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우씨왕후', 꼭 그렇게 벗겨야만 속이 시원했나

박정선 기자 2024. 8. 30.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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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씨왕후'
티빙 시리즈 '우씨왕후'가 공개되자마자 선정성 논란에 휘말렸다. 공 들여 만든 퀄리티가 무색하도록, 선정적인 장면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9일 파트1이 공개된 '우씨왕후'는 갑작스러운 왕의 죽음으로 왕위를 노리는 왕자들과 권력을 잡으려는 다섯 부족의 표적이 된 전종서(우씨왕후)가 24시간 안에 새로운 왕을 세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추격 액션 사극이다. 신선한 소재와 빠른 전개, 수준 높은 연출과 미술로 호평받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선정적인 장면을 불필요하게 등장시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첫 회부터 여성 캐릭터의 노출이 시작된다. 대신녀 사비가 점을 치는 장면에서 뜬금없이 신체 일부가 그대로 드러난다. 전개상 꼭 필요한 노출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여기에 더해 전쟁터에서 부상을 입은 고국천왕을 두고 반라의 여성들이 등장해 야릇한 치료를 하기도 한다. 우씨왕후를 멀리하는 듯한 고국천왕의 캐릭터를 설명하기 위함이라지만, 너무나 높은 수위에 시청자는 당황할 수밖에 없다.

2회도 마찬가지다. 대신녀 사비와 시녀들의 수장 우순이 여성과 여성이 베드신을 보여준다. 짧지 않은 분량에다가, 카메라가 여성 배우들의 신체를 훑는다. 이와 함께 우순의 상상 속에서 고국천왕과 우순의 베드신 또한 등장한다. 인물 간의 서사가 쌓이는 데에 반드시 필요한 설정이라지만, '이렇게까지 길고 자세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나'라는 의문이 드는 장면들이다.

'우씨왕후'는 약 300억 원의 제작비를 들인 것으로 알려진 대작 사극이다. 회차마다 한 편의 영화처럼 공들인 티가 나는 작품. 배우들의 의상부터 시작해 훌륭한 미술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전쟁 신에서도아낌없이 자본을 투자한 '노력'이 엿보인다.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연출도 훌륭하다. 지금껏 잘 알려지지 않은 역사 속 인물, 우씨왕후를 주인공으로 형사취수제라는 과감한 소재를 택해 신선하고 빠른 전개를 보여주고 있는 것 또한 이 작품의 장점이다. 작은 역할 하나까지 얼굴이 잘 알려진 유명 배우를 기용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불필요한 노출신으로 인해 생겨난 선정성 논란이 더욱 아쉬움을 남긴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의 작품이라지만, 선정성 논란이 콘텐트의 가치를 가리고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

우순 역을 맡아 노출 연기를 소화하며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정유미는 "이런 도전이 처음이라 부담은 있었다"면서 "그럼에도 대본상에 분명히 필요한 신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장면이 있어야 사건을 이끌어나가는 긴장감이 유지된다. 우순이란 인물을 표현하는 데 있어 임팩트 있는 신이라고 생각했다. 마음먹은 다음부터는 제작진과 상의하며 열심히 촬영했다"고 밝혔다"고 이야기했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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