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 생활 청산→파리 영웅 등극…첫 金 안긴 조정두 "사격 접한 뒤 여기까지"파리패럴림픽]

파리=CBS노컷뉴스 김조휘 기자, 공동취재단 2024. 8. 31.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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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천적 장애를 갖게 된 뒤 은둔 생활에 빠졌으나 사격을 접한 뒤 인생이 180도 바뀌었다.

2024 파리 패럴림픽에 출전한 조정두(37·BDH파라스)는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기며 영웅으로 등극했다.

조정두는 30일(한국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대회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스포츠등급 SH1) 결선에서 237.4점을 쏴 마니쉬 나르왈(인도·234.9점)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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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사격 국가대표 조정두가 30일(한국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사격 P1 남자 10m 공기권총(스포츠등급 SH1) 결선에서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후천적 장애를 갖게 된 뒤 은둔 생활에 빠졌으나 사격을 접한 뒤 인생이 180도 바뀌었다.

2024 파리 패럴림픽에 출전한 조정두(37·BDH파라스)는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기며 영웅으로 등극했다.

조정두는 30일(한국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대회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스포츠등급 SH1) 결선에서 237.4점을 쏴 마니쉬 나르왈(인도·234.9점)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첫 10발에서는 98.9점을 쏴 양차오(중국·100.6점)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가 20발째 198.9점으로 1위에 오른 뒤 계속해서 리드를 지켰다. 23번째 발에서는 10.8점을 쏘면서 2위 나르왈을 3.7점 차로 따돌리며 우승을 확정했다.

경기 후 믹스드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조정두는 "사실 연습 때만큼 경기력이 나오지 않아서 약간 불안불안했다"며 "잡생각마저 들었다. 큰 대회에서 생각조차 하기 어려운 잡생각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갑자기 '어차피 상대가 알아서 다 밀려날 테니 나는 편히 쏘자'는 생각이 들더라"며 "그게 금메달을 딴 원동력이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애인 사격 국가대표 조정두가 30일(한국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사격 P1 남자 10m 공기권총(스포츠등급 SH1) 결선에서 경기를 치르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조정두는 대회를 앞두고 훈련에 매진하느라 집에 자주 머물지 못했다. 이에 그는 지난해 2월 백년가약을 맺은 아내에게 늘 미안해했다.

더구나 아내는 9월 12일 출산을 앞두고 있다. 조정두는 "아내에게 참 미안했다. 패럴림픽을 앞두고 내가 너무 자주 밖에 나가니 아내가 '가지 않으면 안 되겠냐'고 할 정도였다"며 "그만큼 더 열심히 훈련해 '꼭 금메달을 따 갖다주겠다'고 다짐했다"고 밝혔다.

금메달을 딴 순간 아내와 곧 태어날 아이가 떠올랐다. 조정두는 "어서 아내와 아이에게 금메달을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곧 태어날 아이에게 한마디 해 달라'는 말에 "아직 아이 이름은 짓지 못했는데, 태명은 '띠용'이다. 올해가 용띠 해이지 않은가. 아이에게 '건강하게만 자라 달라'고 하기보다 '엇나가지 말라'는 말을 더 하고 싶다"고 전했다. 아내에게는 "색시야, 오빠 금메달 땄다"며 크게 웃었다.

조정두는 2007년 군 복무 중 뇌척수막염 치료를 잘 받지 못해 후유증으로 척수장애를 갖게 됐다. 후천적 장애를 가지면서 방황에 빠져 지낸 세월 또한 길었다.

그는 "밖에 나가는 게 두려웠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며 7~8년을 집에 갇혀 지냈지만, 사격을 접하고 이곳까지 오게 됐다"고 돌아봤다.

이어 '금메달 획득으로 많은 사람에게 희망을 주게 됐다'는 말에 "주변에서 이야기한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다"라며 "자기 자신이 스스로 용기를 갖고 밖으로 나가서 많은 사람을 만나다 보면 길이 보일 것"이라고 용기를 줬다.

장애인 사격 국가대표 조정두가 30일(한국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사격 P1 남자 10m 공기권총(스포츠등급 SH1) 결선에서 우승해 금메달을 받은 뒤 기뻐하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니 일단 한숨 돌릴 참이다. 이날 조정두는 경기를 앞두고 식사조차 거르고 총을 들었다.

그는 "밥을 먹고 경기를 하면 소화하는 과정에서 총이 잘 고정되지 않고 흔들린다"고 밝혔다. 이어 "얼른 식당에 가 라면을 끓여 먹고 싶다. 밥을 먹지 않아 배가 고프다"며 웃었다.

파리=CBS노컷뉴스 김조휘 기자, 공동취재단 startjoy@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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