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절하게 쓴맛이 국민 음료로"...커피 130년의 역사

박순표 2024. 8. 31.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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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국민이 가장 많이 먹는 음식 3가지가 있습니다.

김치와 밥, 그리고 나머지 하나가 바로 커피라고 합니다.

서양에서 들어왔지만 어느새 국민 음료로 자리 잡은 커피의 역사를 한눈에 보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박순표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우리나라에서 커피를 처음 마신 사람 가운데 가장 알려진 사람은 고종 황제입니다.

명성황후 시해 사건이 나고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한 고종에게 러시아 측이 대접한 음료가 커피였습니다.

덕수궁으로 돌아온 고종은 최초의 서양식 카페 [정관헌]을 짓고 외교 행사에 커피를 활용했습니다.

당시 사용된 커피잔에는 정관헌의 기둥과 마찬가지로 대한제국의 상징 오얏꽃이 새겨져 있습니다.

일반인들은 한국전쟁 직후 미군이 원조한 전투식량에서 커피를 처음으로 맛봤습니다.

소설가 박완서는 "기절하게 쓴맛"이라며 낯선 서양 음료의 맛을 회고했습니다.

1960년대 명동과 종로의 음악다방에 젊은이들이 모여들면서 커피도 조금씩 자리를 잡습니다.

1970~80년대 우리 경제의 고도 성장기 직장인들과 애환을 함께 한 자판기와 인스턴트커피는 커피 대중화의 일등 공신이 됐습니다.

[정연학 / 인천광역시 학익동 : 직장인들은 보통 자판기, 자판기에 여러 커피 종류가 있는데, 그걸 눌러서 먹는 것들이 일반화되고, 아침에 출근하거나 점심에 밥 먹거나]

전시회에는 시대별 커피 제품 외에도 커피와 함께 한 한국인의 발자취를 다양한 설문 조사와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바리스타가 함께하는 시음회와 토크 콘서트는 전시회의 지루함을 덜어줍니다.

[오아란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 : 1930년대에도 요즘은 있었고 70년대에도 요즘은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과거부터 지금까지 그때 그 시절의 커피, 지금 마시고 있는 커피, 요즘의 커피들을 이야기해보는 전시를 준비했습니다.]

국민 음료로 자리를 잡기까지 커피가 갖는 문화사적 의미를 되돌아보는 이번 전시회는 11월 초순까지 국립민속박물관에서 계속됩니다.

YTN 박순표입니다

촬영기자:김정한

디자인:전휘린

YTN 박순표 (spa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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