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폭군' 무진성, "차승원 선배님의 연륜 속 유머 바이브 존경스러워요"
[스포츠한국 이유민 기자] 배우 무진성이 디즈니+ 시리즈 '폭군'에서 악역 연모용 역을 맡아 새로운 빌런의 모습을 선보였다. '폭군'은 인간 병기 '폭군 프로그램'의 마지막 샘플이 배달 사고로 사라지면서 각기 다른 목적으로 샘플을 차지하기 위해 모여든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추격 액션 스릴러다.
무진성은 지난 2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스포츠한국 편집국에서 스포츠한국과 만나 '폭군'에서 함께 연기한 차승원, 김선호, 조윤수와의 케미를 들려줬다.
'폭군'에서 그는 기술자 채자경(조윤수 분)에게 폭군 프로그램의 샘플 탈취 작업을 의뢰하는 연모용 역을 맡았다. 쫓고 쫓기는 추격전의 불씨를 키우는 인물로 극 전반에 걸쳐 긴장감을 유발하는 핵심적인 캐릭터로 활약했다.
'폭군'에는 무진성과 더불어 배우 김선호, 차승원, 김강우, 조윤수가 출연해 기대감을 높였다. 먼저 그는 극 중 함께 호흡을 맞춘 차승원에 관해 촬영장의 '분위기 메이커'였다며 일화를 전했다.
"저는 친하다고 생각해요. 선배님은 어떠실지 모르겠지만(웃음). 선배님이 워낙 대선배님이시고 인터뷰나 예능을 보면 선배만의 철학이 있으세요. 너무 가까워지는 것도, 너무 멀어지는 것도, 적정선의 거리가 인간관계에서 중요하다고 하셨거든요. 자주 본다고 친한 것도 아니고 해서 그런 선배님 말씀에 공감 많이 했어요. 선배님은 연륜에서 느껴지는 바이브가 있어요. 진지한 이야기 하면서 웃기시는. 너무 존경해요. 진지함 속에 묻어 있는 그 유머를 너무 좋아합니다."
또 그는 조윤수 배우를 보며 '타이틀 롤(주연 배우)'의 압박감이 뭔지 공감했다고 말했다. 조윤수는 '폭군'에서 '폭군 프로그램'의 샘플 탈취를 의뢰받은 기술자 채자경 역을 맡으며, 첫 주연으로 열연을 펼쳤다. 무진성 또한 전작 영화 '장르만 로맨스'에서 첫 주연을 맡으며, 배우 류승룡, 오나라, 김희원, 오정세 등 대선배들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전 작품에서 제가 타이틀롤을 맡으면서 그 압박감과 심리적인 힘듦을 잘 알아서 윤수에게 공감이 많이 됐어요. 윤수 배우랑 촬영하기 전에도 제가 장난도 많이 치고 사적인 이야기도 많이 나눴어요. 제일 많이 나눈 이야기는, 장면을 같이 만드는 거니까 부담감 내려놓고 즐겁게, 재밌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어요."
조윤수와 가장 많은 신을 소화한 무진성은 가장 첫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극 중 연모용이 채자경의 아버지 채선생의 장례식장에 찾아가 사건을 의뢰한다.
"채자경한테 의뢰하던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조직의 우두머리로서 카리스마도 가져가면서 자연스럽게 쭈그러지는? 채자경 앞에서는 약해 보이는? 그런 모습이 담겨있어요. 그래야 채자경이라는 인물이 더 빛나거든요. 둘이 그런 부분들을 많이 준비 했어요."
'폭군'은 채자경의 아버지인 채선생의 죽음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무진성은 채선생의 죽음에 관한 비하인드를 전하기도 했다.
"채선생은 연모용이 죽인 게 맞아요. 감독님께서 정확히 말씀해 주신 건 아닌데, 원래는 연모용이라는 캐릭터가 국정원의 지시를 받아서 다 정리를 하고 다니는 인물인데, 채자경의 아빠 또한 국정원에서 시켜서 정리하게 되는 인물 중 하나예요. 어쨌든 그 중심의 우두머리는 연모용이니, 채선생을 죽인 것도 연모용이라고 생각하고 연기를 했어요. 그래서 제일 첫 장면에서 연모용이 채선생의 장례식장에 가서 떨떠름한 표정을 짓거든요. 그 디테일을 살리려고 노력했어요. 사실 내가 죽여 놓고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숨기는 연기를 한거에요."
극 중 김강우는 미국 정보기관 소속 비밀 요원 폴 역을 맡아 압도적인 카리스마 연기를 펼쳤다. 이에 무진성은 김강우와 함께 나오는 장면은 적었지만, 같은 헤어샵을 다니며 유대감이 쌓였다고 말했다.
"극 중에서 붙는 신이 많이 없었어요. 근데 같은 헤어샵에 같은 선생님께 머리를 하고 있어요.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쉬는 시간이나 대기 시간에 사적인 농담도 많이 해주세요. 극 중에서 백신이 없어져서 저에게 총을 겨누는 신이 있어요. 그 장면 찍을 때 조언 많이 해주셨어요.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하는 것에 대해서 알려주셨어요. 그때 선배님 되게 나를 위해서 힘을 써주신다고 생각했어요. 그 미용실 다니기 잘했다고 생각했어요. 원래 과묵하신 스타일인데, 저한테는 잘 챙겨주셨어요."
또 김선호와의 호흡과 더불어 사석에서의 모습도 언급했다. 그는 특히 김선호와 맞붙었던 차 내부 신에 대해서 말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적대감에 있는 인물이 나왔지만, 사석에서는 세상 착한 형이에요. 고민 상담도 잘 들어 주시고 그런 선배님인데, 극 중에서는 악연으로 나와서 힘들었어요. 어쨌든 최국장이라는 인물 덕분에 연모용이라는 캐릭터가 만들어진 부분이 분명해서. 차 안에서 하는 신이 중요했는데, 그동안 억울함과 억눌려져 있던 것이 분출하는 장면이라 그 장면이 참 중요했어요. 그렇게 했는데도 불구하고 최국장님은 결국 나라를 위해서 하는 일이라고 하더라고요. 진심으로 사과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참 안타까웠어요."
무진성은 드라마 '밤을 걷는 선비'를 비롯해 '내추럴 로맨스', '산후조리원' 등 다수의 작품에서 눈도장을 찍으며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이후 영화 '장르만 로맨스'를 통해 제27회 춘사국제영화제 신인남우상, 제58회 대종상영화제 신인남우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으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그에게 '연기'는 어떤 의미일까.
"저에게 연기가 없었으면 인생이 재미없었을 것 같아요. 건조하고. 그래서 일 쉴 때도 다양한 알바도 많이 하고 또 배우라는 삶을 버텨내기에 힘든 현실들이 많거든요. 실제로 다른 일을 알아봐야 하나고 생각한 적도 있어요. 최종적으로 정리가 된 건 어떤 다른 일을 해서 제가 잘 돼서 부와 명예를 얻더라도 연기가 아니라면 제가 행복하지 않을 것 같더라고요. 그건 확실해졌어요. 계속 연기를 하고 싶을 것 같아요. 배우로서 큰 부와 명예를 못 얻더라도 연기를 계속하고 삶을 이어 나갈 수만 있으면 행복하고 재밌을 것 같아요. 그래서 나는 계속 연기를 해야 하는 사람으로 태어났다고 느꼈어요. 어쩔 수 없는 그런 게 있을 것 같아요."
스포츠한국 이유민 기자 lum525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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