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틱톡커 사망…가자지구 난민촌 일상 나누던 19세 소년이었다

[틱톡 @medohalimy 갈무리]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난민촌 일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틱톡에 소개하며 유명세를 탄 메도 할리미(19)가 이스라엘군의 공습에 숨졌다.

할리미는 지난 26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해안가의 마와시 난민촌에서 와이파이 연결이 가능한 ‘인터넷 카페’ 천막에 친구를 만나러 갔다가 폭격을 당해 사망했다고 30일 AP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몇시간 만에 사망 판정을 받았다.

할리미를 포함한 6남매와 그의 부모는 지난해 10월 전쟁이 발발하자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에서 남부 칸유니스로 피란 갔다가 다시 이스라엘이 가자 남부 해안가에 지정한 ‘인도주의 구역’ 마와시로 거처를 옮겨왔다.

그는 지난 5월 21일 올린 53초짜리 영상을 시작으로 ‘틱톡커’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가자지구의 현실을 유쾌하게 담아낸 ‘영콘텐츠’가 인기를 끌었다.

첫 게시물은 조회수 200만회 이상을 기록했다.

이 영상은 난민촌에서 촬영한 거주용 임시 천막을 배경으로 “텐트에서의 생활이 어떤지 궁금하시다면”이라는 영어 자막이 떠오르며 시작한다.

할리미가 물건 여러 개를 공중에 이어 던지는 저글링, 아랍어판 보드게임 모노폴리, 손빨래 등으로 무료한 시간을 채우는 모습이 이어지다가 해질녘 바닷가로 나가 석양을 바라보는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샴푸와 비누 없이 항아리에 길어온 물로 샤워하고, 버려진 통조림 캔에 식물을 키우고, 매운 생선요리를 만드는 등 일상을 다룬 영상도 큰 관심을 받았다.

할리미가 공습으로 숨지기 수 시간 전 “새로운 비밀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며 올린 영상이 그의 마지막 게시물이 됐다.

그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많은 네티즌이 틱톡 계정을 찾아 애도를 표했다.

할리미와 함께 있다가 공습에 다쳤지만 다행히 목숨을 건진 친구 탈랄 무라드는 AP와의 인터뷰에서 “할리미는 희망과 힘을 상징하는 하나의 메시지였다”고 말했다.

yg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