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칼럼] '피벗'의 시기, 금융자산 포트폴리오 전략은?

서진주 IBK기업은행 서울대역지점 VM팀장 2024. 8. 31.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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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비자물가지표(CPI)가 안정화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로 긴축했던 통화정책의 전환(피벗, pivot) 시기가 왔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사진=로이터
미국 소비자물가지표(CPI)가 안정화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로 긴축했던 통화정책의 전환(피벗, pivot) 시기가 왔다. 지난 달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통화정책을 조정할 시간이 왔다"며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본격적인 통화정책 전환(피벗)을 앞두고 앞으로의 투자 방향성과 금융자산 포트폴리오를 살펴보자.


확정금리형 저축성 보험 가입


미국의 정책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한국은행도 그간 동결했던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적금 계획이 있다면 한국 기준금리 인하 전 3% 중후반대 예금을 빠르게 가입하자. 금리 인하를 대비해 예금 만기를 길게 가져가는 것도 좋다.

특히 금리 인하기에는 예금보다 높은 금리와 비과세 혜택이 있는 확정금리형 저축성 보험을 가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5년 이상 유지할 수 있는 중장기 여유자금이라면 현재 금리를 5년간 확정받을 수 있는 저축성 보험에 투자하자. 확정금리형 보험은 계약시점의 금리가 만기(또는 확정기간)까지 유지되므로 금리 인하기에 더 매력적인 상품이다.

일정 조건을 만족하면 비과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저축성 보험은 월납 150만원(5년납 이상), 일시납 1억원 한도로 10년을 유지하면 비과세된다. 비과세 저축성 보험은 금융소득종합과세에도 합산되지 않으므로 절세에 더욱 효과적이다. 다만 보험 상품은 사업비가 있어 중도해지시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투자기간과 해지환급금을 잘 확인하고 가입해야 한다.


장기채권 비중 확대로 수익성 증대


국내·외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전환(피벗)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채권 투자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많아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개인투자자가 매수한 채권 규모는 28조원 이상으로 지난달 매수한 개인투자자의 채권만 2조원이 넘는다. 채권은 발행자의 신용에 따라 정해진 이자(쿠폰금리)를 지급받고 만기에 원금이 회수되는 구조로 이자수익과 매매차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상품이다.

채권가격과 금리는 반비례 관계로 금리가 하락가면 채권의 가격은 올라간다. 통화정책 전환으로 금리인하 사이클이 시작하면 채권 투자 비중을 늘리는 것이 유리하다. 현재의 높은 금리로 채권을 매수해 수익률을 확보하고, 추후 금리 인하로 채권가격이 상승하면 채권을 매도해 매매차익(자본차익)을 얻을 수 있다.

채권은 만기가 길수록 금리에 따른 채권가격 변동폭이 크기 때문에, 장기채권일수록 금리 하락에 대한 채권가격 상승률이 더 높다. 수익률이 중요한 투자자라면 금리 인하 시기에 장기채권 투자 비중 확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다만 9월 금리 인하가 어느 정도 채권에 선반영되어 있다는 점과 향후 미국 대선까지 시장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장단기 비중을 조절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금리 변동성에 대비해 유동성을 갖는 고금리 단기채권과 금리 하락시 수익을 볼 수 있는 장기채권을 함께 가져가는 바벨 전략을 유지하되, 금리 인하가 본격화되면 장기채권의 투자 비중을 높여 수익률을 확보하는 적극적인 투자 전략을 세워보자.

다만 최근 관심이 높은 미국 국채 등 해외 채권에 환전을 해서 투자하는 경우, 지금처럼 환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는 환차손이 발생할 수 있어 이러한 부분까지 충분히 고려하여 투자해야 한다. 원·달러 환율이 내려가면 원화로 환산한 실효수익률은 예상보다 낮아질 수 있다.


유통물 저쿠폰 채권투자, ISA계좌 활용


미국 소비자물가지표(CPI)가 안정화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로 긴축했던 통화정책의 전환(피벗, pivot) 시기가 왔다./사진=이미지투데이
개인투자자들의 채권 투자가 증가했지만 여전히 많은 고객들이 채권 투자를 어렵게 생각한다. 채권에 투자하고 싶다면 직접 매수하는 방법 외에도 상장지수펀드(ETF), 채권형 펀드를 통해 더 쉽게 투자할 수 있다. 상장지수펀드(ETF)로 투자하면 달러 자산 없이도 미국 채권에 투자할 수 있고, 환율 변동에 대비하여 환헤지형 상품으로도 가입이 가능하다.

특히 세제 혜택이 있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통해 투자하면 더욱 유리하다. ISA는 하나의 계좌로 주식, 펀드, 채권 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만능통장이다. 연간 2000만원씩 최대 1억원까지 납입 가능하고 의무가입기간 3년 유지시 200만원 한도(서민형 400만원)로 비과세된다. 비과세 한도 초과분에 대해서도 9.9% 저율로 분리과세되고 건강보험료 산정에도 제외되니 절세에 유리하다.

만약 5000만원을 연 5%의 채권에 투자했다고 가정해보자. 연간 250만원, 3년간 총 750만원의 채권 이자소득이 발생한다. 일반 계좌로 투자했다면 750만원의 15.4%인 115만5000원의 이자소득세를 내야하지만, ISA계좌로 투자하면 이자소득 200만원(일반형)까지는 비과세되고 초과금액에 대해서는 9.9%로 분리과세되어 54만4500원만 과세된다. 세금으로 내야 할 약 61만원이 절세되니 채권 투자의 실질적인 수익률이 높아지는 셈이다.

아직 논란이 많은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유예)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저쿠폰 유통물을 활용한 채권투자 방법도 여전히 유효하다. 금융소득과세 대상자라면 채권 매매차익 비과세를 활용하자. 기존에 발행된 표면금리가 낮은 저쿠폰 채권을 할인된 가격에 매수해 이자에 대한 세금은 적게 내고 낮은 가격에 매수하여 발생한 채권 매매차익은 비과세되어 실질적인 투자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다만 채권 투자시 유의할 점은 채권이 주식에 비해 안전한 금융상품이기는 하나 원금손실 위험이 있는 투자 상품이라는 것이다. 시장금리의 변동성이나 채권 만기에 따라 채권 수익률이 변동될 수 있다.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하지 않고 중도에 매매시에는 시장금리에 따라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므로 본인의 투자 목표와 기간을 설정하고, 금융상품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해 본인의 투자성향에 맞게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

글로벌 경제 전환(피봇)과 금리 인하로 투자 환경이 변하고 있다. 시장의 변동성이 큰 시기이니만큼 금융자산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필요한 때이다. 채권의 투자 비중을 높이되 본인의 투자성향에 따라 장·단기 비율을 조정하고, 금리 인하시 상승이 기대되는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나 고배당 ETF 등에도 분산 투자하는 것을 추천한다.

최근 급등한 가격에 부담은 있지만 장기적으로 상승이 예측되는 KRX 금 현물 ETF나 신탁 등에 일부 투자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 하다. 투자자로서 시장 이슈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나만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서진주 IBK기업은행 서울대역지점 VM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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