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응급의료 현장 문제없다고? 상당히 실망" 응급의학의사들 '발끈'

정심교 기자 2024. 8. 30. 20:2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응급의학과 의사들이 "응급의료 현장에 문제가 없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에 발끈하며, 정면 반박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개최한 국정브리핑에서 의대 증원 문제로 '응급실 뺑뺑이' 등 의료공백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의료 현장을 한번 가보라"며 "비상진료체계가 그래도 원활히 가동되고 있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이 30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2024 대한응급의학의사회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응급의학의사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응급실 과밀화 해결, 취약지 인프라 개선, 사법리스크 면책이 없다면 응급의료는 붕괴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4.8.3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응급의학과 의사들이 "응급의료 현장에 문제가 없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에 발끈하며, 정면 반박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개최한 국정브리핑에서 의대 증원 문제로 '응급실 뺑뺑이' 등 의료공백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의료 현장을 한번 가보라"며 "비상진료체계가 그래도 원활히 가동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은 30일 'END GAME OF EM' 학술대회 중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날(29일) 국정 브리핑을 보고 상당히 실망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현실에 대해 너무나도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다"며 "많은 회원(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 회장은 "윤 대통령은 사람들을 많이 조사해봤겠지만, 사람들을 살려본 적은 없으시지 않으냐"며 "응급의학과 의사들은 사람들을 살리는 사람들이다. 현장에서 사람을 살리는 사람들이 '환자가 죽는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근데 위에서는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말 위기가 아니라면 (윤 대통령은) 녹색 옷을 입고 매일같이 국민들을 겁주지 마시고, 사고 위기 단계부터 정상으로 내리길 바란다"며 "현재 응급의료는 재난 상황 중 최고 위기 상황이며, 이 붕괴를 막을 방법은 현재는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현장의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지만 정부는 아무런 대책이 없고, 위기를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며 "다가올 추석명절 때는 응급의료 대란으로 많은 환자가 길거리를 헤매다 사망할 것이며, 지치고 탈진한 의료진의 이탈로 혼란은 더욱 가중될 것이다"고 우려했다.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이 30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2024 대한응급의학의사회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응급의학의사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응급실 과밀화 해결, 취약지 인프라 개선, 사법리스크 면책이 없다면 응급의료는 붕괴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4.8.3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구체적으로 그는 해외에서는 응급실당 전문의 6명이 근무하고 있는데, 현재 권역외상센터에서는 1명의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근무하고 있는 점 등이 위기라고 꼽았다. 이 회장은 "정부가 생각하는 위기는 문을 닫는 것이라고 하는데, 문이 열려있어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그것이야 말로 진짜 위기"라고 설명했다.

응급실 의료 인력 부족에 대해 이 회장은 "사임한 (응급의학과) 전문의 중 개업하는 경우도 있지만 탈진(번아웃)으로 일을 쉬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현장으로 다시 돌아가지 않는다"며 "응급의료체계에서 응급의료 전문의를 손실하게 되는 것으로 치명적인 일"이라고 했다.

그는 정부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젊은 의사들을 설득해 현장으로 복귀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의대 정원 증원 등) 일 들에 대해 반성하고 사과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응급의료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방어 진료를 막기 위한 '형사책임 면책', 수술 불가능한 병원에 응급환자 강제 배정 전면 중단, 119 유료화, 응급의료기관에 응급실 전담 처리 전문 과목 표시, 적정한 보상 등을 요구했다.

이 회장은 "무너져가는 응급의료를 정상화하기 위해 천만명 서명운동을 진행하겠다"며 "전국 응급의료기관, 필수의료과목 의사들과 협력해 서명운동본부를 발족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뉴스1에 따르면 이날 열린 정기학술대회에는 '한국 면허로 캐나다에서 의사하기' '해외에서 의사하기' 등의 강연이 열렸다. 이날 학술대회에는 사직 전공의와 전문의 400명이 사전 등록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