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TV조선 앵커 "尹 소통의지?" "보기 민망하다"

노지민 기자 2024. 8. 30.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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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국정브리핑 방송뉴스 비교…KBS, 가장 소극적이고 '검증' 없어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2024년 8월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 중인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브리핑과 기자회견을 한 지난 29일 주요 방송사들의 메인 뉴스 프로그램 모두 관련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다. 공영방송 KBS 뉴스에선 '검증'을 찾아보기 어려운 가운데, MBC와 TV조선 앵커들은 각기 다른 관점에서 뾰족한 평가를 내놨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41분간 홀로 국정브리핑을 한 뒤, 브리핑룸으로 자리를 옮겨 84분간 출입기자 19명의 질문을 받았다. 윤 대통령 취임 이래 유사한 행사 중에선 가장 긴 시간이다.

이날 지상파 3사 메인뉴스에서 윤 대통령 브리핑·기자회견 보도가 이어진 개수는 KBS '뉴스9'가 4개로 MBC '뉴스데스크'(9개), SBS '8뉴스'(5개) 중 가장 적다.

내용 면에서도 KBS는 대체로 윤 대통령 발언을 그대로 전하는 데 그쳤다. 채상병 특검법,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사건' 수사, 의료대란 등 전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현안에 대한 윤 대통령 답변을 별도 꼭지로 다루지 않았다.

▲2024년 8월 29일 KBS '뉴스9' 갈무리

KBS는 <“당정, 문제 없어”…영수회담엔 “여야 소통 먼저”> 기사에서 의대 정원 유예와 당정 파열음, 채상병 특검법, 김건희 여사 수사, 독립기념관장 등 '뉴라이트' 인사 논란 등에 대한 윤 대통령 발언을 나열했다.

반면 MBC '뉴스데스크'는 '채상병 특검법 입법청문회'에서 “외압 실체가 없는 것이 자연스럽게 드러난 것”이라는 윤 대통령 주장을 <[알고보니] 채상병 청문회에서 외압 없음이 드러났다?> 팩트체크 코너에서 다뤘다. 청문회에서 의혹 당사자들이 줄줄이 답변을 거부한 반면, 대통령실이 채상병 사건 기록 회수를 주도한 걸로 보이는 구체적 증언이 청문회에서 새로 나왔다는 내용이다.

이날은 윤 대통령이 검찰의 김건희 여사 '출장조사' 논란에 “저도 검사 시절 전직 대통령 부인, 영부인에 대해 멀리 자택까지 찾아가서 조사한 일이 있다”고 말한 대목도 관심이 모였다. 윤 대통령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중수1과장이던 2012년 고 노무현 대통령 배우자인 권양숙 여사를 찾아가 조사한 사례로 해석된다.

▲2024년 8월 29일 MBC '뉴스데스크' 갈무리

MBC는 <김 여사 사과는 없었다‥'출장조사' 문제없어>에서 “권 여사는 2009년에도 박연차 사건으로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고, 이순자 여사도 2004년 전두환 비자금과 관련해 대검에서 조사를 받았다”며 “피의자인 김건희 여사와 달리 두 사람은 참고인인데도 검찰청사에 나와 조사를 받았다는 게 다르다”고 했다.

SBS '8뉴스'의 경우 첫 번째 리포트 <“증원은 마무리, 의료개혁 집중…당정, 문제 없어”>와, 취재기자가 출연한 코너 <당정 갈등 일단 숨고르기…'채 해병 특검법' 암초>에서 의료대란 및 채해병 특검법을 둘러싼 당정 갈등의 쟁점을 정리했다.

한편 이날 여러 방송사 뉴스 앵커들의 멘트에서도 이번 사안에 대한 관점이 두드러졌다.

박장범 KBS 앵커는 '뉴스9' 여는 말에서 윤 대통령의 '개혁 의지'를 강조했다. “올 들어 두 번째 대국민 국정 브리핑과 기자회견을 한 윤석열 대통령이 현재 진행 중인 개혁 작업을 후퇴 없이 추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며 “4+1 개혁안을 설명한 그는 개혁에는 저항이 따르지만 자신은 쉬운 길을 가지 않겠다면서 임기 내에 개혁을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는 것이다.

▲2024년 8월 29일 JTBC '뉴스룸' 갈무리

이는 JTBC '뉴스룸' 첫 앵커멘트와 대비된다. 한민용 앵커는 “의료 공백 우려가 커지는 와중에, 윤석열 대통령이 두 번째 국정브리핑을 열고,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확고하게 드러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의료 개혁을 해야 하는 이유이지, 이것 때문에 멈출 수는 없다며 정부가 잘 대응하고 있다고도 했다”라며 “채 상병 사건, 명품백 사건 등 자신과 김건희 여사를 향한 수사에 대해서도 별다른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듯한 발언이 나왔고, 뻔히 보이는 당정 갈등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는 말로 관련한 첫 리포트를 소개했다.

김수지·조현용 MBC 앵커의 경우 '뉴스데스크' 클로징멘트에서 '소통' 문제를 짚었다. 두 앵커는 “언론이나 많은 국민이 특별한 이의를 달기 어려울 거다, 뉴라이트 잘 모른다, 소통에 문제없다. 기자회견의 질문 속엔 여론이 담겨 있다고 하는데 오늘 대통령의 답변에는 이런 내용들이 있었다”라며 “막대한 세금이 들어간다는 우려에도 구중궁궐 같은 청와대를 나와 국민과 소통하려는 의지 때문에 용산으로 간다고 했는데, 오늘 기자회견에서 여러분은 소통의 의지를 얼마큼 느끼셨나”라고 물었다.

▲2024년 8월 29일 TV조선 '뉴스9' 갈무리

윤정호 TV조선 '뉴스9' 앵커는 <보기 민망합니다>라는 제목의 '앵커칼럼 오늘' 코너에서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간 갈등을 꼬집었다. 윤 앵커는 “국정 양대 축이 감정 싸움하듯 해서는 국민이 불안할 수밖에 없다. 대통령은 의료계와 소통이 안 된다며 국민에게 하소연했습니다”라며 “옷깃처럼 넓은 도량(度量)으로 껴안는 금도(襟度)의 지도자가 몇 명만 돼도 나라가 달라지련만…”이라는 말로 코너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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