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의대생 성추행 6년 만에 징계…“의사 되면 안 돼”
[앵커]
서울의 한 의과대학 수련회에서 남학생이 동급생들을 성추행했는데, 6년이 지나서야 징계를 받았습니다.
피해학생들은 늦은 처벌로 가해자와 한 학교에 다니며 2차 피해가 컸다고 호소했는데요.
가해 학생이 올해 의사 국가 고시에 응시할 것으로 알려지며 학내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단독 취재, 이유민 기잡니다.
[리포트]
지난 2017년 1월 서울 한 의과대학의 MT.
한 남학생이 숙소에서 잠을 자던 동기들을 성추행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A 씨/성추행 피해자/음성변조 : "점점 더 심해지면서 자기 얼굴을 제 얼굴에 열심히 비빈다든지 또 바지 아래쪽으로 손을 계속 넣으려고…."]
사건 직후 피해 학생들은 가해 학생의 어머니를 만나 가해 학생의 휴학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이 의대 졸업생이기도 한 가해 학생의 어머니는 오히려 회유와 협박을 하며 아들을 감쌌다고 합니다.
[어머니-피해자 대화/2017 : "얘를 환자라고 생각해. 술 먹고 미쳐서 날뛰는 성도착증 환자라고 생각해줘."]
[피해자 : "그냥 법원 가자. 법대로 가자. (다른 피해자에게)"]
[어머니 : "나도 그럼 너희가 학교 다니는 꼴 못 봐. 내 자식이 망가지면 내 아들이 망가진 것 만큼 만들거야. 그게 부모 마음이야. 난 그렇게 못된 사람이야."]
피해 학생들은 의과대학 측에도 도움을 호소했지만, 알아서 해결하란 말뿐이었습니다.
[B 씨/의과대학 성추행 피해자/음성변조 : "(학교 측에서) '알아서 법적으로 해결을 해라' 이런 식으로 나와 가지고요."]
보복도 겁나고 여러 시도에도 해결책이 없자 피해 학생들은 가해 학생과 함께 학교를 다녀야만 했습니다.
[B 씨/의과대학 성추행 피해자/음성변조 : "계속 병원에서 마주치고 수술방에서 마주치고 그런 상황이 그냥 힘들었습니다. 지금 현재도 정신과 진료받고 있거든요."]
결국 한 피해 학생이 졸업을 한 뒤 대학 성평등센터에 신고했고, 가해 학생은 성추행 사실이 인정돼 3개월 정학 처분을 받았습니다.
현행법상 징역형 등을 받은 경우에만 의사 자격 취득을 제한하고 있어 정학이 끝난 가해 학생은 올 가을 의사 국가고시에 응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 씨/의과대학 성추행 피해자 : "이런 일들을 저질렀을 때 그 사람을 이제 앞으로 의료인으로 만들지 않고 한 명의 환자도 진료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저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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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민 기자 (toyo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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