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지원’ 우크라 F-16 추락… 간판 격 조종사 전사
우크라이나가 최근 전선에 투입한 F-16 전투기 중 한 대가 지난 26일 추락하면서 조종사 1명이 전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4일 “서방에서 지원받은 F-16 전투기가 임무에 투입됐다”고 밝힌 지 20여 일 만이다.
키이우 포스트 등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들은 29일 “지난 26일 방공(防空) 작전에 나선 F-16 전투기 중 한 대가 추락했다”며 “이 사고로 전투기를 몰던 올렉시 메스(31) 중령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은 이날 200개가 넘는 미사일과 무인기(드론)를 동원해 우크라이나 전역에 무차별 공습을 벌였다. 우크라이나 공군에 따르면 그는 이날 새벽 긴급 출동해 순항 미사일 3기와 드론 1기를 파괴하는 전과를 올렸다. 그러나 작전 중 갑자기 무선 교신이 끊어졌고, 수색 결과 추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메스 중령은 콜사인(무전 호출 부호) ‘문피시(Moonfish)’로 유명한 우크라이나의 간판 조종사 중 한 명”이라고 전했다. F-16을 몰기 전에는 미그-29 전투기 편대장으로 활약했다. 우크라이나의 F-16 전투기 지원 호소 캠페인에 나왔고, 직접 미국 의회를 찾아 상·하원 의원들을 만나기도 했다. F-16 지원이 확정된 이후엔 미국에서 6개월여간 F-16 조종 훈련을 받았다.
우크라이나에 배치된 F-16 전투기가 추락·파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크라이나 공군이 원인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조종사 실수와 기체 결함, 우크라이나 방공 미사일에 의한 오인 격추 등 다양한 추정이 쏟아지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조종사의 실수 가능성은 낮다”며 “명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국제 전문가들이 참여한 조사가 이뤄질 것이다”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8월 이후 덴마크, 네덜란드, 노르웨이 등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로부터 총 80여 대의 F-16 제공을 약속받았다. 그러나 지금까지 전달받은 F-16은 10대 미만이고, F-16 조종이 가능한 조종사도 6명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와중에 벌어진 F-16 추락은 단 한 대의 전투기와 조종사도 소중한 우크라이나 입장에서 적지 않은 손해다. 우크라이나는 현재 30여 명의 조종사를 미국과 유럽 각국의 F-16 훈련 센터에 보내 교육 중이나, 전선에 투입하기까지는 최소 6개월~1년의 기간이 필요해 실전에 투입할 자원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마음이 급해진 우크라이나는 서방의 적극적 지원을 재차 촉구하고 나섰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 공격에도 뛰어들면서 더 많은 무기가 절실한 입장이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29일 벨기에 브뤼셀을 찾아 “서방 국가들은 겉으로는 러시아 본토 공격에 반대하지 않지만, 이를 허용하는 실질적 조치는 부족하다”며 “러시아 영토 내 합법적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무기 공급 확대, 또 사용 제한 해제를 서둘러 달라”고 했다.
쿨레바 장관은 패트리엇 등 방공 미사일 추가 공급도 재촉했다. 그는 “지난달 나토 정상회의에서 약속된 패트리엇 시스템 중 일부가 아직 전달되지 않고 있다”며 “일부 국가는 관료주의를, 또 다른 국가는 선거 등 민감한 국내 정치 상황을 핑계로 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75739
🌎국제퀴즈 풀고 선물도 받으세요! ☞ https://www.chosun.com/members-event/?mec=n_quiz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모던 경성]이효석의 애독서 ‘어머니’는 왜 386 운동권 필독서가 됐을까
- 어느새 여기까지 올라왔다, 현재 한국에서 가장 맛있는 사과가 나는 곳
- 박원갑 “부동산에 타이밍? 게으른 사람이나 찾는 것. 돈 버는 사람은 그때...”
- 몸 으슬으슬할 때 국내산 침향환 100환, 4만원대 특가
- 당분간 난방 걱정 없는 탄소매트, 4만원 대 특가
- “인생에서 가장 감격스런 순간”… 일본 미나미자키, 한국 시니어 오픈 정상
- 지지율 19%, 모든 계층에서 부정적
- 민주당, 오늘 장외집회 총동원령
- “尹 전면 쇄신 나서고, 金여사는 활동 중단 직접 밝혀야”
- 여권서 터져 나오는 “내각 총사퇴” “참모진 개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