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한복판서 볼 줄 몰랐다” 연평도 해상 나타난 멸종위기종 ‘황금박쥐’

김명진 기자 2024. 8. 31.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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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남서쪽 32㎞ 해상에 있던 500t급 국가어업지도선에서 멸종위기종 붉은박쥐(황금박쥐)가 조타실 창틀에 매달려 있다. /연합뉴스

환경부 지정 멸종 위기 포유동물 1호이자 천연기념물 제452호 황금박쥐(학명 붉은박쥐)가 인천 연평도 인근 해상에 떠 있던 어업지도선에 매달린 모습이 포착됐다.

3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30분쯤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남서쪽 32㎞ 해상에 있던 500t급 국가어업지도선에서 붉은박쥐 1마리가 조타실 창틀에 매달린 채로 발견됐다.

해양수산부 공무원 최삼용(46)씨는 이 매체와 통화에서 “이상한 물체가 바람에 흔들려서 확인해보니 살아있는 황금박쥐였다”며 “평소 보기도 힘든 멸종위기종을 바다 한복판에서 볼 줄 몰랐다”고 했다.

최씨는 “이 박쥐는 결국 강한 바람을 못 버티고 바닥으로 떨어졌는데 야행성 생물이라 따로 건드리진 않았다”며 “어느 순간 다시 날아갔는지 감쪽같이 사라졌다”고 했다.

30일 오후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남서쪽 32㎞ 해상에 있던 500t급 국가어업지도선에서 멸종위기종 붉은박쥐(황금박쥐)가 선상에 떨어져 있다. /연합뉴스

애기박쥐과에 속하는 붉은박쥐는 몸의 털, 날개막과 귀가 전체적으로 밝은 오렌지색을 띠고 있어 ‘황금박쥐’라는 별명이 붙었다. 한국, 중국, 대만, 일본 등 아시아에 퍼져 있다.

암수 성별이 불균형한 데다 환경오염과 개발에 따른 생태계 파괴로 인해 개체 수가 줄어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로 보호받고 있다.

정철운 동국대 생명과학과 교수는 “최씨가 촬영한 사진은 붉은박쥐가 맞는다”며 “붉은박쥐는 주로 산림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바다에서 발견된 것이 흔한 사례는 아니지만, 아예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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