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년 방황→마침내 ‘세계 최고’…조정두, 감격 금메달 순간 ‘무슨 생각’을 했을까 [파리2024]
[스포츠서울 | 파리=김동영 기자] 한국 사격 권총 에이스 조정두(37·BDH파라스)가 대한민국 선수단 첫 금메달 주인공이 됐다. 기쁨을 만끽할 법도 했지만, 아내에게 미안함부터 먼저 전했다.
조정두는 30일(한국시간) 프랑스 샤토루 사격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스포츠등급 SH1) 결선에서 237.4점을 쏴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마니쉬 나르왈(인도·234.9점)을 꽤 큰 점수차로 이겼다.
첫 10발까지는 2위였다. 98.9점을 쐈고, 양차오(중국·100.6점)에 밀렸다. 이후 20발째 198.9점으로 1위에 올랐다. 끝까지 순위표 가장 높은 곳을 지켰다. 이번 대회 대한민국 1호 금메달이다. 조정두 개인의 꿈도 이뤘다.
경기 후 조정두는 “아내에게 참 미안했다. 패럴림픽을 앞두고 내가 너무 자주 밖에 나가니 아내가 ‘가지 않으면 안 되겠냐’고 할 정도였다. 그만큼 열심히 훈련했다. ‘꼭 금메달을 따 갖다주겠다’고 다짐했다”고 설명했다.
조정두는 아내 노현주 씨와 지난해 2월 백년가약을 맺었다. 첫아들도 본다. 오는 9월12일이 출산 예정일이다. 남편이 가장 필요한 순간인데 정작 조정두는 패럴림픽 준비 때문에 같이 있을 수 없었다. 그 미안함을 표했다.
대회 전부터 유력한 금메달 후보라 했다. 앞서 여자 10m 공기소총 입사(스포츠등급 SH1)에서 이윤리(49·완도군청)가 다잡은 금메달을 놓치면서 살짝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도 있었다. 조정두가 정상에 서면서 모든 것을 바꿨다.
조정두는 “사실 연습 때만큼 경기력이 나오지 않아서 약간 불안했다. 잡생각마저 들었다. 예컨대 ‘저 파리는 왜 저기 앉아 있지?’와 같은 생각이다. 큰 대회에서 생각조차 하기 어려운 잡생각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래도 금방 회복했다. “갑자기 ‘어차피 상대가 알아서 다 밀려날 테니 나는 편히 쏘자’는 생각이 들더라. 그게 금메달을 딴 원동력이 아닐까 싶다. 약간 마음 한편으로는 첫 금메달을 제가 무조건 따야지 약간 그 생각을 하고 있긴 했는데 진짜 따니까 기분이 너무 좋다”고 덧붙였다.
대회를 앞두고 비장애인과 같이 훈련도 했다. 이게 통했다. “가장 힘이 됐던 것 같다. 자신감이 그때 좀 많이 올라왔다. 이게 비장애인과 비교하면 아무래도 점수 차이가 심하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해볼 만하구나’라는 걸 약간 느꼈다”고 설명했다.
금메달을 딴 순간 아내와 곧 태어날 아이가 떠올랐다. “어서 아내와 아이에게 금메달을 전해주고 싶다. 아직 아이 이름은 짓지 못했는데, 태명은 ‘띠용’이다. 올해가 용띠 해이지 않은가”고 말했다.
이어 “아이에게 ‘건강하게만 자라 달라’고 하기보다 ‘엇나가지 말라’는 말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아내에게는 “색시야, 오빠 금메달 땄다”고 말하며 크게 웃은 후 ”금메달은 아이 주고, 단장님이 주시기로 한 금 20돈짜리 메달을 아내에게 주면 좋아하지 않을까“라며 재차 웃음을 보였다.
최고가 됐지만, 힘든 시간도 보냈다. 2007년 군 복무 중 뇌척수막염 치료를 잘 받지 못해 후유증으로 척수장애를 갖게 됐다. 후천적 장애를 가지면서 방황에 빠져 지낸 세월 또한 길었다.
조정두는 “밖에 나가는 게 두려웠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며 7~8년을 집에 갇혀 지냈다. 사격을 접하고 이곳까지 오게 됐다. 처음에는 엄두도 못 냈다”고 돌아봤다.
‘금메달 획득으로 많은 사람에게 희망을 주게 됐다’는 말에는 “주변에서 이야기한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라며 “자기 자신이 스스로 용기를 갖고 밖으로 나가 많은 사람을 만나다 보면 길이 보일 것”이라고 용기를 줬다.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니 일단 한숨 돌릴 참이다. 이날 조정두는 경기를 앞두고 식사조차 거르고 총을 들었다. 그는 “밥을 먹고 경기하면 소화하는 과정에서 총이 잘 고정되지 않고 흔들린다”고 밝혔다. 이어 “얼른 식당에 가 라면을 끓여 먹고 싶다. 밥을 먹지 않아 배가 고프다”며 웃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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