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분 승부' 한동훈·이재명 '해병특검법' 팽팽한 줄다리기 예고

이비슬 기자 2024. 8. 30.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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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대표회담 의제로 해병특검·25만원 지원법
당내 이견 조율 전 대표 회담 성사에 '빈손' 우려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회동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12.2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첫 대표 회담에서 해병대원 특검법 합의 여부를 놓고 본격 샅바싸움에 나선다.

한 대표는 제3자가 특검을 추진하는 방식의 해병대원 특검법을 공약했지만 여당 내에서조차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태로 회담에 임하게돼 여야 대표 합의 역시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의정갈등 중재를 놓고 한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의 갈등이 다시 노출된 가운데 한 대표가 이 대표와의 회담에서 내놓을 협상 수위에 이목이 집중된다.

30일 박정하·이해식 여야 당대표 비서실장은 오는 1일 오후 2시 국회에서 열리는 양당 대표 회담에서 해병대원 특검법을 의제로 다룬다고 발표했다.

이 밖에도 전국민 25만 원 지원법,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추석 물가대책, 가계 및 자영업자 부채, 저출생 문제를 비롯한 민생 현안을 다루기로 합의하고 여야 대표가 90분간 논의할 예정이다.

핵심 안건은 해병대원 특검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21대에 이어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해병대원 특검법을 발의했지만 재표결 끝에 두 번째 폐기 수순을 밟았다. 이후 수사 내용을 보완해 더 센 해병대원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태다.

민주당의 해병대원 특검법 추진은 한 대표가 제3자 추천 방식을 대안으로 제시하며 변수를 맞았다. 한 대표는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종결 여부와 무관하게 대법원장 등 제3자가 특별검사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해병대원 특검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한 대표의 수정안을 수용하겠다며 한 대표에게 직접 발의를 요구했다.

표면상 양당이 합의점을 찾은 것처럼 비춰지지만 문제는 여당 내 이견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21대 국회부터 특검법이 윤 대통령 부부를 겨냥한 정치 공세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한동훈 대표 체제에서는 특검법을 향한 친윤석열계 의원들의 반대 기류가 더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당내 반발 기류가 이어지자 한 대표는 '제보공작 의혹'을 특검 수사 대상에 추가하자고 주장했다. 민주당에 불리한 의혹도 함께 수사선상에 올리자는 제안을 통해 '시간 끌기' '친윤계 달래기'를 시도했다는 해석을 낳았다.

한 대표는 이후 민주당의 계속되는 특검법 발의 압박에 "민주당 입장에서 정치 게임으로 보고 이렇게 하면 여권이 분열될 것이라고 포석을 두는 것인데 따라갈 필요가 없다"는 입장도 내놨다. 한 대표가 당론을 완전히 정하지 않은 상태로 회담에 임하는 만큼 이 대표와의 협상 결과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한 대표 스스로는 해병대원 특검법에 의지가 뚜렷하더라도 당내 의견을 수렴하는 방향으로 결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해병대원 특검법을 제외한 민생 법안에도 합의 결과를 내기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특히 회담 의제로 오른 민생회복지원금지급 특별조치법(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을 둘러싼 여당 내 반발이 크다.

이 대표가 총선 공약으로 내세워왔던 25만 원 지원법은 전 국민에게 25만 원~35만 원의 민생회복지원금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국민의힘은 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이 무분별하게 현금을 살포하는 포퓰리즘이라며 강하게 비난해 왔다.

법안은 지난 16일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해 국회로 되돌아와 다음 달 26일 본회의에서 재표결이 이뤄질 예정이다. 다만 한 대표는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대안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당내 이견 조율을 시도했던 것으로도 알려져 이 대표와의 협의 결과가 주목된다.

이번 회담에서 한 대표와 정부 사이의 중재안 거부 논란으로 재부상한 의정갈등 해소 방안은 공식 의제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양당 대표간 논의가 오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해식 비서실장은 이날 "모든 부분에서 열려있는 대화를 하실 것이기 때문에 의료대란 문제도 충분히 다뤄지지 않겠느냐"고 했다.

b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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