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시장 열기 식을까…"연말까지도 강보합"
서울 집값 23주 연속↑...상승률은 0.26%로 낮아져
67주 뛴 전셋값…"2+2년 갱신 만기로 더 오를 것"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2주 연속 낮아졌습니다. 2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긴 하지만요. 정부가 '공급 대책'을 내놓은 것보다는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증가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대출 규제 강화에 나선 것이 시장에 일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일각에서는 장기간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수요자들의 피로감이 개학 시기와 맞물리며 학군지 수요가 주춤해졌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하지만 상승세가 덜해졌을 뿐 집값의 우상향은 당분간 멈추지 않고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서울 상승세 주춤?…"상승폭은 줄어들 것"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넷째 주(26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08%로 전주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수도권(0.17%)과 지방(-0.01%)도 각각 상승과 하락폭을 유지했고요.
서울은 0.26%로 전주(0.28%) 대비 상승률이 소폭 낮아졌습니다. 8월12일 가장 큰 폭(0.32%)으로 오른 뒤 2주 연속 상승 기세가 약해지는 모습이죠.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마포·용산구 일대 선호단지에서 신고가 갱신 사례가 포착되는 등 상승세는 지속하고 있다"면서도 "가파른 가격상승에 대한 피로감으로 전반적인 매수세와 거래량이 다소 주춤하며 상승폭이 축소됐다"고 분석했어요.
성동구(0.55%)와 서초구(0.5%), 송파구(0.44%)는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보입니다. 성동구 금호동 벽산(2001년 입주) 전용 84㎡가 지난주 11억8500만원(19층)에 거래됐어요. 약 20일 만에 3500만원 올랐고요. 금호동 서울숲2차푸르지오(2012년) 전용 84㎡는 19억3000만원(7층), 행당동 서울숲리버뷰자이(2018년)도 같은 면적이 18억5000만원(27층)에 팔렸어요.
서초구에서는 지난주 총 2건이 거래됐는데요. 방배동 방배아트자이(2018년) 전용 84㎡가 24억원(3층), 방배삼호3차(1976년) 전용 257㎡가 23억원(2층)에 거래됐어요.
송파구에선 송파동 2차한양아파트(1984년) 전용 108㎡가 16억1000만원(1층)에 거래됐어요. 가락동 헬리오시티(2018년) 전용 84㎡는 21억7500만원(14층), 잠실동 트리지움(2007년) 전용 84㎡는 25억9000만원(22층)에 팔렸어요. 트리지움은 지난달과 비교해 1억원 넘게 오르며 손바뀜했어요.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대책 발표와 대출 규제로 수요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상승폭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음달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가 시행되면 상승폭이 줄어드는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어요.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23주간 집값이 오르면서 상승 피로감이 쌓였고 9월 대출규제 적용을 앞두고 있어 심리적 저항으로 집값 상승이 약간 눌리는 모습"이라며 "대출규제 강화 전 매매수요가 당겨진 측면도 있는 만큼 9월과 연말까지는 수요가 줄어들며 상승폭이 줄어드는 모습이 유지될 수 있다"고 내다봤어요.
'2년+2년' 끝난 전세시장…하반기 더 뛴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67주째 상승 중이지만 전주 대비 상승세는 조금 꺾인 모습입니다. 전문가들은 수요가 '빌라'로 넘어올 수 있어야 전세가 상승 흐름이 끊어질 것으로 보고 있죠. 하지만 가능성을 크게 보진 않는 듯합니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률은 0.07%로 전주(0.08%)대비 소폭 내렸습니다. 수도권(0.16%→0.15%)과 서울(0.20%→0.17%)도 모두 상승률이 낮아졌고요. 지방(-0.01%→0.00%)은 보합 전환했습니다.
성동구(0.25%)와 강서구·영등포구·강남구(0.22%) 등에서 전셋값 상승률이 여전히 높게 나타났고요. 인천은 부평구(0.42%)와 서구(0.31%)에서, 경기는 성남 수정구(0.39%), 남양주시(0.33%), 부천 소사구(0.23%) 등에서 상승률이 높았어요.
부동산원은 "임차인 선호 매물이 여전히 부족해 거래와 매물가격이 상승하고 있으나, 일부 지역 입주 물량 영향과 높아진 가격에 대한 수요자의 관망세로 서울 전체 상승폭이 축소됐다"고 진단했습니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대출 규제 등으로 상승세는 주춤하더라도 금리 인하, 공급량 부족으로 집값 상승은 계속될 것"이라며 "특히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만기가 도래하는 물건들이 대거 풀리면서 전셋값이 연말까지 오르고 이 영향이 집값에 다시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전셋값 상승을 잡기 위한 단기적 해결책은 결국 '빌라'에서 찾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윤수민 위원은 "아파트 전셋값 상승을 막는 가장 빠른 해결책은 결국 빌라로 수요가 넘어가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보증금 안정성 우려에 대한 인식 변화가 쉽지 않고 LH의 신축 매입임대도 당장 물량 확보가 어려운 게 문제"라고 짚었습니다.
정부가 실제로 빌라 시장을 살려내고, 또 임차인들을 보호할 수 있다는 인식을 지속적으로 시장에 심어주는 것이 정책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얘깁니다.
김미리내 (panni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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