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사람도 장관으로 임명하겠다”...포용정치 예고한 민주당 대선후보

대선후보 지명 후 첫 인터뷰
셰일 시추·불법이민 등 현안서
입장바꾼 이유 불분명하게 설명
내각에 공화당원 임명도 시사
“트럼프가 일자리 천만개 날려”

[사진 = AFP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대통령에 당선되면 취임 첫 날 자녀 세액공제와 첫 주택구입 지원 등 ‘중산층 육성 정책’부터 실행에 옮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리 잘못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1000만개가 넘는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밤 방송된 CNN 인터뷰에서 “취임 첫 날은 내가 ‘기회 경제(opportunity economy)’라고 부르는 계획을 실행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21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후보에서 물러난 이후 민주당 대선후보가 된 해리스 부통령이 언론과 단독 인터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예를 들어 자녀의 생후 첫해 자녀 세액공제를 6000달러로 확대하고, 카시트·아기 옷·유아용 침대 등의 구입 지원 등 가족을 돕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 제안에는 주거 비용을 낮추기 위해 첫 주택구입자에 2만5000달러의 세액 공제를 제공해 주택계약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고, 실제 그 꿈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 “(코로나19) 팬데믹 와중에 바이든 대통령과 내가 취임했을 때 1000만개가 넘는 일자리가 사라졌다”며 “트럼프의 잘못된 관리로 경제가 추락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현 정부의 부통령으로서 주요 정책을 왜 실행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해리스 부통령은 “우선 경제를 회복해야 했다”며 “물가상승률을 3% 미만으로 낮추고 노인 인슐린 비용을 한 달에 35달러로 제한하기 위해 해온 일들이 자랑스럽다”고 답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몇 가지 현안에서 입장을 바꾼 이유를 명확히 설명하지는 않았다.

그는 셰일가스 시추기술의 하나인 수압파쇄법(프래킹)과 관련해 “나는 2020년 대선 토론회에서 부통령이 되면 프래킹을 금지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밝힌 바 있다”며 “2024년에도 그 입장은 변하지 않을 것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프래킹은 시추비용이 저렴한 대신 대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데,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2019년 한 토론회에서 이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바 있다. 이는 셰일가스가 풍부한 펜실베이니아의 표심에 영향을 줬던 발언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입장을 바꾼 이유에 대해 “내 가치관은 변하지 않았다”며 “기후 측면에서 위기를 막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부통령으로서 내 경험에 비춰볼 때 우리는 프래킹을 금지하지 않고도 이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불법이민 문제와 관련해 입장이 바뀐 이유와 관련해서는 “초당적 협력으로 국경보안에 기여하는 법안이 만들어졌지만 트럼프가 1500명의 요원을 국경에 더 배치할 수 있었던 법안을 막았다”면서 책임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돌리기도 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총기·마약·인신매매를 하는 초국가적 범죄조직을 기소한 사람은 나 뿐”이라며 “나는 주 법무장관으로서 국경 주에서 실제 법을 집행한 유일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내각에 공화당원을 임명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다양한 견해와 경험을 가진 사람들을 테이블에 앉히는 것이 중요하다”며 “내각에 공화당 출신이 포함되는 것이 미국 국민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조카들과 팬케익을 먹고 퍼즐게임을 위해 앉으려던 참에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사퇴 소식을 전해듣게 됐다고 후일담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발표된 블룸버그 뉴스·모닝 컨설트 여론조사에서 애리조나·조지아·미시간·네바다·노스캐롤라이나·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 등 7개 경합주에서 평균 2%포인트 차이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우위를 보였다. 이 조사는 23~27일 7개 경합주의 등록유권자 496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오차범위는 주별로 ±1~5%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24~28일 전국 유권자 1500명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해리스 부통령(48%)이 트럼프 전 대통령(47%)을 오차범위(±2.5%포인트) 내에서 근소하게 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