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의 맛·탐욕의 향 가득한 향신료 쟁탈전
진귀한 기호식품이자 최대 투자처
유럽 열강 말루쿠제도 두고 각축전
바닷길 개척·주식회사의 탄생 등
착취 ·다툼 역사 드라마틱하게 구성
향신료 전쟁 - 세계화, 제국주의, 주식회사를 탄생시킨 향신료 탐욕사/ 최광용/ 한겨레출판사/ 2만원
인류 역사상 가장 비싼 회사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둘째는 주식회사의 탄생이다. 동인도회사의 설립은 글로벌 경제사에 대변혁을 일으켰다. 1600년 런던의 상인과 모험가들은 보다 효과적인 항로 개척을 위해 동인도회사를 설립하고 동인도제도로 선단을 보냈다. 엘리자베스 1세도 그들을 지원했다. 영국 동인도회사는 항해가 끝나면 벌어들인 돈을 투자금에 따라 배당하고 정산을 끝내는 일종의 합자회사 형태였다.
기업은 생산과 판매를 독점해 이익을 극대화하려 하지만 이 전략은 위험하다.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는 자는 내구력과 난관을 극복할 힘을 키우는데, 독점자는 그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기 때문이다. 내외부적으로 취약해지기 십상이다. 네덜란드 동인도회사가 그랬다. 변화보다 안주를 택했다. 그로 인해 거대 조직에 차츰 내부 균열이 생겼고 부패, 비능률, 나태가 만연해져 결국 파산했다.
반면 영국은 세력이 약해진 네덜란드령 식민지를 공격해 자국의 식민지로 편입했다. 1809년 영국은 말루쿠제도와 반다제도에서 네덜란드를 몰아내고 향신료 전쟁의 최종 승자가 됐다.
셋째는 제국주의의 시작이다. 유럽인들의 향신료 사랑은 아시아 국가들의 식민 지배라는 안타까운 결과로 이어졌다. 당시 유럽 강국들의 항로 개척은 식민지 경쟁을 예고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동인도회사의 주목적은 무역이었지만 실제로는 회사 영토 내에서 사법, 외교, 군사 활동의 권리를 가지고 식민지 경영에 집중했다. 사실상 총독부의 역할을 한 것이다. 이들은 이익을 챙기는 데 혈안이 되어 약탈과 학살도 서슴지 않았다. 향신료 전쟁은 인간의 끝없는 탐욕과 흉포를 여실히 보여 준다.
김신성 선임기자 sskim65@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윗집男 칼부림에 1살 지능된 아내”…현장 떠난 경찰은 “내가 찔렸어야 했나” [사건 속으로]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이 나이에 부끄럽지만” 중년 배우, 언론에 편지…내용 보니 ‘뭉클’
- “39만원으로 결혼해요”…건배는 콜라·식사는 햄버거?
- “송지은이 간병인이냐”…박위 동생 “형수가 ○○해줬다” 축사에 갑론을박
- “식대 8만원이래서 축의금 10만원 냈는데 뭐가 잘못됐나요?” [일상톡톡 플러스]
- “북한과 전쟁 나면 참전하겠습니까?”…국민 대답은? [수민이가 궁금해요]
- “홍기야, 제발 가만 있어”…성매매 의혹 최민환 옹호에 팬들 ‘원성’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