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홈런 OPS 1.137' 대폭발, 왜 이제서야 왔니…'복덩이' 손호영의 질주, 8월 MVP+20홈런도 보인다 [MD고척]

고척 = 박승환 기자 2024. 8. 31.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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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손호영./롯데 자이언츠

[마이데일리 = 고척 박승환 기자] "부산이랑 잘 맞는 것 같아요"

롯데 자이언츠 손호영은 3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42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팀 간 시즌 16차전 최종전 원정 맞대결에 3루수, 3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2득점 1볼넷으로 활약했다.

전날(29일) 한화 이글스와 맞대결에서 자정이 넘은 오전 12시 7분까지 무려 5시간 30분의 혈투를 펼친 뒤 새벽 5시가 돼서야 서울에 도착했던 롯데 선수단. 경기를 앞두고 스트레칭을 시작하기 전 만난 모든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손호영의 얼굴에도 피로가 가득해 보였다. 하지만 8월 타격감이 대폭발하고 있는 손호영에게 '일정'은 이렇다 할 영향을 주지 못했다.

물이 잔뜩 오른 손호영의 방망이는 첫 타석부터 불을 뿜었다. 손호영은 1회초 1사 1루의 첫 번째 타석에서 키움 선발 김윤하를 상대로 2구째 144km 직구가 스트라이크존 가운데 높은 코스로 형성되자 거침없이 방망이를 내밀었다. 그 결과 쭉쭉 뻗어나간 타구는 좌측 담장을 넘어간 뒤 돌아오지 않았다. 시즌 17호 홈런.

롯데를 승리로 이끄는 결승홈런이었던 이 홈런은 손호영에게는 남다른 의미가 있는 한 방이었다. 200년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 전체 23순위로 LG 트윈스의 지명을 받은 이후 단 한 번도 도달하지 못했던 시즌 100번째 안타를 홈런으로 달성하는 순간이었던 까닭이다.

활약은 첫 타석에서 그치지 않았다. 두세 번쩌 타석에서 모두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던 손호영은 7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네 번째 타석에서 볼넷을 얻어내며 물꼬를 텄다. 롯데가 4-2로 추격을 당했던 상황으로 반드시 추가점이 필요할 때 나온 귀중한 출루였다. 손호영이 볼넷을 얻어낸 후 롯데는 빅터 레이예스가 안타를 쳐 1, 2루의 득점권 찬스를 손에 쥐었고, 이어 나온 전준우가 달아나는 적시타를 뽑아냈다. 이때 손호영이 홈을 밟으면서 두 번째 득점까지 손에 넣었다.

손호영이 만들어낸 찬스에서 롯데는 전준우의 적시타에 이어 나승엽까지 스리런홈런을 폭발시킨 결과 키움을 8-2로 제압하고 2연승을 질주, 포스트시즌 티켓 확보를 향한 도전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2024년 6월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롯데 손호영이 8회초 무사 1.3루서 2루 땅볼을 치고 있다./마이데일리
롯데 자이언츠 손호영./롯데 자이언츠

경기가 끝난 뒤 만난 손호영은 '100안타를 홈런으로 만들어냈다'는 말에 "좋네요. 다행이네요"이라며 "오늘 경기에서 (100안타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것도 홈런으로 나와서 더 좋았던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손호영의 30일 경기를 포함한 8월 46안타 8홈런 26타점 21득점 1도루 타율 0.400 OPS 1.137로 폭주하고 있다. 오스틴 딘(LG 트윈스)이 홈런(9개)과 타점(36점)에서 손호영에게 앞서고 있지만, 생애 첫 월간 MVP까지도 노려볼 수 있는 수치다. 가장 눈에 띄는점은 단연 홈런이다. 롯데 유니폼을 입기 전까지 4홈런에 그쳤던 손호영은 8월에만 무려 8홈런을 몰아치고 있다. 이제 20홈런까지는 단 3홈런만 남은 상황.

손호영은 장타에 대한 물음에 "딱히 비결은 없다. 강하게 쳐야 땅볼도 안타가 나올 수 있고, 실책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강하게 치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연습을 할 때도 강하게 치는 데 그게 몸에 스며든 것 같다. 나도 왜 이렇게 홈런이 많이 나오는 줄 모르겠다. 타격감이 매일 꾸준할 수 없지 않나. 그런데 최근에는 타격감이 좋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금의 흐름이라면 손호영은 2022년 이대호 이후 롯데 선수들 중 처음으로 20홈런의 고지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 손호영은 20홈런에 대한 물음에 "또 이러신다"고 너스레를 떤 뒤 "딱히 의식은 하지 않고 있다. 하게 되면 좋고, 아니면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다. 내가 언제부터 20홈런을 치던 타자라고. 정말로 기록에 대한 미련은 없다"고 답했다.

2024년 6월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롯데 손호영이 8회초 무사 1.3루서 2루 땅볼을 친 뒤 전력 질주하고 있다./마이데일리
롯데 자이언츠 손호영./롯데 자이언츠

LG에 입단한 이후 부상으로 인해 꽃을 피우지 못했던 손호영은 롯데로 이적한 뒤에도 고질병과 같은 햄스트링 문제로 두 차례 공백기를 가졌다. 하지만 LG 때와는 다른점이 있다면, 부상으로 빠지고 돌아오더라도 타격감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것. 그 결과 롯데에선 없어선 안 될 '주전 3루수'가 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손호영은 "지금까지는 충분히 잘하고 있는 것 같다. 만족한다. 다만 이게 운이 아니길 바라고, 항상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스스로 다시 한번 채찍질을 하며 "부산이랑 잘 맞는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아직 정규시즌 일정이 끝나지 않았지만, 롯데는 올해 수많은 성과를 거둬나가고 있다. 그중에서 한 가지를 꼽으라면 손호영의 발견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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