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선이 재앙 안 되려면

장세정 2024. 8. 31.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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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개입
송의달 지음
나남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심층적으로 해부한 신간이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책 제목처럼 마치 신의 힘이 개입(‘Divine Intervention’)해 온갖 우여곡절 와중에도 트럼프 후보를 지켜주고 있다고 믿을 듯하다.

일간지 기자 출신인 저자는 트럼프를 막말쟁이나 정신병자 정도로 여기는 한국 사회의 인식이 잘못됐다는 문제의식에서 이 책을 집필했다고 한다. 트럼프를 무조건 비판해온 미국 주류 엘리트 언론의 보도를 맹신한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해 ‘트럼프 2기’가 출범할 경우 대한민국에 재앙이 아니라 기회와 축복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었다고 저자는 토로했다.

책의 3부에 소개한 것처럼 트럼프주의(Trumpism)를 낳은 미국 사회의 구조 변화를 알아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1950년대 로버트 태프트 전 공화당 상원의원의 반(反) 개입주의와 1980년대 팻 뷰캐넌 공화당 대선 예비후보의 애국주의가 트럼프 시대에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로 표출됐다는 것이다.

트럼프의 저서·연설문·인터뷰 등 1차 자료 분석을 토대로 2부는 트럼프에 대한 세간의 오해를 하나씩 풀어주고, 트럼프의 실체와 의중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길라잡이 역할을 수행한다. 4부는 트럼프 2기의 정책 구상과 비전을 상세히 소개한다. 2기 정부 출범 시 예상되는 인사 정책, 불법 이민자 대책, 중국 상대하기, 연방 교육부 폐지, 관세와 에너지 전략, 외교·안보 정책 등을 망라한다.

1부에는 저자가 이 책에서 궁극적으로 말하려는 9가지 대안적 주문이 일목요연하다. 트럼프를 상대하는 구체적 노하우는 윤석열 대통령이 예습해야 할 대목 같다. 주한 미군 분담금 파격적 선제 인상 제안과 ‘중국 등에서 내려와 미국 등에 올라타라’는 주문이 특히 강렬하다.

흠 많고 논쟁적인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두드러져 반론이 있을 수 있겠다. 그런데도 트럼프 재집권 가능성이 상존하는 지금은 물론이고 그의 백악관 재입성이 선거 결과 확정된다면 제일 먼저 챙겨 봐야 할 실용적 책이다.

장세정 기자 zh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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