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아침 먹었어요?”라며 접근한 그…리딩방 사기였다

원동희,최인영 2024. 8. 3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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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에도 이른바 '트렌드'가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 '보이스 피싱'이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리딩방 사기'가 기승입니다.

리딩방 사기는 주식 투자 등으로 돈을 벌게 해준다면서 모은 투자금을 갈취하는 수법의 사기입니다.

그만큼 리딩방 사기가 많단 뜻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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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랙티브 웹 페이지 화면/KBS 홈페이지


■ '대세 사기' 기법 리딩방..."11개월 동안 피해액 5400억"

사기에도 이른바 '트렌드'가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 '보이스 피싱'이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리딩방 사기'가 기승입니다. 리딩방 사기는 주식 투자 등으로 돈을 벌게 해준다면서 모은 투자금을 갈취하는 수법의 사기입니다. 주로 투자 기관이나 유명인들을 사칭하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경찰 출입 기자'로 경찰관서 이곳저곳을 취재하다보면, 리딩방 수사를 안 하는 곳이 더 드물 정도입니다. 그만큼 리딩방 사기가 많단 뜻이겠죠.

실제로 경찰청이 지난해 9월부터 리딩방 사기 피해액 집계를 시작했는데 11개월만에 피해 신고액이 5,400억을 넘겼습니다. 신고되고 확인된 금액만 이정도입니다. 신고되지 않거나, 신고됐지만 확인되지 않은 피해까지 계산해보면 훨씬 더 큰 돈이 리딩방 사기 조직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는 겁니다. 특히 많은 리딩방 조직은 중국인의 주도로, 동남아 등 해외에서 운영됩니다. 이정도면 '국부유출'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뺏긴 돈은 되찾기 힘듭니다. 예방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저는 캄보디아 이 리딩방 사기조직의 내부 자료들을 입수해 리딩방 사기 수법을 분석했습니다. 리딩방 사기는 철저히 짜여진 각본 위에서 치밀하게 이뤄졌습니다. 왜 이렇게 많은 피해자들이 생기는지 이해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치밀하게 짜인 각본이 있다면, 숙달되지 않은 '초보 사기꾼'들을 데리고서도 대규모 사기가 가능하겠다 싶었습니다.

■ 보이스피싱이 '공포감' 조성이라면 리딩방은 '신뢰 형성'

리딩방 사기의 가장 큰 특징 두 가지는 '신뢰 형성'와 '투자앱 설치'였습니다. 보이스 피싱은 피해자를 공포로 몰아넣습니다. 가족이 다쳤거나, 범죄에 본인이 연루됐다거나 하는 거짓말을 치면서 판단력을 마비시킵니다. 리딩방 조직은 무섭지 않습니다. 투자 권유 문자를 통해 피해자들을 온라인 대화방에 끌어들인 뒤 누나, 삼촌이라고 부르면서 접근합니다. 돈 내놓으란 얘기는 절대 안합니다. 일상적인 안부도 묻고, 무료로 종목 진단을 해주기도 합니다. 보통 조직 안에는 주식을 잘 아는 전문가들도 섭외돼있어서 전문적인 분석도 해줍니다.

그렇게 신뢰를 쌓은 뒤 주식투자앱을 앱스토어에서 다운받으라고 권유합니다. 그러면서 일단 소액을 넣어 투자를 해보자고 합니다. 실제로 입금된 금액이 표시되고, 종목 매매도 가능합니다. 주식투자앱의 이름도 실제 존재하는 증권사나 투자회사 이름을 사칭합니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수익률 조작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조직원들은 자신이 투자해둔 종목을 보여주면서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단 걸 앱을 통해 보여줍니다. 수익금을 인출해달라는 경우에 실제로 인출해주기도 합니다.

그렇게 피해자의 마음을 따뜻하게 사로잡은 조직원들은 '대박 건'이 있다며 큰 돈을 넣으라고 권유합니다. 그렇게 억단위 돈이 입금되면, 조직은 앱을 삭제하고 연락을 끊어버립니다. 그렇게 노후자금, 대출금, 비상금을 끌어다 넣은 피해자들은 소중한 돈을 모두 날리고 경찰을 찾게 됩니다.

저희 취재진은 이 과정을 인터랙티브 뉴스 웹페이지에 만들어 올려뒀습니다. 아래 링크를 누르시면 조직원의 음성과 함께 사기 수법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실 수 있습니다. 웹페이지는 KBS 홈페이지에 들어가셔도 볼 수 있습니다. 한 번씩 보시고, 혹시나 내가 이런 상황에 처해있다 싶으신 분들은 경찰이나 금융감독원에 신고해주세요. 관련해 제보주실 내용이 있다면 KBS에도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인터랙티브 기사 링크: 캄보디아의 [내부자들]: 불법 리딩방 의 비밀
https://news.kbs.co.kr/special/cambodia/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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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동희 기자 (eastshine@kbs.co.kr)

최인영 기자 (inyo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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