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한국사 교과서 9종 검정 통과…모두 ‘자유민주주의’ 표현 포함돼
내년부터 고등학교에서 사용하는 한국사 교과서가 공개됐다. 2022년 개정된 새 교육 과정에 따라 ‘자유민주주의’ 등 보수학계의 주장을 반영한 표현이 교과서에 수록됐다. 교육부는 30일 새 교육 과정에 따른 초·중·고교 검정교과서 심사 결과를 관보에 게재했다. 내년엔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에 새 교육 과정이 적용된다.
관심이 쏠린 건 고교 한국사 교과서다. 고등학교 한국사Ⅰ·Ⅱ의 경우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검정 심사를 통과한 출판사는 총 9곳으로, 이들의 한국사 교과서엔 모두 ‘자유민주주의’라는 표현이 포함됐다. 그동안 보수 진영에선 ‘민주주의’로 기술할 경우 북한의 인민민주주의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라 교육에 부적절하다고 주장해 왔다. 1948년 8월 15일에 대해서는 교과서 9종 모두 보수학자들이 써온 ‘대한민국 수립’ 대신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표현해 건국절 관련 논란은 피해 가게 됐다.
새 교과서에는 북한의 도발 사실도 보다 명확히 표현됐다. 동아출판사의 한국사Ⅱ 교과서가 “북한이 천안함 피격 사건과 연평도 포격전을 일으키고 잇따라 핵실험을 하면서 남북관계가 악화됐다”고 서술한 게 대표적이다. 이번에 처음 검정을 통과한 한국학력평가원 교과서를 놓고는 우편향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부분의 교과서와 달리 유일하게 이승만 정권에 대해 ‘독재’라는 단어를 쓰지 않으면서다. 부정선거 시도 이유에 대해서는 ‘집권 연장’이란 표현을 썼다.
검정을 통과한 새 교과서는 현장 검토를 위해 다음달 2일부터 전시본 형태로 일선 학교에 공개된다.
최민지 기자 choi.minji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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