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욕의 샷’ 렉서스 마스터즈 이틀 연속 선두 이태희 “내가 왜 여기서 인터뷰 하고 있는지 이해 안돼”
통산 4승의 이태희(40)가 이틀 연속 선두로 렉서스 마스터즈 초대 챔피언을 향해 내달렸다.
이태희는 30일 경남 양산 에이원CC(파72·7121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신설대회 렉서스 마스터즈(총상금 10억원)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잡고 이틀 합계 12언더파 132타를 기록, 공동 2위 김한별과 강윤석(이상 8언더파 136타)을 4타 차로 제치고 단독선두를 질주했다.
첫날 이글 1개, 버디 6개, 보기 1개로 7타를 줄이며 1타차 선두로 출발한 이태희는 둘째날 2위와의 간격을 벌리며 2020년 매경오픈(8월) 이후 4년 만의 우승을 향해 다가섰다. 전반에 2타를 줄인 이태희는 11번홀(파4), 12번홀(파3), 13번홀(파5)에서 3연속 버디를 잡고 경쟁자들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올해 아시안 투어와 병행하며 KPGA 투어 11개 대회중 3차례 톱10에 든 이태희는 경기후 공식 인터뷰에서 “이틀 동안 선두로 인터뷰를 하고 있는데 믿어지지 않는다”면서 “왜 여기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활짝 웃었다.
“사실 이번 대회에서 이렇게 좋은 성적을 낼 지 예상하지 못했다. 말로 설명하기 쉽지 않다(웃음). 일단 오늘은 실수가 여러 번 나왔지만 위기 상황을 잘 막아냈다. 그러다 보니 보기 없는 플레이가 나온 것 같다.”
이태희는 현재 허리 상태가 좋지 않아 샷과 쇼트게임 등 최대한 기본적인 연습만 하고 있다고 밝혔다. “허리 왼쪽이 약간 아픈데, 수술과 치료를 요하는 것도 아니고 병원에서는 ‘늙어서 그렇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웃은 그는 “오늘 바람이 많이 불어 계산하기 힘들었는데, 최대한 안정적으로 코스 공략을 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틀 동안 선두지만 다 잊고 3라운드를 뛸 예정이다. “방송이나 대회장내 장치물에서 선두로 노출되겠지만 최대한 신경쓰지 않고 내 경기에만 몰두하겠다”며 “내가 세워온 작전과 목표, 계획을 다 펼치는 그런 경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성적보다 부상 없이 건강하게 경기하자는 마음가짐이 이번 대회에서 좋은 경기력으로 나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유럽 DP월드투어에서 3승을 거둔 2016 리우 올림픽 국가대표 왕정훈과 양지호, 염서현 등이 공동 4위(7언더파 137타)를 이뤘고 통산 12승의 베테랑 박상현과 통산 7승의 허인회, 김우현이 공동 8위(6언더파 138타)를 이뤘다.
올시즌 2승을 거둔 상금 선두 김민규는 타수를 줄이지 못해 첫날 공동 3위에서 공동 11위(5언더파 139타)로 내려갔다. 이대한, 조민규, 이정환, 함정우 등이 김민규와 공동 11위에 포진했다.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노리고 출전한 대상선두 장유빈은 첫날 2오버파에 이어 이날도 버디 없이 보기만 3개를 더하고 합계 5오버파 149타를 기록, 공동 111위로 컷탈락 하는 충격을 안았다. 이수민, 송민혁 등 합계 이븐파 144타(공동 57위)를 친 선수들이 턱걸이로 컷을 통과했다.
양산 |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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