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사모펀드] 강성부 펀드, 넥스틴 인수딜 중단···한양증권 M&A 악영향 끼치나

이라진 2024. 8. 3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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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M컨소시엄, 에코비트 2조700억원에 인수
어피니티, 락앤락 지분 컨슈머 피닉스에 현물 출자

31일 IB 업계에 따르면 '강성부 펀드' KCGI가 반도체 장비 기업 넥스틴 인수 딜에서 중도 하차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라진 기자] '강성부 펀드'로 알려진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KCGI가 반도체 장비 기업 넥스틴을 인수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그 배경을 두고 여러 관측들이 나오고 있다. 연이은 인수 불발이 향후 한양증권 인수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 넥스틴, '강성부 펀드' KCGI 품 불발…배경은?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넥스틴 최대주주인 APS는 KCGI의 계약미이행으로 주식양도 계약이 무산됐다고 지난 23일 공시했다.

KCGI와 APS는 지난 6월 KCGI가 APS가 보유한 넥스틴 주식 135만주(총발행주식의 13.1%)를 양수하는 SPA를 체결했다. 인수 대금은 총 945억원이다. 당초 양측은 주당 7만4525원에 주식을 거래하기로 했으나 가격을 7만원으로 한 차례 낮췄다.

KCGI는 구주 인수뿐만 아니라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넥스틴에 1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계약을 철회해 한 달 전부터 인수 철회 전조가 나왔다는 업계 관측이다.

또한 인수 무산 배경을 두고 여러 추측도 나온다. 먼저, KCGI가 자금 조달에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다. KCGI는 지난해 원스토어 투자를 위한 10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펀드 조성에 실패했던 이력이 있다.

아울러 넥스틴의 주가 급락으로 KCGI가 자발적으로 인수를 포기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넥스틴 주가는 KCGI 인수 발표 전까지 7만4600원이었다. 그러나 철회 발표 전날까지 주가가 5만500원까지 떨어졌다. 이로써 KCGI는 인수가액을 낮추지 못하면 시가보다 30% 이상의 값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었다. KCGI는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을 LP로 확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KCGI가 이달 초 한양증권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자 자격을 따냈지만 아직 SPA는 체결하지 않은 상황이라 KCGI의 연이은 인수 불발이 한양증권 인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KCGI는 한양증권 주식 보통주 376만6973주(지분율 29.6%)를 2448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인수 재원으로 자회사 KCGI자산운용을 이용한 담보 대출, 블라인드 펀드 등이 거론된다.

한편, 넥스틴은 2010년 설립돼 반도체 제품 검사업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2020년 기술특례 방식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이달 30일 기준 시가총액은 4940억원 수준이다.

IMM프라이빗에쿼티와 IMM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이 에코비트를 2조700원에 사들인다. /IMM프라이빗에쿼티

◆ IMM컨소시엄, 에코비트 2조700억원에 인수···펀딩 성공할까

태영그룹 지주회사 티와이홀딩스는 IMM 프라이빗에쿼티(PE)·IMM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과 에코비트를 매각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지난 26일 체결했다. 올해 10월 중 딜 클로징(거래 종결)이 될 전망이다.

거래 대상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태영그룹이 보유 중인 에코비트 지분 100%다. 총 매각대금은 2조700억원(부채 포함 시 총 기업가치 2조7000억원)이다. 이는 올해 기업 인수·합병(M&A) 시장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IMM컨소시엄은 블라인드펀드, 코인베스트펀드, 인수금융을 고루 활용해 인수대금을 마련할 예정이다. 가장 비중이 큰 건 인수금융으로, 전체 인수대금 중 60%인 약 1조2000억원이 인수금융을 통해 조달된다. 인수금융 주선사는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NH투자증권, 키움증권 등이 맡는다.

블라인드펀드에서는 약 5000억원이 조달될 예정이다. IMM프라이빗에쿼티가 보유한 '로즈골드 5호', IMM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인프라 9호' 펀드가 활용될 계획이다. '로즈골드 5호'에서는 약 3500억원, '인프라 9호'에서는약 1500억원의 자금이 출자될 전망이다. 코인베스트먼트펀드는 3000억원대 규모로 결성될 예정이다.

IB 업계에서는 에코비트가 우량 매물이고 IMM컨소시엄이 국내를 대표하는 PEF 운용사로 에쿼티 약 8000억원 중 충분히 추가 3000억원을 모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펀드 규모가 있는 만큼 앵커 LP로는 국민연금, 교직원공제회 등 국내 주요 연기금·공제회가 거론되고 있다.

만일 3000억원을 기한 내까지 마련하지 못할 경우에도 안정장치가 있다. 인수금융 4곳 중 2곳(NH투자증권·키움증권)이 에쿼티 모집 부족분에 대해서 1~3개월 단기 브릿지론을 제공하기로 했다.

에코비트는 2021년 10월 태영그룹 계열사인 TSK코퍼레이션과 글로벌 PEF 운용사 KKR의 산업폐기물 소각 전문 에코솔루션그룹(ESG)이 합병해 출범한 국내 1위 종합 환경 기업이다. 올해 초 태영건설 워크아웃 등 태영그룹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주주들이 전체 매각에 합의해 매물로 나왔다. 올해 들어 폐기물 처리업계 업황이 다소 둔화를 보이면서 매각 성사가 불투명하다는 평가도 나왔지만,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멀티플 10배 이상을 매각가로 인정 받았다.

◆ 어피니티, 국내 신설 법인에 락앤락 현물 출자···상폐 가속화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니티)가 국내에 신설한 법인에 락앤락 주식 현물 출자를 진행했다. 이에 어피니티의 락앤락 상장 폐지 계획이 9부 능선을 넘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락앤락은 최대주주가 기존 컨슈머 스트렝스에서 컨슈머 피닉스로 변경됐다고 지난 30일 공시했다. 컨슈머 스트렝스 등 최대주주 측이 보유해왔던 보통주 89.14%를 컨슈머 피닉스에 현물 출자하는 방식으로 지분을 모두 넘긴 것이다. 컨슈머 피닉스는 올해 상반기 어피니티가 국내에 설립한 법인이다.

어피니티는 포괄적 주식교환 절차에 돌입하기 위해 국내에 컨슈머 피닉스를 설립하고 락앤락 지분을 현물로 출자했다. 포괄적 주식교환 제도를 통해서 소액주주를 강제 축출해 지분 100%를 확보하고 상장폐지를 할 수 있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컨슈머 스트렝스는 케이맨 제도에 설립된 서류상 회사로, 국내 상법상 해외에 소재한 법인은 포괄적 주식교환 제도를 활용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어피니티는 국내에 법인은 신설하고 지분을 이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어피니티는 락앤락의 상장 폐지 목적으로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두 차례의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그러나 소액주주들의 반발로 총 85.45%의 지분만 확보해 최근까지 지분율 89%대까지 늘려왔다.

raj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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