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여성 숨질 동안 “근무시간에 취침”…총체적 근무 태만
[앵커]
최근 경남 하동에서 실종 신고가 접수된 40대 장애 여성이 경찰 순찰차 안에 들어간 지 36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 여성의 사망 과정에 여러 의문이 제기됐었는데, 경찰의 총체적인 근무 태만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윤경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폭염경보가 내려졌던 지난 17일 오후 2시.
파출소 앞에 세워둔 순찰차 안에서 40대 장애 여성이 숨진채 발견됐습니다.
실종 신고가 접수됐던 이 여성은 뒷좌석에서 문을 열지 못해 36시간 동안 갇혀 있던 상태였습니다.
발견 전날 새벽 2시, 이 여성은 파출소 출입문을 세 차례나 두드렸습니다.
그리곤 곧바로 주차된 순찰차 문을 열고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파출소 직원 4명 모두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현관문을 볼 수 있는 자리와, 파출소 내에서 출동 대기를 해야 했지만, 모두 숙직실과 회의실에서 잠을 자거나 쉬고 있었습니다.
결국 이 여성은 차에 들어간지 12시간 만인 오후 2시쯤 숨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경찰은 당일 오전 6시부터 해당 차량을 타고 3차례 순찰을 나가야 했지만, 한 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오전 8시 반 교대 근무 때에는 차 문을 열고도, 계기판만 확인했습니다.
순찰차에 갇힌 뒤 여성을 살릴 수 있었던 네 차례 기회를 모두 날려버린 겁니다.
해당 근무 시간 동안 순찰을 전혀 하지 않았지만, 근무일지에는 3차례나 한 것처럼 기록했습니다.
[김남희/경남경찰청 생활안전부장 : "지정된 순찰 근무시간에 순찰하지 않고 근무 교대 시 인수인계를 규정대로 하지 않았으며…"]
상급기관인 하동경찰서도 순찰차 GPS와 CCTV로 차량 운행 상황을 감독할 수 있었지만, 이마저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파출소 직원 등 13명을 전보 조치하고,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윤경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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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재 기자 (econom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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