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막바지에 우승후보 6팀?...'매경기 결승전'된 2024 K리그1[스한 위클리]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2024시즌 K리그1(프로축구 1부리그)은 벌써 종반부로 접어들었지만, 우승 후보는 아직 '6팀'이나 된다. 일부 팀이 리그의 패권을 양분했던 지난 몇 년을 돌아보면 너무나 놀라운 일.
매 경기가 선두 방어전이고, 순위 쟁탈전인 2024시즌 K리그1은 축구 팬들에게 역대급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트로피는 전북에서 울산으로, 7년 동안 '현대가 천하'
최근 몇 년간 K리그1의 패권은 전북 현대 또는 울산HD가 쥐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전북이 오랫동안 리그의 절대자로 군림했다. 전북은 지난 9시즌 중 7시즌(2014, 2015, 2017, 2018, 2019, 2020, 2021)을 K리그1 왕좌에 올랐다. 여기에 K리그 최다 기록인 '리그 5연패'도 달성했다. 너무나 압도적인 행보에 팬들 사이에서 '어우전(어차피 우승은 전북)'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이런 전북에 도전장을 내민 팀이 바로 울산이다. 전북은 지난 2019년부터 3년 연속으로 선두였던 울산을 리그 막판에 극적으로 제치고 겨우 역전 우승을 이뤄냈다. 양 팀의 희비는 매번 근소한 차이로 갈렸다. 2019년에는 두 팀이 승점 79점으로 동률인 상황에서 전북(72골)이 최종 득점에서 울산(71골)보다 1골 앞서면서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진 2020년(전북 승점 60, 울산 승점 57)과 2021년(전북 승점 76, 울산 승점 74) 또한 리그 최종전에서야 우승이 결정된 초박빙의 시즌이었다.
울산은 3전4기 끝에 전북의 아성을 무너뜨리는 데 성공했다. 우승에 목마른 '호랑이 군단'은 절치부심한 2022시즌 4라운드 전북전 1-0 승리 포함 시즌 초반 9경기 연속 무패(7승2무)와 함께 독주에 나섰다. 전북이 3연패 포함 1승2무3패에 그쳤던 6라운드 기준 전북(승점 5)과 울산(승점 16)의 승점 차는 무려 11점이었다. 우승 경쟁 팀 간의 격차가 초장부터 확 벌어진 것이다. 결국 시즌 끝까지 선두를 지켜낸 울산이 2022년 10월16일 37라운드 강원FC 원정에서 승리하며 2005시즌 이후 17년 만에 K리그1 정상에 올랐다.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임한 울산의 2023시즌 행보는 더욱 압도적이었다. '현대가 라이벌' 전북이 초반 11경기서 6패를 당하며 하위권으로 떨어진 반면, 울산은 5월까지 리그 15경기를 치르는 동안 6연승을 두 번이나 달성하며 승점 38점의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반환점인 19라운드에서는 역대 K리그1 전반기 최다 승점 공동 1위(47점)를 기록하기도 했다. 울산은 여유로운 리그 운영 끝에 2022시즌보다 2경기 빠른 35라운드에 대구FC를 꺾고 조기 우승을 달성했다. 2023시즌 K리그1 4라운드가 펼쳐졌던 지난해 3월19일 이후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고 우승을 이뤘다.
울산과 전북은 최근 리그 우승을 나눠가진 것도 모자라, 선수단 연봉 지출 순위에서 매년 1, 2위를 다투고 있다. 그만큼 유명 선수로 가득한 '호화 군단'을 만들었다는 것. 또한 울산이 큰 선수 유출 없이 2024시즌을 맞이했고, 전북은 티아고, 이영재, 권창훈, 에르난데스, 김태환 등 다양한 포지션에 유명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2024시즌에도 K리그1 우승은 현대가에서 어렵지 않게 가져가는 듯했다.
▶리그 종반부 우승 후보는 '6팀', K리그1 우승 경쟁 '춘추전국시대'
울산이 2024시즌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한 것은 예년과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전북이 시즌 21경기를 치를 때까지 단 3승(8무10패)에 그치며 강등권으로 추락한 것은 충격적이었다. 지난 시즌 후반 반등하며 4위로 마무리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28경기 동안 승점 29점(7승8무13패)의 10위(이하 8월30일 기준)로 정말 강등을 걱정해야할 처지.
물론 울산도 직전 시즌만큼 독주를 펼치지 못하며 경쟁자들의 추격을 허용했고, 시즌 도중 홍명보 감독을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예기치 않게 보내며 더욱 흔들렸다.
'현대가'가 삐걱거리자 포항 스틸러스가 시즌 초반 먼저 연승을 이어갔다. 포항은 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장으로서 3년간 각 팀의 전술을 연구했던 '원클럽맨' 박태하 감독을 데려오며 팀 분위기를 다잡았다.
윤정환 감독 2년차에 완전히 스타일을 바꾸며 공격력을 극대화한 강원FC도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18세'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와 계약한 양민혁을 배출한 것은 덤이었다.
이밖에도 각 팀에서 군 복무를 위해 차출한 초호화 멤버로 승격과 동시에 우승 경쟁에 뛰어든 김천 상무, 김은중 감독 첫해에 뛰어난 조직력을 보이며 반전의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수원FC, 김기동 감독의 전술이 녹아들며 최근 5연승을 달린 FC서울도 있다.
38라운드를 치르는 K리그1의 28라운드까지 순위표를 보면, 1위 강원(승점 50)-2위 울산(승점 48)-3위 수원FC(승점 47)-4위 김천(승점 47)-5위 서울(승점 45)-6위 포항(승점 44)이 상위 6팀으로 우뚝 선 상태다. 인접한 팀 간 승점 차가 모두 3점 이내이기에 '맞대결'에서 한번만 이겨도 뒤집을 수 있는 순위다. 상위 6팀 중 서울을 제외한 5팀은 모두 선두를 경험해봤을 정도로 올 시즌 내내 K리그1에 절대 강자가 없기도 했다.
일단 33라운드까지 일정에도 6위 안에 드는 팀 간의 맞대결이 남아 있으며, 파이널A(1~6위)와 B(7~12위)로 나눠서 진행하는 34라운드부터는 1~6위팀들이 서로 한 번씩 만나야 한다. 1위 입장에서는 매 경기가 선두 방어전이며, 매 라운드 상위권 순위가 바뀌는 'K리그1 춘추전국시대'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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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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