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판매 동반 감소…정부 ‘내수 회복세’ 진단과 엇박자
지난달 산업생산은 3개월 연속 감소했고,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4년 만에 가장 낮다. 한국 경기가 여전히 ‘회복 흐름이 이어진다’는 정부의 진단과 엇갈리는 경기 신호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 지표인 전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4% 감소했다. 지난 5월(-0.8%)과 6월(-0.1%)에 이어 석 달째 마이너스다. 3개월 연속 하락세가 이어진 건 2022년 8~10월 이후 21개월 만이다.
지난달 종합적인 경기(景氣)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4로 전월보다 0.6포인트 하락했다. 5개월 연속 하락세로 18개월 만에 처음이다. 그런데도 이날 기획재정부는 다시 한번 낙관론을 펼쳤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감소세지만, 선행지표인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가 지난해 5월부터 1년 넘게 상승세를 그린 점을 회복 흐름의 근거로 꼽았다.
투자 분야 역시 선행지표인 건설수주가 2개월 연속 증가한 것이 기재부 분석을 뒷받침한다. 생산 쪽에선 반도체·자동차 생산이 전월보다 많이 감소한 점을 두고 기재부는 “수출 호조세 등을 고려하면 일시적 조정으로 판단된다”고 해석했다. 자동차 파업과 반도체 기저효과 등의 요인도 일시적일 것이란 판단이다.
그러나 문제는 내수 지표인 소비다. 기재부는 생산·소비·투자 중 소비 분야만큼은 낙관적인 분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소매판매는 전달과 비교한 것(-1.9%)은 물론 1년 전과 비교(-2.1%)해도 하락세를 띠고 있어서다. 외부 기관들은 내수를 포함한 한국 경기에 대해 부정적 진단을 내놓았다.
한국개발연구원은(KDI)은 8일 올해 전년 대비 민간소비 증가 전망치를 1.8%에서 1.5%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재부와 KDI는 각자 중점을 두는 초점이 다르기 때문에 상반된 시각이 나오는 것”이라며 “두 논리를 종합하면 내수는 안 좋고 수출만 좋은 상황으로 정부 정책은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한 내수 살리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SUN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