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나면 어떻게 탈출?”...완강기 관심 쏠렸지만 성인 체험은 어려워
“완강기 사용법 보고 가세요”
지난 23일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 완강기 사용법을 담은 글이 게시됐다. 글 작성자는 지난 3월 2022년 소방청이 유튜브 채널에 게시한 완강기 사용법 관련 영상을 공유했고, 이 글은 3일 만에 17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지난 22일 경기 부천의 한 호텔에서 화재 사고가 일어나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이 사고 이후 화재 발생 시 고층 건물 탈출법에 시민들 관심이 모이면서 인터넷에는 완강기 사용법과 관련한 글이 수십여개 게시됐다.
하지만 성인이 완강기를 직접 타보며 탈출법을 익힐 수 있는 곳은 부족한 게 현실이다. 경기도 내 마련된 13개 소방안전체험관 중 용인‧양평에 있는 체험관 두 곳에는 완강기 관련 교육이 아예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좁은 공간 안에 여러 체험 시설이 모여 있어, 교육 프로그램은 있어도 낙하 실습은 운영하지 않는 곳도 있었다.
완강기 사용 체험을 해볼 수 있는 11곳 중 8곳 중에서도 성인이 완강기를 활용해 지상으로 뛰어내리는 실습을 해볼 수 없었다. 낙하 실습을 할 여건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기 김포 소재 체험관 관계자는 “완강기를 체험하며 뛰어내릴 수 있는 높이가 150cm 정도밖에 안 돼, 성인은 뛰어내려 볼 수 없다”고 했다. 남양주 소재 체험관 관계자는 “성인이 뛰어내려 볼 수는 있지만 2m 높이라 1초면 지상에 착지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완강기 교육이 고층에서 직접 뛰어내리는 형태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의대 소방방재행정학과 류상일 교수는 “안전장비를 눈으로 보는 것과 직접 체험해 보는 것은 천지차이”라며 “이론으로만 배운 내용은 화재 현장 속에서 절대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우석대 산업안전소방학과 김상식 교수는 “실제 화재 상황이 발생하면 5층까지는 안전 매트를 사용하고, 6층 이상 높이에서 완강기를 사용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며 “이번 부천 화재 같은 참사가 재발하지 않으려면 예산을 늘려 일반인 대상 완강기 교육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긴급 화재안전 강화 대책을 추진하고 소화기, 소화전, 완강기 사용 교육도 확대할 방침이라고 29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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