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고수온에 ‘국민 횟감’ 우럭이 가장 큰 피해

김준호 기자 2024. 8. 31.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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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온 28도 넘으면 숨 못 쉬고 폐사
지난 12일 충남 태안군 안면읍 대야도 양식어민이 망연자실한 채 죽은 우럭들이 담긴 통을 바라보며 앉아 있다. 전날까지 태안에서는 우럭 55만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우리나라 앞바다의 수온이 급상승해 양식장 피해가 커지면서 높은 수온에도 잘 버틸 수 있는 ‘수퍼 어종’ 개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10여 년 전부터 해수 온도 상승에도 잘 버틸 수 있는 어종을 연구해왔다. 하지만 여름에는 뜨겁고 겨울에는 차가운 우리나라 바다를 견딜 수 있는 어종을 개발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2021년 동남아산 대왕바리(자이언트그루퍼)와 ‘다금바리’로 불리는 제주 자바리를 교잡해 ‘대왕자바리’를 개발했다. 하지만 치어 한 마리 가격이 약 3000원으로 우럭(120원)의 20배가 넘어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여름철 제주도와 추자도 근처에서 잡히는 난류성 어종인 벤자리를 눈여겨보고 있다. 벤자리는 농어목으로 40㎝ 정도까지 자란다. 여름철 회로 먹으면 기름지고 쫀득해 맛이 좋다. 국립수산과학원 남보혜 박사는 “벤자리는 28~30도 높은 수온에도 서식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남해안 가두리 양식장에서 겨울도 무사히 날 수 있을지 시험할 계획”이라고 했다. 수산과학원은 이르면 내년에 벤자리 치어를 양식용으로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벤자리 외에 제주도 인근 바다에 사는 잿방어, 긴꼬리벵에돔 등도 시험 후보군이다.

우선 대체하려는 어종은 우럭(조피볼락)이다. 우럭은 우리나라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국민 횟감’으로 양식장에서 많이 기르는 어종이다. 생산성이 높아 어민들도 선호한다. 단위 면적당 생산량이 참돔이나 감성돔보다 2배가량 많다고 한다. 출하하는 데 걸리는 기간도 2년 정도로 짧다. 알 대신 새끼를 낳는 난태성 어종이라 치어 생존율이 높고 키우기 쉽다.

그러나 우럭은 상대적으로 차가운 물에 사는 한대성 어종이다. 요즘 같은 뜨거운 여름철을 버티기 어렵다. 우럭이 서식할 수 있는 수온은 7~26도로 수온이 28도 이상이면 숨을 쉬지 못하고 폐사한다. 이 때문에 올여름 해수 온도 상승으로 가장 많이 죽은 어종이 우럭이다. 폐사한 물고기 10마리 중 7마리가 우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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