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앞에서 심정지"…'무력감' 토로하는 구급대원들

구혜진 기자 2024. 8. 30.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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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응급환자를 태우고 발만 동동 굴러야 하는 구급대원들은 무력감을 느낀다며 응급실 뺑뺑이 현장을 공개했습니다.

'뇌졸중 환자도 안 되는 거냐'고 병원에 호소하고, 응급실을 기다리던 환자가 끝내 심정지 상태에 빠지기도 했는데 대원들이 밝힌 현장 상황, 구혜진 기자입니다.

[기자]

구급대원들이 겪고 있는 응급실의 '진료 거절'은 일상이었습니다.

[응급실에 당직의가 없으셔가지고요.]

[{강남소방서 구급대원입니다. 환자 문의 좀 드리려고요.} 안 될 것 같습니다. 저희 사람 많아요 지금.]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구급대원들은 익명채팅방에서 병원 응급실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습니다.

한 구급대원은 "병원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활력 범위가 정상이었던 환자가 응급실 앞에서 대기를 하던 중 심정지가 왔다"고 토로합니다.

또 다른 대원이 "한 시간 반 전화를 돌리고도 약물 중독 환자 이송에 실패했다"며 "서울 응급실 중엔 약물중독 환자를 받는 곳이 찾기 어렵다"고 합니다.

[김성현/공무원노조 구급국장 (현직 구급대원) : 3차(병원)는 2차(병원) 가라고 그러고 2차는 3차 가라 그러고 받아 주지를 않습니다. 야간과 휴일엔 정말 큰 문제입니다.]

오늘(30일) 공무원노조 소방본부가 더불어민주당 의료대란 특위에, 현장에서 겪는 '응급실 뺑뺑이' 실태가 심각하다며 공개한 사례들입니다.

[권영각/공무원노조 소방본부장 : 최근 저희 구급대원들이 무력감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국민이) 몸이 아파서 119에 신고를 하면 도움받을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갖고 신고를 하는데 현장에 가보면 병원에 이송하는 이 과정이 너무나 힘듭니다.]

최근 중앙보훈병원 응급실을 찾았던 국가유공자가 소화기내과 전문의가 없다는 이유로 응급실 뺑뺑이를 돌다가 사망한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국가보훈부 산하 중앙보훈병원은 110명의 전공의가 있었으나 현재 9명만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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