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창업자 논란’ 러-우크라 전쟁에도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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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텔레그램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파벨 두로프가 프랑스에서 예비기소된 데 대해 이례적으로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자국의 군사적 비밀 유출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가 전장에서의 주요 통신 수단으로 텔레그램을 활용하고 있는데, 두로프가 조사 과정에서 텔레그램의 암호화 정보를 푸는 방법을 털어놓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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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텔레그램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파벨 두로프가 프랑스에서 예비기소된 데 대해 이례적으로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자국의 군사적 비밀 유출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가 전장에서의 주요 통신 수단으로 텔레그램을 활용하고 있는데, 두로프가 조사 과정에서 텔레그램의 암호화 정보를 푸는 방법을 털어놓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텔레그램이 러시아에서는 단순한 소셜미디어 앱이 아닌 전장의 주요한 소통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습니다.
WSJ에 따르면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전장에서 부대 간 소통이 어렵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암호화되지 않은 무선 트래픽은 우크라이나에 의해 손쉽게 도청돼 다른 통신 수단이 필요해졌고, 러시아는 이때 텔레그램을 선택했습니다.
텔레그램 본사가 우호적인 관계에 있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있고, 서구권의 시긴트(Signals Intelligence·신호 정보) 수집에도 영향을 적게 받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입니다.
러시아군은 휴대전화 네트워크나 스타링크 위성 터미널을 통해 텔레그램에 접속하고 있으며 군에 드론이나 야간 투시경, 차량 등의 원조를 제공하는 의용병들도 텔레그램을 통해 운용됩니다.
알렉세이 로고진 러시아 의회 고문은 “정보 전송, 대포 조준 등 많은 일들이 텔레그램을 통해 주로 이뤄진다”며 “많은 사람이 두로프를 체포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러시아군의 최고 통신책임자를 체포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농담을 할 정도”라고 했습니다.
WSJ은 러시아가 두로프에 대한 프랑스 당국의 예비기소로 자국군의 중요한 군사정보가 서방에 유출되지 않을지 우려하는 것도 이런 점 때문이라고 짚었습니다.
지난 24일 프랑스에서 전격 체포된 두로프는 온라인 불법행위를 공모한 혐의 등으로 28일 예비기소됐습니다.
두로프가 조사 과정에서 텔레그램의 소스 코드를 서방에 제공한다면 텔레그램을 군사용으로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는 러시아로서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습니다.
인기 있는 텔레그램 채널을 운영하는 한 러시아 군인은 “만약 적들이 텔레그램 내부에 침투한다면 우리 일은 엉망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서방의 한 고위 당국자도 두로프가 협력하기로 한다면 러시아의 안보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러시아 당국의 즉각적인 반발도 이런 점을 뒷받침합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앞서 두로프의 체포 소식에 구체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정치적 사건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일부 러시아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러시아에 억류 중인 서방 포로와 그를 교환하자는 주장도 했습니다.
두로프는 러시아 태생이지만 프랑스와 UAE 복수 국적자이기도 합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이처럼 공개적으로 이 문제를 거론하고 나선 것은 두로프에게 서방에 협력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주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세르게이 나리시킨 러시아 대외정보국(SVR) 국장은 최근 타스 통신과 인터뷰에서 두로프가 프랑스나 서방의 다른 국가에 러시아에 해를 끼칠 정보를 공유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에둘러 압박했습니다.
나리시킨 국장은 “나는 그가 그런 일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매우 믿는다”고 했습니다.
한편, 러시아 언론은 정부 기관에서 텔레그램 대화 기록을 삭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지만,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를 부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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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빈 기자 (chef@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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