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미경으로 찾던 전립선암…인공지능, 30초면 "분석 끝"[빠정예진 의료AI]
AI기반 디지털 병리학, 결과의 주관성·병리의사 불균형 극복
에스토니아 경제정보 기술장관, 딥바이오 방문해 협력 논의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전립선암은 전 세계 남성에게 두 번째로 흔한 암이다. 한국 남성에게는 네 번째로 흔한 암으로 발생률은 10만 명당 194.6명에 달한다. 2020년 한 연구는 한국에서 전립선암 발생률이 2030년까지 두 배, 2040년까지 세 배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립선암을 찾아내고 진단하는 것 또한 녹록치 않다. 문진 및 직장 수지 검사(DER), 전립선 특이항원 (PSA)에 대한 혈액 검사, 초음파를 활용한 영상 검사를 한다. 또 PSA 검사에서 전립선암이 의심되거나 PSA 수치가 낮더라도 직장수지검사에서 딱딱한 결절이 만져지는 등 이상 소견이 있으면 전립선 6~12곳의 조직 생검을 하게 된다.
이어 얻어진 생검 샘플 조직은 일련의 처리 과정을 거쳐 유리슬라이드 표본으로 만들어지게 되며, 병리의사가 이를 현미경으로 검경하거나 디지털 스캔 슬라이드의 판독을 통해 진단하게 된다. 이때 병리의사가 전립선암을 발견할 경우 암의 악성도를 판단하는 기준인 글리슨스코어링 시스템을 사용해 이를 진단한다. 암이 확인되면 여러 영상의학적인 방법( 골스캔·복부 전산화 단층촬영 또는 자기공명영상(MRI) 등을 통해 암의 병기를 판단한다. 치료 방침을 결정하기 위한 특수검사를 하는 경우도 있다.
수 많은 진단 검사를 대체할 수 있는 의료AI 솔루션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의료AI 전문기업 딥바이오가 개발한 AI 전립선암 중증도 분석 소프트웨어 딥디엑스-프로스테이트 프로(DeepDx-Prostate Pro)다. 딥디엑스-프로스테이트 프로는 2021년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
딥디엑스-프로스테이트 프로의 성능은 검증됐다. 미국 병리학회 공식학술지인 현대 병리학(Modern Pathology)에 99% 민감도, 97% 특이도로 보고된 AI알고리즘 성능을 갖췄다. 민감도는 검사가 얼마나 잘 실제 양성을 판별할 수 있는 지를 말한다. 특이도는 검사가 실제 음성을 얼마나 잘 판별하는 지를 의미한다.
분석 시간 역시 빨라졌다. AI 알고리즘이 하나의 코어를 분석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0초면 충분하다. 전통적인 방법에 비해 진단 시간을 34% 단축했다.
딥디엑스 프로스테이트는 헤마톡실린& 에오신(Hematoxylin &Eosin·H&E)으로 염색된 전립선 표본의 디지털 전체 슬라이드 이미지를 분석해 관심 영역을 감지하고 위치를 지정한다. 이러한 관심 영역은 글리슨 스코어링(전립선암 진단 기준) 시스템에 따라 분류한다.
딥디엑스 프로스테이트는 결과의 주관성을 예방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병리의사들은 현미경을 사용해 글리슨 점수를 평가하는데 이는 결과의 주관성을 초래하고 향후 환자를 치료하는 치료 전략 설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확하고 신속한 평가가 중요한 이유는 치료 결정이 이러한 평가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이다.
또한 세계적으로 병리의사의 부족 문제에 대안으로 제시될 수 있다. 2022년 미국과 캐나다 병리학 아카데미(USCAP)의 연구를 보면 전 세계적으로 병리의사 대 일반 전문의 비율은 1대 125이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이 비율이 1대 50, 영국에서는 1대 100, 유럽 연합에서는 1대 200이다.
AI 기반 디지털 병리학은 이러한 불균형을 해결하는 데 중요하다. 진단 효율성과 정확성을 높여 디지털 병리학은 병리의사의 불균형 분포가 초래하는 문제를 극복하고 전체 진단 환경을 개선한다.
딥바이오 관계자는 "딥디엑스 프로스테이트는 글리슨점수의 정밀도를 높여 진단의 일관성을 개선하며 정확한 위험 등급을 지원해 더 나은 치료 결정을 돕는다"라고 말했다.
이런 딥바이오의 의료AI 솔루션은 해외에도 입소문이 났다. 지난 3월 19일 티트 리살로 에스토니아 경제정보기술장관이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에 위치한 딥바이오 본사를 방문했다. 우리에겐 아직 낯설지만 에스토니아는 유럽에서도 손 꼽히는 디지털헬스케어 강국이다.
이날 티트 리살로 장관은 김선우 딥바이오 대표와 만나 에스토니아 의료 인프라의 디지털화 구축방안과 인공지능 기반 암진단 환경에 대한 연구 협업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티트 리살로 장관은 "딥바이오와의 협업 기회를 통해 AI 암진단 기술의 발전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우리의 관련된 연구개발 단계를 진일보 시킬 긍정적인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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