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북으로 변신한 ‘직지’...“경이롭다” 소문에 청주로 달려갔다

청주/박근희 여행기자 2024. 8. 31.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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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주말]
‘직지의 고향’
청주로 떠난 기록 여행
오는 9월 4~8일에 개최하는 '직지문화축제' 기간에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 센터 1층에서 선보이는 '디지털북 직지'. 실제 책처럼 책장을 넘길 때마다 직지 표지 등 실감 영상이 책에 구현된다. /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1분에 약 300타. 정갈한 글자들이 디지털 A4 용지 한 장을 채우는 데 5~10분이면 족한 세상. 활자가 범람하는 시대를 살며 가치 있는 기록이 더없이 소중하게 느껴지는 때, 시간을 거슬러 누군가 한 자 한 자 정교하게 새겨 후대에 선사한 위대한 유산이 있다.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인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 일명 ‘직지(直指)’다. 오는 9월 4~8일 ‘직지문화축제’를 앞두고 직지의 고향, 청주로 갔다.

◇‘디지털북 직지’가 등판한다

“理事不二(이사불이), 이치와 현상은 둘이 아니다. 靜亂不二(정란불이), 고요함과 산란함은 둘이 아니다. 善惡不二(선악불이), 선과 악은 둘이 아니다….”

커다란 디지털북의 책장을 넘길 때마다 직지의 가르침과 함께 책 위로 달이 뜨고, 참선하는 부처의 모습이 실감 영상으로 펼쳐진다.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배경 음악은 덤. 지난 23일 청주시 흥덕구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 센터’(ICDH) 1층에 이제 막 설치를 마친 ‘디지털북 직지’가 시험 작동하는 순간, 지켜보던 이들 사이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기획자도, 엔지니어도, 직지문화축제 관계자들도 실제 책처럼 구현되는 전시물에 경이롭다는 반응이었다.

멀리 프랑스국립도서관에 보관 중인 우리의 소중한 유산 직지가 직지문화축제를 앞두고 ‘디지털북 직지’로 태어났다. 가로 920㎜, 세로 600㎜ 크기의 이 대형 디지털북은 스크린 역할을 하는 특수지 안에 직지원본 이미지와 직지의 탄생부터 존재감을 알린 순간까지,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 직지에 얽힌 이야기에 애니메이션이 더해져 몰입도가 최상이다.

'디지털북 직지'의 첫 페이지는 '직지'의 표지가 장식했다. 실사 이미지의 실감 영상을 터치하면 해당 부분에 대한 설명이 다른 페이지에 곁들여진다. 개발자는 "스크린 역할을 하는 책장에 한지를 적용해보려고 노력했지만, 체험을 위한 전시물인만큼 손에 닿는 것을 생각해 견고한 특수지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첫 페이지는 직지의 고단한 여정이 그대로 기록된 듯한 직지의 표지 이미지가 장식했다. 표지의 ‘711′이라는 숫자를 터치하면 ‘경매 번호’라는 설명이, ‘COREEN 109′를 터치하면 ‘프랑스국립도서관이 찍은 도서 번호’라는 설명이, 표제 옆 메모를 터치하면 첫 소유자였던 조선 초대 프랑스 공사이자 수집가 ‘콜랭 드 플랑시의 자필 메모’라는 설명이 곁들여진다. 알려진 바와 같이 직지는 콜랭 드 플랑시가 주한 프랑스 공사 시절 수집했다가 경매 소장자 앙리 베베르의 손을 거쳐 1952년 프랑스국립도서관에 기증됐다.

디지털북 직지의 감독을 맡은 안혜진 청주시청 직지문화축제 담당자는 “직지의 원본을 접할 기회가 흔치 않기에 국립중앙도서관의 실감서재에서 영감을 받아 디지털북 직지를 개발하게 됐다”며 “디지털북 직지와 함께 프랑스국립도서관과 과학 분석으로 만든 ‘직지복본’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고인쇄박물관에선 ‘구텐베르크 인쇄 체험전’

‘직지, 즐거운 놀이’를 주제로 한 직지문화축제는 청주고인쇄박물관과 흥덕사지, 금속활자전수교육관,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 센터 일대에서 펼쳐진다. 1377년 청주 흥덕사에서 금속활자로 인쇄된 직지는 서양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인 구텐베르크 성서보다 70여년 앞서 간행됐다. 유네스코는 직지의 가치를 높이 평가해 2001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했다.

이번 축제 땐 ‘직지’를 소장한 프랑스국립도서관과 독일 구텐베르크 박물관 등이 참가해 이색 행사를 선보인다. 구텐베르크 인쇄 체험전 ‘인쇄하다! 구텐베르크’는 축제 기간에 맞춰 구텐베르크 인쇄기를 청주고인쇄박물관으로 들여와 구텐베르크 박물관장과 큐레이터가 인쇄 시연 및 주조 설명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직지문화축제 담당자에 따르면 독일 구텐베르크 박물관 현지에서도 시연 후 1~2명에게만 주는 성서 인쇄본을 이번 축제에선 시연할 때마다 20명에게 제공한다. 아울러 우리나라 금속활자 주조 시연, 인쇄 체험 등을 연계한 프로그램도 있다.

'직지의 산실'인 흥덕사지 부근에 자리한 청주고인쇄박물관. 고인쇄 관련 유물과 자료 5800여 점을 소장 및 전시하고 있다. /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임인호 활자장이 전통의 주조 방식인 '밀랍 주조법'으로 복원한 3만여 개의 금속활자를 조판해 만든 대형 작품 '활자로 피운 꽃, 직지'가 고인쇄박물관 입구에서 관람객을 맞이한다. /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직지'를 탄생시킨 금속활자가 꽃처럼 피어오르는 미디어아트도 볼거리다. /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흥덕사지 부근에 1992년 개관한 청주고인쇄박물관은 13만여㎡(4만 평)에 신라 및 고려·조선시대의 목판본·금속활자본·목활자본 같은 고서와 흥덕사지 출토 유물, 인쇄 기구 등 5869점을 보존·전시하고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국가무형유산인 임인호 금속활자장이 복원한 ‘활자로 피운 꽃, 직지’부터 발걸음을 붙잡는다. 전통의 주물 방식인 ‘밀랍 주조법’으로 복원한 3만여 개의 금속활자를 조판해 만든 대형 작품. 전시관에선 직지와 우리나라 활자 기술의 역사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 등 해외 인쇄술이나 인쇄물도 소개하고 있다. 청주고인쇄박물관 맞은편 ‘금속활자전수교육관’은 금속활자 제작 기술의 보존과 전승을 위한 공간. 매주 금·토요일 1일 3회 임인호 활자장이 나서 활자 주조 시연을 선보인다. 직지문화축제 땐 시연 횟수를 늘린다.

금속활자전수교육관에서 국가무형유산인 임인호 활자장이 금속활자 주조 시연을 선보이고 있다. /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임인호 활자장이 밀랍 주조법 중 이암, 황토, 모래 등을 혼합해 밀랍 가지를 감싸 주형을 만드는 과정을 시연해보이고 있다. /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흥덕사지는 청주고인쇄박물관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1984년 12월 한국토지공사 택지 개발 사업 시행 중 ‘서원부 흥덕사’가 새겨진 금고가 발견되며 극적으로 존재감을 알린 ‘직지의 산실’ 흥덕사를 복원해 놓은 공간이다. 직지문화축제 기간엔 야경 전시 ‘빛 내려온다! 흥덕사지의 밤’이 펼쳐질 예정이다.

◇청주 여행 기록장 ‘디지로그북’

디지털북 직지 체험 후 나만의 여행기를 기록해보는 ‘디지로그북’ 체험도 이어가 볼 만하다. 청주시는 인천·수원·양양·대구·울산·경주·여수·남원 등과 함께 스마트 관광도시로 선정되며 다양한 사업을 펼치는 중. 그중 하나가 ‘청주여기’ 앱과 디지로그북이다. ‘디지로그’란,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이 사용한 말로 디지털 방식인 스마트 기술과 아날로그 방식의 기록이 융합된 기능을 의미한다. 청주시는 기록의 도시 특성을 살려 청주 여행 사진을 청주여기 앱 내 디지로그북 편집기에 올리면 실물 포토북(2만5000원 상당·무료)으로 만들어주는 서비스를 제공(예산 소진 시까지, 온라인도서관 사진 공개에 동의한 여행객에 한함)하고 있다. 청주시청 관광과에 따르면 작년 7월부터 사업을 시작해 1년간 660여 명이 이 서비스로 ‘청주 여행 인생 사진첩’을 만들어갔다. 청주고인쇄박물관에서 차로 10여 분 거리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옆 ‘청주시 여행자센터’에 가면 디지로그북 체험 존(관람 존)이 마련돼 있다.

청주 여행 포토북 서비스 '디지로그북' 체험 존이 있는 '청주시 여행자센터'. 쉼터처럼 꾸며놓아 여행객들이라면 누구나 쉬어갈 수 있다. /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청주 여행객들이 만든 실물 디지로그북. 청주를 여행하며 찍은 사진만 담을 수 있다. /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디지로그북 속에 자주 등장하는 여행지가 요즘 청주 여행할 때 가볼 만한 인생 사진 단골 촬영지다. 여행자센터 안내 직원은 “여행자센터와 가장 가까이 있는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동부창고’ 등 문화제조창 일대는 디지로그북에 빠지지 않는 코스로 꼽힌다”고 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미술품수장센터에선 '보이는 수장고: 유영국'전을 9월 29일까지 연다. /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담뱃잎을 보관하던 폐 창고를 시민들의 놀이터이자 문화 공간으로 활용하는 '동부창고'. 자유분방한 그라피티는 청주 여행 이색 포토존이 됐다. /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는 작품의 수장과 보존에 특화된 수장형 미술관. 9월 29일까지 ‘보이는 수장고: 유영국’전을 연다. 제1세대 서양화가이자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불리는 유영국의 ‘산’ 시리즈 중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소장품 5점을 선보인다. 거실처럼 꾸민 공간에서 소파에 앉아 편안한 자세로 명작을 감상할 수 있다. 가까운 ‘동부창고’는 옛 청주연초제조창의 창고를 심폐 소생해 시민의 놀이터 겸 문화공간으로 꾸민 도시 재생 공간. 낡은 담뱃잎 보관 창고 담벼락에 그린 이국적 그라피티는 여행객들에게 인기 포토존이다. 봄·가을엔 문화 행사가, 주말엔 목공 클래스 등이 더해진다. ‘창고 카페’는 지친 다리를 쉬어가기에 좋다.

◇상당산성 찍고, 대청호로

‘상당산성’은 고인쇄박물관이나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에서 차로 10여 분 거리에 있다. 해가 좀 너그러워지기 시작하는 이즈음부터 찾는 발걸음이 늘어난다. 흙성으로 존재하다 조선시대 석성으로 다시 쌓았다고 전해지는 상당산성은 청주시내 대표 관광지. 도심에 있지만 원형이 잘 남아 있다. 정문인 공남문 주차장에 주차 후 성 안으로 들어가 전체 4.2㎞를 한 바퀴 다 둘러보는 데 2시간 남짓 걸린다. 언덕 위에서 아래쪽을 내려다보는 지형에 자리 잡은 공남문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보루 부근에 올라서면 시내를 조망할 수 있다.

청주에는 산성, 토성, 읍성뿐 아니라 대청호도 묵직하게 자리한다. 다만 대청호는 도심으로부터 남쪽으로 차로 30여 분 떨어져 있어 지나치기 쉽다. 청주의 비경들이 모여 있기에 포기할 순 없다. ‘남쪽에 있는 청와대’ 청남대는 1980년대부터 약 20년 동안 대통령의 휴가와 정국 구상의 무대로 쓰인 공간을 개방하고 있다. 메타세쿼이아 숲이 인기다. 올 초 ‘메타 포레’란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주변에 호수갤러리, 물멍쉼터 등을 아울러 일대를 ‘메타 스페이스’라 이름 붙였다. 대청호를 가까이 두고 산책하다 보면 저절로 사색에 빠져든다.

대청호가 내려다보이는 '문의문화재단지'. 대청호가 생기면서 수몰된 지역의 문화 유산을 옮겨와 대청호가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조성했다. /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젊은 여행객들 사이에서 '대청호 뷰 맛집'이라는 별칭이 있는 '대청호미술관'. 탁 트인 대청호 전망을 자랑하지만, 전망 공간인 3층 야외 전시 공간은 행사가 있을 때만 개방한다. /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좀 더 높은 지대에서 대청호를 내려다볼 수 있는 시원한 전망은 청남대와 가까이 있는 ‘문의문화재단지’에서 만날 수 있다. 충북 유형문화유산인 문산관과 양반 가옥, 민속자료전시관을 비롯해 10동의 옛 건물이 모여 있는 단지는 대청호로 수몰된 지역 유산을 옮겨 조성했다. 단지 내 대청호와 가장 가까이 자리한 ‘대청호미술관’은 ‘대청호 뷰 맛집’으로 통한다. 미술관 특별 전시나 행사가 있을 때는 3층 야외 전시 공간을 개방하는데, 마치 전망대에 선 듯 탁 트인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다만 개방하는 일이 드물어 운이 좋아야 볼 수 있다.

체력이 허락된다면 양성산 등산에 도전해볼 일이다. 해발 300여 m 지점에 있는 팔각정에 서면 대청호가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문의문화재단지에서 시작해 독수리바위, 팔각정을 거쳐 되돌아오는 코스는 왕복 2시간 정도. 단, 일부 경사 구간이 있으니 등산화를 갖춰 신고 도전할 것.

일몰 맛집’ 정북동 토성도

해 질 녘 상경길이라면 오근장동 미호천변에 있는 삼한시대의 유적 ‘정북동 토성’도 지나칠 수 없다. 역사적 가치뿐 아니라 디지로그북에도 자주 등장하는 단골 명소다. 정하마을 건너편, 넓은 뜰이 펼쳐지는 풍경에 나 홀로 나무가 우뚝 서 있다. 정북동 토성 역시 고인쇄박물관처럼 택지개발지역에 들었다가 청동을 이용한 무기와 민무늬토기 등 청동기 시대 유물이 나오면서 존재감을 알렸다. 토성(土城)이면서 무려 1800년의 세월을 버텨내며 원형을 유지하는 것이 놀랍다. 그만큼 견고한 축조 방식을 택했다.

맑은 날 일몰 무렵 정북동 토성에선 작품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사진 촬영 동호인들이 발걸음 한다. / 청주시

낮에는 토성의 흔적을 살펴보기에 좋고, 일몰 후엔 낮 풍경과 다른 반전 풍경이 기다린다. 정북동 토성 너머 노을이 배웅할 무렵, 스마트폰 속엔 어느새 인생 사진이 수두룩하게 쌓였다. 디지로그북 편집기를 열어 사진 파일을 입혔다. 위대한 기록은 아니더라도 여행기 하나는 알차게 남긴 하루의 끝, 뿌듯함이 밀려올 느낄 무렵 스마트폰 속 알림창이 하나 뜬다. ‘저장 공간이 꽉 찼습니다’.

[ 40년 씨간장에 빠진 삼겹살, 80년 전통의 해장국 ]

40여 년 이어진다는 씨간장에 생삼결삽을 담가 내는 '로얄삼겹살'. /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청주의 노포 맛집

청주가 ‘노잼 도시’라고? 모르시는 말씀! 청주는 ‘노포의 도시’다. 식도락 여행도 해볼 만하다. 직지문화축제가 열리는 청주 고인쇄박물관 가까이엔 운천동 ‘운리단길’도 있지만, 노포 맛집을 찾는다면 ‘로얄삼겹살’을 눈여겨볼 일이다. 신선한 삼겹살을 40년 된 씨간장에 담가 낸다.씨간장의 내력은 이 집 1대 주인이 40여 년 전 시집올 때부터 시작됐다고. 1988년 작은 고깃집에서 시작한 식당을 지금은 2대인 딸이 물려받아 운영한다. 씨간장에 적신 삼겹살과 고기가 익을 때쯤 서비스로 내주는 미나리·고사리·숙주 3종을 불판에 같이 구워 5가지 소금에 찍어 먹으면 반찬이 필요 없다.

서문시장 한쪽 올갱이국 노포 ‘상주집’ 단골들의 평균연령은 50세 이상. 올갱이국 골목으로 통하던 이 구역 원조집이다. 50여 년 전, ‘올갱이 할머니’로 불리던 원조 김월임씨가 작고한 뒤 딸 김순열씨가 아침 7시면 문을 연다. 메뉴는 올갱이국과 올갱이무침 달랑 두 개뿐. ‘금성에어컨’ ‘보루네오’ 탁자가 그대로 놓인 식당에서 먹는 구수한 된장 향의 올갱이국은 아련한 추억에 빠져들게 한다.

해장국은 청주의 근현대와 함께한 솔 푸드(soul food)다. 해방 전부터 남주동 근처 무심천변에 우시장이 있어 남주동엔 해장국집이 많았다. ‘남주동해장국’은 1943년 문을 열어 80년 역사를 자랑한다. 4대째 이어지고 있다. 선지 해장국과 소고기 해장국이 대표 메뉴. 선지 해장국엔 선지와 소고기, 양이 골고루 들어간다. 파와 무를 푸짐하게 넣은 시뻘건 국물은 자극적이지 않고 시원한 맛이다. 푹 익은 김치를 얹어 먹으면 한 그릇 뚝딱.

석교동 ‘신화당분식’은 반세기 역사를 자랑하는 국수 전문점이다. 1972년부터 영업을 시작해 우리 밀로 면을 만든다. 대표 메뉴인 우동은 평범한 모양새지만 시원하고 칼칼한 국물 맛 때문에 다시 찾는 이들이 많다. 맛집이 포진한 ‘육거리 종합시장’에선 ‘금강설렁탕’도 지나칠 수 없다. 50여 년간 설렁탕, 살코기 설렁탕, 수육만을 내세우고 있다. 고추를 송송 썰어넣은 소스마저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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