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 잠적했다" 쏟아진 신고…130억 전세사기 일망타진 비결은[베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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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걸리면 끝까지 간다.
한국에서 한 해 검거되는 범죄 사건은 113만건(2022년 기준). 사라진 범죄자를 잡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이 시대의 진정한 경찰 베테랑을 만났다.
실시간으로 크고 작은 고소·고발 사건을 처리해야 하는 일선서 수사과는 경찰 내에서 업무량이 많다는 평을 받는다.
영등포서 지능범죄수사2팀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전세사기로 입건한 피의자만 180여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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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 번 걸리면 끝까지 간다. 한국에서 한 해 검거되는 범죄 사건은 113만건(2022년 기준). 사라진 범죄자를 잡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이 시대의 진정한 경찰 베테랑을 만났다.
"집주인이 전화를 받지 않아서 전기료도 못 내고 있어요."
지난해말 서울 영등포경찰서 민원실로 '전세사기' 수사를 의뢰하는 임차인들 발길이 이어졌다. 150여세대와 전세임대차 계약을 맺은 건물주는 어느날 잠적했다.
강경상 영등포서 지능범죄수사2팀장(53·경감)과 팀원들은 타 경찰서에 접수된 변씨 관련 전세사기 사건까지 맡아 병합 수사했다. 실시간으로 크고 작은 고소·고발 사건을 처리해야 하는 일선서 수사과는 경찰 내에서 업무량이 많다는 평을 받는다. 이런 상황에서도 강 팀장과 팀원들은 약 8개월간 수사 끝에 130억원규모 전세 사기를 벌인 일당 전원을 검찰에 넘겼다.
강 팀장은 "우리팀의 주수사관이 수사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며 "이번 사건에 대해 영등포서를 집중수사관서로 지정해주시길 요청했다"고 했다.
우선 강 팀장과 팀원들은 세입자들 피해 접수에 집중했다. 경찰은 변씨와 구씨가 소유한 오피스텔들의 임차인 명단 확보부터 시작했다. 다수 피해자는 경찰 연락을 받기 전까지 집주인이 잠적했다는 사실을 몰랐다. 피해 접수를 진행한 결과 약 150여세대가 보증금 130억원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었다.
강 팀장은 약 8개월간 수사 끝에 구씨와 변씨 등이 이른바 '바지 임차인'까지 구해 전세보증금을 '돌려막기' 한 혐의를 포착했다. 2016년쯤 신용등급이 낮아 부동산 매매 계약이 어려웠던 구씨는 지인 변씨와 공동 명의로 금융기관 대출을 받아 오피스텔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기존 전세임대차 계약을 승계하고 대출금을 더해 이른바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오피스텔 4채를 구매했다.
수사결과 이들이 은행을 상대로 사기 대출까지 받았던 사실도 드러났다. 브로커를 통해 명의를 빌려줄 20·30대 세입자를 구하고 허위로 전세계약을 맺었다. 허위 전세계약서를 이용해 은행으로부터 전세보증금을 대출받으면 명의 대여자에게 소정의 금액을 지급하고 전세대출금은 구씨 등이 챙기는 방식이다.
이들은 부동산 가격 하락이 계속되자 2023년 하반기부터 세입자와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변씨와 구씨는 지난 6월 구속됐고 강 팀장과 동료들은 이들과 명의 대여자 등 8명을 지난 6월말 검찰에 송치했다.
강 팀장이 이끄는 영등포서 지능범죄수사2팀에서는 지난 4개월간 특별승진(특진)자만 2명이 나왔다. 지난 3월엔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 난입한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을 구속 송치한 담당수사관이 특진했다.
지난달엔 전세사기 담당수사관이 특진했다. 영등포서 지능범죄수사2팀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전세사기로 입건한 피의자만 180여명에 이른다.
강 팀장도 2215억원을 횡령한 오스템임플란트 전 재무팀장 이모씨를 검거한 공로로 2022년 경감으로 특진했다. 그는 특진의 비결을 '원팀으로 일하는 분위기'라고 말한다. 강 팀장은 "다들 긍정적인 태도와 의지, 능력이 있다"며 "'으쌰으쌰' 하는 팀 분위기가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했다.
공수부대에서 복무한 부사관 출신인 강 경감은 1998년 경찰관이 됐다. 경찰 생활의 대부분을 형사와 수사 업무에 매진한 그는 "남은 경찰생활동안 후배들에게 수사 노하우를 전해 주고 싶다"고 했다.
정세진 기자 sej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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