연간 자본 지출도 20% 이상 축소하는 등 100억 달러 비용 절감을 위한 구조조정 계획을 내놨다.
삼성전자와도 밀접하게 연관된 파운드리 사업부는 분리하거나 제조와 설계를 분리한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은 2분기에만 파운드리 사업에서 28억달러 적자를 냈다. 인텔의 파운드리 부문은 2021년 21억 달러 적자에서 지난해 70억 달러, 올해는 1분기(-25억 달러), 2분기(-28억달러) 등 상반기에만 53억 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했다. 인텔은 2021년 IDM 2.0 전략을 통해 파운드리 시장에 진입, 엔비디아, 애플 등을 핵심 고객사로 둔 TSMC와 경쟁하기 위한 투자에 뛰어들었지만 기술 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TSMC는 오는 2026년 1.6나노급 양산을 목표로 제시하고 협력 국가인 미국, 일본, 독일 등에서의 팹 건설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주요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62%, 삼성전자가 13%로 2위, UMC가 6%로 뒤를 잇고 있다.
그렇다 보니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에서 손을 떼고 주력 사업이나 잘 하라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인텔 파운드리는 글로벌 비중이 워낙 적어 전체 산업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고 해도 잠재적으로 규모 있는 경쟁자 하나가 사업을 접는다면 나머지 파운드리 기업들엔 호재임에 틀림없다.
키뱅크 캐피털 마켓의 존 빈 자산연구분석가는 야후파이낸스에 "투자자들은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에서 성공할 수 있을 지 매우 우려하고 있다. 관련 사업에서 철수하는 게 옳은 선택이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인텔은 2022년 2월 54억달러(6조4000억원)에 이스라엘의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 '타워 세미컨덕터'를 인수하기로 합의하며 삼성전자와의 본격적인 대결을 예고했다. 당시 팻 겔싱어 CEO는 공격적인 투자도 예고했다. 그러나 시장의 평가는 회의적인 상황이다.
키뱅크 캐피털 마켓의 애널리스트들은 "인텔이 이번 인수로 최첨단 파운드리 분야에서 TSMC나 삼성전자와 경쟁을 벌일 지 불확실하다"며 "예컨대 타워의 지난해 파운드리 매출은 13억달러에 불과해 TSMC(560억달러) 매출과 비교 자체가 안된다"고 밝혔다. 지적했다. 김영욱기자 wook9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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