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빅컷 가능성…적정 코스피는 3257선, 17% 저평가”
‘닥터둠’ 김영익의 반전
우선 금리 인하 시기는 9월로 예상되는데, 인하 폭이 가파를 수 있다.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 시기와 속도에 대해 앞으로 발표될 경제 데이터와 전망 그리고 다양한 리스크 요인을 고려하면서 결정할 것이라 했다.
연준의 통화정책 목표가 물가 안정과 고용 최대화에 있는 만큼 두 가지 데이터가 중요하다. 우선 물가는 안정되고 있다. 2022년에 7.1%였던 개인소비지출 물가상승률(전년 같은 달 대비)이 올해 6월에는 2.5%로 낮아졌다. 금리 인상의 시차 효과로 소비 등 수요가 위축되면서 9월 이후 물가상승률은 2%대 초반까지 더 낮아질 전망이다.
‘테일러 준칙’ 따른 미 3분기 적정금리 4.2%
문제는 고용이다. 고용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소비인데, 소비 증가세는 앞으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 이유는 가계 저축률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가계 저축률은 3.6%로, 2000~2019년 상반기 평균치 5.2%보다 훨씬 낮았다.
실질소득도 소비 증가를 제한하는 요인인데, 지난해 4월 이후 1인당 실질소득은 5만 달러 초반대에서 정체하고 있다. 특히 중위 가구의 실질소득은 2019년 7만8250달러에서 2022년에는 7만4580달러로 4.7%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 상승으로 가계의 이자 부담은 늘었다. 가계의 가처분소득에서 이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1.5%(2010~23년 평균 1.9%)에서 올해 6월에는 2.5%까지 늘었다.
그렇다면 얼마나 내릴까. 필자가 ‘테일러 준칙’에 따라 적정금리를 추정해보면 2024년 3분기 4.2%로, 현재 연준이 유지하고 있는 5.25~5.50%보다 훨씬 낮다. 9월 FOMC에서 연준의 ‘빅컷’(기준금리 0.50%포인트 인하)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11~12월 FOMC에서도 추가로 금리를 더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이 이 같은 예상대로 움직인다면, 미국 경제가 깊은 침체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다. 즉, 현재 상황이 침체로 접어든 만큼 금리 인하 폭이 커질 것이고, 이 덕에 침체에 빠지더라도 골은 깊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원화 가치 상승은 수입물가 하락으로 이어져 생산자·소비자 물가 안정을 불러올 것이다. 환율과 물가가 안정되면 한국은행도 10월부터는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 금리 하락은 시차를 두고 소비 등 내수 회복에 기여할 것이다. 지난해 4분기 이후 수출이 증가하면서 우리 경제가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는 만큼, 내수가 살아나면 경제 회복 속도는 좀 더 빨라질 수 있다.
주가, 장기적으로 명목 GDP 따라 상승
주가는 장기적으로 명목 GDP를 따라 상승한다. 2001~23년 명목 GDP가 연평균 5.7%였고 이 기간 코스피는 6.9% 상승했다. 올해 명목 GDP는 5.5%(실질 GDP 2.5%+GDP 디플레이터 3.0%)로 예상되는데, 이 경우 적정 코스피는 3257선이 된다. 최근 코스피가 2700 안팎에서 변동하고 있는데, 적정 수준에 비해 17% 정도 저평가된 상태라는 얘기다.
주가는 시간이 가면 제자리로 간다. 최근 2년 우리 주가의 상대적 부진으로 많은 투자자가 미국 증시로 갔다. 미국보다는 한국 증시 투자 비중을 늘릴 때가 다가오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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