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만 크는 게 아니다, 또 다른 거포도 같이 큰다… 이범호 눈이 조금씩 커진다

김태우 기자 2024. 8. 30.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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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타율이 높아지면서 KIA 타선의 활력소로 거듭나고 있는 변우혁 ⓒ연합뉴스
▲ 변우혁은 29일까지 시즌 56경기에서 타율 0.307, 4홈런, 1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38을 기록 중이다. 향후 20홈런 이상을 칠 수 있는 거포 자원으로 성장할 가능성에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IA는 그간 좌타 라인에 비해 우타 라인의 장타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좌타 라인의 떨어지는 장타력은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최형우 나성범을 순차적으로 영입해 어느 정도 해결했는데 좀처럼 우타 거포 육성이 되지 않았다.

그랬던 KIA는 2023년 시즌을 앞두고 한화와 트레이드를 통해 우타 거포 자원인 변우혁(24)을 영입했다. 프로필상으로 185㎝, 95㎏의 당당한 체구를 자랑하는 변우혁은 북일고 시절부터 힘에서는 또래 최정상급 선수로 뽑혔다. 한화도 그 가능성에 주목하고 2019년 1차 지명권을 변우혁에게 아낌없이 투자했다. 군 문제로 일찍 해결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기대가 컸다.

하지만 허리 통증 부상이 겹쳤고, 콘택트 능력이 떨어져 자신이 가진 힘을 100% 발휘하지 못했다. 그러다 2023년 KIA로 트레이드돼 전환점을 맞이했다. 다만 지난해에도 83경기에서 타율 0.225, 7홈런, 24타점에 그쳤다. 분명 제대로 맞으면 멀리 칠 수 있는 자원이었지만 타율이 떨어지면서 고전했다. 주전 1루수 경쟁에서도 조금은 밀려났다. 올해는 1군 엔트리 한 자리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였다.

KIA는 1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외야수를 보던 이우성을 내야로 불러들였다. 서건창을 영입해 1루도 병행하게 했다. 2022년 팀의 주전 1루수였던 황대인도 재기를 벼르고 있었다. 결국 변우혁은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한 채 한동안 2군에서 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2군에서 좋은 성과를 냄에 따라 5월부터는 1군에서 활용되고 있다.

성적은 아리송하다. 변우혁은 29일까지 시즌 56경기에서 타율 0.307, 4홈런, 1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38을 기록 중이다. 타율은 지난해보다 훨씬 나아졌다. 주로 좌완 상대 플래툰 요원으로 활용됐는데 규정 타석과 거리가 있지만 그래도 타율 자체는 괄목할 만한 수준으로 올라왔다. 한 번 궤도에 오른 타율은 비교적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의 눈높이에 다 오른 건 아니다. 이 감독은 변우혁의 성장을 흐뭇하게 보면서도 20개 이상의 홈런을 칠 수 있는 강타자로 성장하기 위해 아직 더 가야 할 길이 있다고 본다.

이 감독은 간혹 변우혁에게 “우익수 앞 번트 잘 봤다”라며 유쾌한 농담을 던지곤 했다. 변우혁이 좌완의 바깥쪽 공을 결대로 툭툭 밀어 우전 안타를 터뜨리는 경우가 제법 있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의 말에는 두 가지 의미가 모두 함축되어 있다. 일단 나아진 콘택트는 칭찬한다. 하지만 변우혁은 더 강력한 스윙을 해야 한다는 의미도 있다. 그렇게 맞히기만 해도 공이 우익수까지 날아갈 만한 자타공인 파워를 갖췄는데, 장타 쪽에 더 욕심을 내고 기술적으로 가다듬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실제 변우혁은 올해 타율에서 보듯 정확도 자체는 지난해보다 조금 더 나아졌다. 최근에는 자신이 노린 공뿐만 아니라 앞쪽에서 꺾이는 변화구도 가볍게 툭 건드려 안타를 만들어내고 있다. 다만 아직은 그 정확도와 풀스윙이 조화를 이루는 느낌은 아니다. 선수로서는 1군에서 살아남기 위해 타율을 더 중요하게 생각할 수 있다. 이해할 만한 대목이지만 이 감독은 변우혁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거포라고 확신한다.

▲ 이범호 KIA 감독은 변우혁이 지금보다 더 뛰어난 장타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확신하며 더 강한 스윙을 주문하고 있다. ⓒKIA타이거즈

이 감독은 “항상 조금 더 세게 치라고 한다. 덩치도 큰데 너무 톡톡 맞히는 느낌이 강하다. 조금 더 세게 돌리라고 한다”고 주문을 계속해서 주입시키면서 “일단 자기 몸쪽으로 가깝게 들어오는 좌완들의 공을 대처하는 건 확실히 좋아진 것 같다. 다만 아직까지 우투수들이라든지, 내 몸에서 바깥쪽으로 나가는 공들에 대처하는 건 아직 미흡하다. 그래서 요즘 보면 좌완을 상대로는 굉장히 공격적으로 치고 잘 치기 때문에 조금 더 많이 내려고 하고, 우투수를 상대할 때는 그래도 슬라이더나 포크볼을 잘 던지는 투수들을 상대로 병살타가 많아서 그런 부분들을 생각하고 있다”며 최근 변우혁의 기용 패턴에 대해 설명했다.

이 감독은 한 번의 거대한 스텝업이 올 것이라 기대한다. 이 감독은 “그래도 바깥쪽 높은 것을 탁 밀어서 친다. 본인이 ‘그쪽에 오면 이렇게 친다’라는 것을 가지고 있으면서 조금 더 발전을 하는 것 같다. 확실히 경기를 뛰면서 조금씩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면서 “그래도 우타자로서 좀 더 대형 선수로 성장을 해 주는 게 우리한테도 좋기 때문에 툭툭 안타 하나를 치는 것보다는 자꾸 타석에서 좋은 스윙을 만들어서 비거리가 나는 타구들로 자꾸 좀 만들어주면 우리 입장에서는 훨씬 더 좋은 선수로 앞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고 기대를 걸었다.

한 번에 만들어지는 거포는 없다. 올해 어느 정도의 정확성과 자신의 타격 방향성을 만들어놓은 만큼, 경험이 쌓일 내년에는 더 힘찬 스윙을 기대해 봐도 좋다. 올해 팀 내 홈런 1위인 김도영도 사실 지난 2년간 그런 과정을 거쳤다. 김도영은 전형적인 거포 스타일은 아니지만 자신의 존을 확실하게 정립하고, 그 존에 들어오는 공을 강하게 타격하는 틀이 잡히면서 올해 많은 홈런을 때려내고 있다. 김도영에 이어 변우혁까지 20홈런 이상 타자로 성장한다면 KIA의 우타 장타력은 확연히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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