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폭군' 무진성, "선지해장국 같은 모용의 매력 어떻게 봐주실지 궁금해요"

이유민 기자 2024. 8. 3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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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시리즈 ‘폭군’ 매력적인 빌런 연모용 役
사진 출처= 에일리언컴퍼니 제공/배우 무진성 프로필

[스포츠한국 이유민 기자] 배우 무진성이 디즈니+ 시리즈 '폭군'의 연모용 역을 통해 새로운 스타일의 악역 캐릭터를 개척했다. 드라마 '폭군'은 인간 병기 '폭군 프로그램'의 마지막 샘플이 배달 사고로 사라지면서 각기 다른 목적으로 샘플을 차지하기 위해 모여든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추격 액션 스릴러다.

무진성이 지난 2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스포츠한국 편집국을 찾아 '폭군' 출연의 비하인드와 촬영 소감을 전했다. 

무진성은 '폭군'에서 기술자 채자경(조윤수 분)에게 폭군 프로그램의 샘플 탈취 작업을 의뢰하는 연모용 역을 맡았다. 쫓고 쫓기는 추격전의 불씨를 키우는 인물로 극 전반에 걸쳐 긴장감을 유발하는 핵심적인 캐릭터로 활약했다.

사진 출처=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폭군' 무진성 스틸컷

지난 14일 처음 공개된 '폭군'은 남다른 주목을 받으며 디즈니+ 콘텐츠 시청 순위 상위권을 장악했다. '폭군'은 영화 '마녀'의 박훈정 감독이 만든 '마녀' 시리즈의 연장선에 있는 이야기로 다양한 캐릭터들로 이뤄진 각 세력의 세계관을 갖고 있다. '마녀' 세계관 확정을 위한 첫걸음에 함께 한 소감은 어땠을까.

"기대를 해왔던 순간인데, 공개돼서 기뻐요. '폭군'에서는 그동안 해 오지 않았던 스타일을 보여드린 것 같아서 제가 연기한 연모용 캐릭터를 어떻게 봐주실지 반응이 궁금해요."

'폭군'의 박훈정 감독은 신예 발굴을 잘한다고 알려졌다. '마녀'에서 배우 김다미와 고민시를, 이번 '폭군'에서는 무진성과 조윤수를. 무진성은 '폭군' 캐스팅을 위해 메이크업도 하지 않고 박훈정 감독을 만났다며 캐스팅 비하인드를 전했다.

"감독님을 처음 뵀던 게 '대종상 영화제' 후보로 참석하던 날이었어요. 그날 제가 풀 메이크업이라서 그런지 예쁘장한 곱상한 느낌이 들어서 이미지적으로 감독님 영화에 결이 안 맞을 것 같다는 말을 들었어요. 근데 한 달 뒤에 다시 연락이 왔더라고요. 그때는 메이크업도 안 하고 면도 안 하고 편하게 갔어요. 그랬더니 감독님이 제가 연기한 연모용이라는 캐릭터가 신선하고 새로운, 색다른 느낌으로 나올 것 같다고 말씀해 주시면서 감독님 작품에 합류하게 됐어요."

극 중 연모용은 미워하려야 미워할 수 없는 '빌런'이다. 추격전의 불씨를 키우는 인물인 만큼 모든 사건과 얽혀 있을뿐더러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사건의 열쇠를 쥐고 가려고 한다. 그러나 그 속에서 강한 자에게는 한없이 약한 모습을 보여주다가도 유머러스한 모습으로 인물들과 티키타카 '케미'를 보여줘 웃음을 안기기도 한다.

"러프하고 자유분방하고 재치 있는 그런 역할이에요. 그런 면에서도 캐릭터가 자유롭고 거친 부분도 있지만, 장난기도 있고 그런 매력이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사진 출처= 에일리언컴퍼니 제공/배우 무진성 프로필

또 선지해장국과 샌드위치를 먹을 때는 이 사람이 국정원 출신의 실력 좋은 기술자라는 걸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동네 친근한 아저씨 같은 모습도 보여준다. 무진성은 이런 연모용의 캐릭터를 실감 나게 살려 극의 몰입감을 더했다. 어쩌면 연모용 그 자체가 무진성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줬다.

"실제로도 선지해장국을 좋아해요. 실제로 그 선지해장국이 정말 맛있었어요. 그리고 제가 먹는 연기할 때 모토로 삼는 게 제가 진짜 맛있게 먹어야 관객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전날 저녁부터 12시간 정도? 공복 상태 유지해서 맛있게 먹으려고 노력했어요. 그래서 첫 테이크갈 때 최대한 맛있게 먹자고 생각하면서 연기했어요."

극 중 다른 인물들은 모용의 선지해장국을 너무할 정도로 먹지 않는다. 그가 건넨 소박한 ㅁ 커피믹스까지도. 연모용의 모습 속에서 신뢰를 찾기 힘들었기 때문이었을까. 

"제가 생각했을 때는 연모용이라는 캐릭터는 국정원에 계속 들어가고 싶어 하는 캐릭터인데, 국정원에서 나온 사람이 내가 먹는 음식을 무시하려는 그런 의도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제가 주는 커피믹스도 (조과장 에게) 안 드시거든요. 그런 게 모용이를 계속 무시하려고 하는 의도가 있지 않나 싶어요. 그래야 캐릭터도 더 잘 사니깐요. 자경이도 '내가 너랑 겸상할 정도의 레벨은 아니지 않나'하는 의도를 보여주려고 안 먹었던 게 아닐까요."

사진 출처= 에일리언컴퍼니 제공/배우 무진성 프로필

'폭군'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단연코 연모용의 선지해장국 '먹방'이다. 작전에 대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인 만큼 분위기가 무겁게 흘러갈 수도 있지만 무진성은 특유의 너스레함을 발휘해 극의 분위기를 환기했다. 이로써 무진성의 새로운 시그니처로 떠오른 선지해장국이다.

"실제 있는 해물탕집이에요. 외딴 길에 외롭게 서 있는 그 장소에서 주는 느낌이 모용도 닮았다고 생각했어요. 감독님께서 그런 것 하나까지도 생각하셨나 봐요. 연모용이 선지해장국을 한 이유는 정확하진 않지만, 감독님께서 피가 낭자한, 피에 관련된 무언가를 찾고 싶으셨던 게 아니냐고 생각했어요. 모용이가 계속 '좋은 피 들어왔다, 좋은 선지가 들어왔다, '고 하거든요. 그래서 모용이가 해장국 먹을 때 좀 더 날 것의 느낌으로 먹으려고 표현했던 것 같아요. 모용이는 굳은 피인 선지를 먹는데. 국정원 사람들은 깔끔하고 피 안 묻히는 일만 하려고 하고 더러운 건 다 시키고 하는 의도라고 생각해요."

사진 출처= 에일리언컴퍼니 제공/배우 무진성 프로필

무진성은 '폭군'에서 생애 첫 악역에 도전했다. 그동안 해왔던 역할과는 완전히 다른 역할로 대중들에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지만 연모용이 악역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악역을 그동안 안 해봐서 악역에 관한 갈망이 있었어요. 디테일하게 이야기하면 연모용은 악역이 아니거든요. 국정원에서 시키는 일을 했을 뿐이고 연모용은 국정원에 복귀하고 싶은 마음에 했을 뿐이에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이용만 당한 거죠. 근데 중간에서도 어쨌든 최국장이 모용이의 일당들, 일명 작업조를 제거하라는 명령에 모용은 죽긴 싫고 이용만 당하고 그런 부분에서 어쩔 수 없이 좀 악역 아닌 악역이 아닌가 생각했어요."

사진 출처=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폭군' 무진성 스틸컷

무진성은 올해로 데뷔 12년 차를 맞았다. 그는 2013년 MBC 드라마 '투윅스'로 데뷔했으며, 2021년 영화 '장르만 로맨스'를 통해 제27회 춘사국제영화제, 제58회 대종상에서 신인남우상을 받았다. 앞으로 그가 가고 싶은 길은 무엇일까.

"대중들에게 기대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무진성이 이 역할을 한다고? 어떻게 연기했을까? 어떻게 연기할지 너무 기대된다'라는 평을 듣는 배우가 되고 싶거든요. '또 똑같이 연기하겠지'가 아니라 '기대된다'는 말이 참 좋은 말이라고 생각해요. 기대되는 배우로 대중들에게 남고 싶어요."

 

스포츠한국 이유민 기자 lum525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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