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한국사 교과서 9종 모두…'민주주의' 대신 '자유민주주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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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교육과정(2022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내년부터 사용할 새 중학교 역사·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검정 결과가 30일 공개된 가운데, 한국사 교과서 9종 모두 대한민국의 체제에 대해 '민주주의' 대신 '자유민주주의'로 표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교육계에 따르면, 9종의 교과서 모두 '자유민주주의' 표현이 포함된 '새 교육과정'을 반영해 우리나라의 체제를 '자유민주주의'로 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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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표현…'건국절 논란' 잠재워
교육부 장관의 청년보좌역, 임용 전에 '한국학력평가원 교과서' 초고 집필 경력
한국학력평가원 교과서, '보수 색채' 가장 짙어
새 교육과정(2022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내년부터 사용할 새 중학교 역사·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검정 결과가 30일 공개된 가운데, 한국사 교과서 9종 모두 대한민국의 체제에 대해 '민주주의' 대신 '자유민주주의'로 표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교육계에 따르면, 9종의 교과서 모두 '자유민주주의' 표현이 포함된 '새 교육과정'을 반영해 우리나라의 체제를 '자유민주주의'로 표기했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새 교육과정'이 확정 고시되기 두 달 전인 2022년 10월 인사청문회에서 "자유민주주의는 헌법 가치다. 민주주의도 여러 가지가 있다. 자유민주주의는 그냥 민주주의와는 엄연히 다른 개념이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동안 역사학계에서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체제 표기를 두고 진보 진영과 보수 진영이 맞서 왔다.
보수진영에서는 1987년에 만들어진 현행 헌법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언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유민주주의'로 표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진보 진영에서는 '자유민주주의'는 독재정권 시절에 '반공 이념'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된 측면이 있고, 무엇보다 현대사의 발전과정을 모두 표현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며 '민주주의'가 더 중립적인 표현이라고 주장해 왔다.
1948년 8월 15일에 대해서는 9종 모두 일부 보수 성향 역사학자들이 사용해 온 '대한민국 수립' 대신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표현하면서 이른바 '건국절 논란'은 피하게 됐다.
또 새 교육과정에서 빠져 '누락 의혹'이 불거진 5·18 민주화운동과 제주 4·3은 9종에 모두 반영됐다. 2022년 12월에 확정 고시된 '새 교육과정'에는 5·18 민주화운동과 제주 4·3이 빠져 논란이 일었다.
교육부는 한 달 뒤인 지난해 1월 27일 "교육과정의 줄거리와 방향만 간략하게 제시하는 대강화(간소화) 과정에서 5·18과 4·3이 언급되지 않았다"며 편찬 준거(편찬상 유의점과 검정 심사기준)에 이를 반영했다.
편찬 준거에 따라 9종 모두 5·18 민주화운동과 제주 4·3을 언급헸는데, 가장 보수적으로 평가받는 한국학력평가원(이하 평가원) 교과서는 이를 간단하게 다뤘다.
고교 한국사 교과서 8종(주식회사 리베르스쿨 발행 교과서 제외) 중 평가원 교과서는 이승만 정권에 대해 '독재'라는 표현을 쓰지 않은 반면 나머지 7종은 모두 '독재'를 언급했다.
평가원 교과서는 3·15 부정 선거와 4·19 혁명을 다룬 단원에서 이승만의 자유당 정권이 '집권 연장'을 위해 노골적인 부정 선거를 자행했고, 전국에서 이를 규탄하는 시위가 일어났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독재라는 표현 없이 4월 26일 이승만 대통령이 국민이 원하면 물러나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고 미국으로 망명했다고 적었다.
이에 비해 비상교육이나 미래엔, 천재교과서 등은 4·19 혁명을 학생과 시민들의 힘으로 독재 정권을 무너뜨린 '민주주의 혁명'이라고 표현했다.
평가원 교과서는 또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민간인 국정 개입 의혹이 불거지며 탄핵돼 정권이 교체됐다고 짧게 언급했다. 또 촛불집회나 촛불시위의 경우 본문에는 없고 연도표에만 언급됐다.
반면 다른 7종의 교과서는 모두 본문에서 2016년 촛불집회나,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시민들의 퇴진 요구를 다뤘다.
한편, 이주호 장관의 청년보좌역이 지난해 11월 보좌역에 임용되기 전, 평가원의 한국사 교과서 초안을 집필해 지난해 8월 말 평가원에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역사 교사 출신인 김건호 청년보좌역은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원고(초고)를 쓴 바는 있는데, 지난해 11월 7일 임용된 이후에는 일체 어떠한 작업에도 참여하지 않았으며, 저자에서 빠지게 됐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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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종환 기자 cbs2000@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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