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버스 속 숨 몰아쉰 임산부…차 세워 보살핀 기사

신진 기자 2024. 8. 30.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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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원 버스 속, 번잡한 출근길. 마음의 여유가 없는 승객들은 스마트폰에 집중하느라 아무도 임산부의 존재를 몰랐습니다. 노약자와 임산부석도 꽉 들어찬 상황. 힘겹게 서서 가던 여성은 버스 기사의 도움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뒤늦게 알려진 따듯한 사연을 [지금 이 뉴스]에 담았습니다.


아무도 몰랐는데...'매의 눈' 버스기사의 기지



지난달 27일, 서울 청량리를 출발한 270번 버스.

출근 시간에는 항상 만원입니다.

20년 동안 이 노선을 오간 전진옥 기사의 눈에 뭔가 포착됐습니다.

[전진옥/버스기사 : 노선에 노약자가 많다 보니까 세심하게 좀 보는 편이에요. 임산부가 저쪽 뒤를 이렇게 보는 거예요. 저 사람 좀 힘든가 보다, 아 이거 아니다. 사이드 채우고. 신호 걸렸으니까.]

옴짝달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승객들이 들어찬 버스 안, 그 안에 힘겹게 서 있는 임산부의 존재를 아무도 몰랐습니다.

[전진옥/버스기사 : 출근 시간대니까 다들 자리를 차지하고 핸드폰만 보지 "아 내가 저 사람에게 양보를 해야 하겠다" 이런 것은 제가 개입을 해야 해요.]

하지만 노련한 기사는 알았습니다. 노약자석과 임산부석도 자리가 없었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전진옥/버스기사 : "임산부가 탔는데 좀 자리들 좀 양보하시죠" 그러니까 이쪽에 아가씨 한 분이 이제 그걸 들은 거예요.]

승객의 양보로 임산부는 남은 9개 역, 20분 동안 자리에 앉아 갈 수 있었습니다.

내리기 전 기사를 찾아 고개를 꾸벅 숙인 임산부, 버스회사 홈페이지에 “감사한 마음을 전할 길 없다”라며 칭찬 글을 올렸습니다.

[전진옥/버스기사 : 앞으로 막 나오시더라고. 정말 고맙다고 그래서 내가 죄송하다고 그랬죠. 사실 내가 미리 자리를 마련해 줘야 하는데 너무 늦었다고.]

기사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내가 더 고맙다"라고 했습니다.

[전진옥/버스기사 : 줄곧 해왔지만,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해야 하겠다는 그런 마음이 생기니까요.]

화면제공 : 서울시 버스운송사업조합, 다모아자동차
영상취재 : 반일훈
영상편집 : 임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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