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할 승률’ 최하위팀서도 자리 못 잡은 센젤..계속 추락하는 왕년 특급 유망주[슬로우볼]

안형준 2024. 8. 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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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2할 승률 팀에서도 살아남지 못했다. 센젤의 미래는 계속 어두워져만 가고 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8월 29일(한국시간) 내야수 닉 센젤을 방출했다. 지난 27일 화이트삭스가 DFA(Designated for assignment, 지명할당)한 센젤은 클레임 없이 웨이버 절차를 모두 통과했고 최종 방출됐다.

화이트삭스 합류 약 5주만의 방출이었다. 지난 7월 18일 화이트삭스와 FA 계약을 맺은 센젤은 화이트삭스에서 3루수와 지명타자, 우익수로 총 10경기에 출전했다. 하지만 성적이 처참했다. 센젤은 10경기에서 .100/.129/.133 1볼넷 8삼진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32차례 타석에서 단타 2개, 2루타 1개를 기록했을 뿐이었다. 타격 생산성이 '평균 이하'를 넘어 마이너스에 달했다.

센젤은 올시즌을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시작했다. 워싱턴에서 64경기에 출전한 센젤은 .209/.303/.359 7홈런 18타점으로 크게 부진했고 7월 방출을 당했다. 그렇게 방출된 센젤에게 손을 내민 팀이 올시즌 압도적인 리그 최하위인 '2할 승률 팀' 화이트삭스였다.

화이트삭스는 반전의 땅이 될 수도 있을 것처럼 보였다. 화이트삭스는 이미 일찌감치 시즌 성적을 포기했고 올시즌 성적이 좋은 타자도 한 명도 없었다. 센젤이 워싱턴에서 기록한 OPS 0.663은 화이트삭스 야수진에서는 상위권인 수치였다. 누적 기록은 조금 아쉽지만 워싱턴에서 만큼의 성적만 내도 화이트삭스에서는 자리를 잡는 것이 어렵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센젤은 그야말로 최악의 성적을 썼고 결국 '2할 승률 팀'에서도 살아남지 못했다. 팀 성적에 대한 미련이 없는 화이트삭스 입장에서도 센젤은 로스터 한 자리를 할당하는 것이 아까운 수준의 선수였다.

사실 센젤은 특급 유망주였다. 애틀랜타 태생의 1995년생 센젤은 테네시 주립대 출신 신인으로 2016년 드래프트에 참가했다. 그리고 신시내티 레즈로부터 1라운드 전체 2순위 지명을 받았다. 센젤보다 먼저 지명받은 선수는 미키 모니악(PHI 지명, 현 LAA) 단 한 명 뿐이었다.

최상위권에서 지명을 받은 만큼 기대도 컸다. 베이스볼 아메리카(BA), MLB 파이프라인 등은 센젤을 'TOP 10' 유망주로 평가하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센젤은 BA 기준 최고 7위, 파이프라인 기준 최고 6위의 유망주 순위를 기록했다. 마이너리그에서도 좋았다. 2017시즌 싱글A와 더블A에서 119경기 .321/.391/.514 14홈런 65타점 14도루를 기록했고 2018시즌에는 부상을 겪었지만 트리플A에서 44경기 .310/.378/.509 6홈런 25타점 8도루를 기록했다.

착실히 성장한 센젤은 2019년 5월 빅리그에 데뷔했다. 내야수보다는 중견수가 필요했던 신시내티는 중앙 내야수인 센젤을 중견수로 이동시켜 빅리그로 불렀다. 센젤은 데뷔시즌 104경기에 출전해 .256/.315/.427 12홈런 42타점 14도루를 기록하며 눈도장을 찍었다. 류현진(현 한화)을 상대로 안타를 기록하기도 한 센젤은 삼진이 다소 많지만 무난한 정교함과 중장거리 타격 능력, 빠른 발까지 두루 갖춘 선수로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데뷔시즌은 커리어하이 시즌이 됐다. 단축시즌부터 부진과 부상에 시달린 센젤은 2020-2022시즌 3년 동안 빅리그에서 169경기 .229/.295/.314 8홈런 41타점 12도루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2023시즌에는 성적이 조금 올랐지만 역시 104경기 .236/.297/.399 13홈런 42타점 6도루로 평균 이하였다. 센젤에게 5년이나 기회를 준 신시내티는 결국 인내심의 한계를 맞이했고 2023시즌 종료 후 센젤을 논텐더 방출했다.

신시내티에서 방출된 센젤은 지난 12월 워싱턴과 계약했다. 부진 끝에 논텐더 방출된 선수지만 워싱턴은 1년 200만 달러의 메이저리그 계약을 안겼다. 팀 전력이 약한 탓도 있지만 특급 유망주였던 센젤이 반등할 수도 있다는 기대도 담긴 계약이었다. 하지만 반전은 없었다. 워싱턴이 주전 3루수로 기회를 부여했지만 부진한 센젤은 결국 방출됐고 최약체 화이트삭스에서도 자신의 자리를 만들지 못했다.

메이저리그에서 6년 동안 기록한 성적은 451경기 .232/.299/.363 40홈런 143타점 33도루. 부상으로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적지 않은 기회를 얻었음에도 자신을 증명하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센젤은 어느새 29세가 됐다. 내년 시즌이면 30대에 접어든다. 이제는 시간이 많지 않다.

엄청난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빛을 보지 못하고 사라지는 선수들은 부지기수다. 현재 흐름대로라면 센젤도 그런 '실패한 유망주'들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공수주를 모두 갖춘 특급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지만 이제는 그 기대감도 점차 떨어져가고 있다. 과연 센젤이 그간의 실패를 딛고 반전을 보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자료사진=닉 센젤)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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