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가는 데 반나절”…농촌 식품 사막화 ‘심각’
[KBS 대구] [앵커]
골목마다 마트와 편의점이 즐비한 도시와는 달리, 농촌에서는 마트 하나 찾기도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신선한 식재료를 쉽게 구입할 수 없는 지역, 이른바 '식품 사막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건데요.
농촌 주민들의 현실을, 김지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50여 가구가 모여 사는 대구 군위군의 한 마을,
여든네 살 윤창한 할아버지가 장을 보기 위해 버스를 기다립니다.
가장 가까운 마트까지 걸리는 시간은 30분,
물건을 사고 집에 돌아오면 2시간이 훌쩍 넘습니다.
[윤창한/군위군 삼국유사면 : "(한 번 갈 때)여러 가지 메모를 해서 뭐 뭐 살 거다 해서 내려가서... 빠진 건 다음에 또 가고 그렇지 뭐. 할 수 없죠."]
이 마을에서 출발하는 버스는 하루에 여섯대 뿐인데요,
배차 간격도 기본 두 시간이 넘습니다.
어렵게 도착한 마트에는 우유나 계란, 고기 정도의 식재료만 취급합니다.
야채나 과일을 사려면 버스로 1시간 거리의 시장을 가야 하는데 이마저도 5일 장이라 장날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마트 주인/음성변조 : "과일은 (예전엔) 팔았어. (과일 왜 안 파시게 됐어요?) 사람이 없고 안 팔리니까 내가 다 폐기처분해야 하는데 뭐 할 수 있나."]
식재료를 쉽게 구할 수 없는 이른바 '식품 사막화' 현상은 이 마을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군위군 180개 행정리 가운데 식료품점이 없는 마을은 165개, 전체의 90%가 넘습니다.
경북에선 전체 행정리의 78%, 4천 백여 개 마을 주민들이 식료품 구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경기 포천 등 일부 기초단체에서는 농·축산물과 생필품을 싣고 농촌 마을을 찾아가는 이동형 마트 사업을 하고 있지만, 대구·경북에선 대책이 없는 실정입니다.
인구 유출과 고령화로 식품 사막화는 갈수록 심해지는 상황.
농촌 주민들의 기본적인 생활 편의 보장 차원에서라도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KBS 뉴스 김지훈입니다.
촬영기자:신상응/그래픽:인푸름/화면제공:포천 소흘농협
김지훈 기자 (nakche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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