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젤라 게오르기우 “토스카는 소프라노의 꿈···나 자신을 연기하는 것 같아”

백승찬 기자 2024. 8. 30.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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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기우가 3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오페라 <토스카>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많은 소프라노에게 토스카는 ‘꿈의 배역’이다. 푸치니(1858~1924)의 오페라 <토스카>에서 토스카의 직업이 인기 절정의 가수이기 때문이다. 2막에 나오는 토스카의 아리아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를 불러보지 않은 소프라노는 거의 없을 것이다.

루마니아 출신의 세계적인 디바 안젤라 게오르기우가 서울시오페라단 <토스카> 주역으로 한국 팬들을 만난다. 게오르기우가 전막 오페라로 한국 무대에 서는 건 2012년 <라 보엠> 이후 처음이다. 게오르기우는 3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푸치니 서거 100주년이 되는 해에 이 아름다운 도시 서울에서 <토스카>를 공연해 기쁘다”며 “극 중 오페라 가수인 토스카 역을 맡을 때면 마치 저 자신을 연기하는 것 같아 특별하게 느낀다”고 말했다.

게오르기우는 공산당 집권기였던 1965년 루마니아의 소도시 아두주드에서 태어났다.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표현하고 활동할 수 없던 시기였다. 부쿠레슈티 음악원에서 오랜 시간 묵묵히 공부하던 게오르기우는 공산 정권이 무너진 이듬해인 1990년 처음으로 영국으로 건너가 런던 로열 오페라하우스 오디션을 봤고, 곧바로 푸치니 오페라 <라 보엠>의 미미 역을 따냈다. 영어를 제대로 못 하던 시기라 “오페라하우스 정문을 찾는다”는 쪽지를 들고 건물 근처를 서성여야 했을 정도였다. 이후 게오르기우는 수많은 오페라에서 주역을 맡으며 최정상 소프라노의 자리를 지켜왔다.

<토스카>는 토스카와 그의 연인이자 정치범인 카바라도시, 이들 사이를 방해하는 악당 스카르피아가 맞이하는 최후의 24시간에 걸친 이야기다. 게오르기우는 “소프라노의 아리아뿐 아니라 ‘테 데움’ ‘별은 빛나건만’ 등 푸치니는 대중을 사로잡는 수많은 곡을 만들었고, 서거 100년이 되도록 울림을 준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박혜진 예술감독, 지중배 지휘자, 표현진 연출과 함께 또 다른 토스카 임세경, 카바라도시 역의 김재형·김영우, 스카르피아 역의 사무엘 윤·양준모도 참석했다. 사무엘 윤은 2016년 런던 로열 오페라하우스에서 스카르피아 역으로 데뷔 무대를 가졌고, 그때 토스카도 게오르기우였다.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기우. ⓒIonut Macri

슈퍼스타 게오르기우는 기자회견을 적극적으로 주도했다. 게오르기우는 “난 매우 감정적인 사람이다. 무대에 서면 안젤라가 아니라 역할 자체가 된다. 그 역할의 감정을 모든 사람과 나누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게오르기우는 “나는 운이 좋은 오페라 가수다. 소프라노가 할 수 있는 레퍼토리들을 거의 다 해봤다”고 말했다. 그는 연출가가 원작을 적극적으로 바꾸는 레지테아터 오페라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기존의 오페라를 바꾸거나 다르게 하기보단, 새로운 주제와 새 음악으로 새로운 오페라를 만드는 게 낫다”는 것이다.

이번 <토스카>는 전쟁의 참상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연출된다. 표현진 연출은 “전쟁은 누구, 무엇을 위한 것인가. 전쟁에서 승자는 존재하는가. 어떤 이유로 끌려가 싸워야 하나 같은 질문을 <토스카>를 통해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9월 5·8일 게오르규·김재형·사무엘 윤 캐스팅으로, 6·7일 임세경·김영우·양준모 캐스팅으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3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기우가 오페라 <토스카> 간담회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스카르피아 역의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 연합뉴스

백승찬 선임기자 myungw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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